그 때 예전에, 80년말에, 처음으로 샌프란에 갈 때에친구가 내게 자랑스럽게 얘기하기를
내가 이미 다 어레인지를 해 놯으니
호텔도 잡아 놓고, 요세미티 관광도 예약도 해 놓았다고 뻐깁니다.
친구가 해병대 출신인데 뻑하면 해병출신이라며 가오를 잡는 친구입니다.
공항에서 안전요원하고 겁없이 쌈박질 직전까지 가는 친구였습니다.
하여간 섭외를 어떻게 잘 해 놯는지
공항에 도착하니 관광안내 하실 분이 마중까지 나오셨더군요.
나이가 제법 드신 분인데, 커다란 밴을 몰고 나오셨더군요.
그 날은 호텔까지만 데려다 주고 내일 아침에
요세미티를 간다고 하더군요. 밴을 마구 몰면서 운전하랴
샌프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하면서 손톱깍이선물까지 주랴 바쁘십니다.
내일 아침에 이미 다른 일행과 함께 그 양반의 밴으로
요세미티관광일정이 잡혀있던 밤에
해병 친구에게 구타까지 당할 것을 각오하고 (^-^)
요세미티 관광을 안 가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왜? 냐고 황당히 물어 보길래
나의 목숨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요세미티가 얼마나 길이 험한데,
공항에서 호텔까지 밴을 몰고 오면서
앞을 보는 시간보다 뒤를 보며 관광안내라며 얘기하는 시간이
더 길고, 그 와중에도 기본 80~90 마일을 놓고
앞도 제대로 안 보고 운전하는 사람을 어떻게 믿고
그 차로 요세미티를 가겠느냐 하며, 냉정하게 짤랐습니다.
해병친구는 클났다하며, 연락하고, 그 관광안내인은
그 것이 뭐 그렇게 문제냐, 본인은 사고 한번 없었다 하며
날 그냥 관광비 아끼려는 치사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것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안 갔습니다.
왜, 나의 목숨을 운에 맡깁니까?
이 번 제주 추자도 돌고래호 사고를 보면서
참으로, 왜
나의 소중한 고귀한 생명을
마치 그냥 돌보지 않고 방치하다시피하고
믿지 못할 낚시어선에 맡기고
그들이 나의 목숨을 보전해 주리라 믿었는지, 생각조차 안했는지
스스로의 생명을 등한시하고 무책임하게 낚시취미에 빠진 사람들을 뉴스로 봤습니다.
사고를 당하고는 역시
나의 소중한 생명을 누가 안 구해 준다고
울부 짖는 것을 보며
내가 내자신이 내 목숨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서
남에게 나를 구해 주라고 역성을 내는 것을 보니
내 생명이 진짜 내 생명인가요?
내가 나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아 놓고, 남들보고 나를 챙겨 달라는 식이지요.
물론 그 날 나는 그 밴을 안타고 요세미티를 안 갔지만
다녀온 해병친구및 다른 일행은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사고는 만의 하나입니다. 그 날은 무사했지요.
안전불감증. 난 그렇게 안하는 스타일입니다.
나는 그렇게 앞보다는 뒤를 더 돌아보며
그렇게 렉크리스리 운전하는 차는 앞으로도
물론 안 탈 것입니다.
그 때는 못봐서 아쉬었지만
ㅎㅎ 후에 요세미티는 다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