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워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본 뒤에 딸애가 말했다.그 당시 대학가의 청춘들의 이야기.
그리움의 한 자락 여행을 하는 중의 남자 주인공 별명이 '쓰레기'.
그애의 과묵함과 진지함, 진중함에 감동을 받아, 그런데 별로 잘 생기지 않은 시골스러운 얼굴을 매력적으로 느껴 엄마에게 '나 이상형, 그 사람 찾았서!'라고 말했다.
겉은 좀 어수룩해 보여도 세상이 하도 가벼우니 그 드라마의 진국이 그리워지기 때문이라며,
이 이야기는 한국일보 '여성의 창(8-15-15)'에 투고한 여성리더십 강사 김은경 여사의 글.
('주변에 쓰레기 같은 남자 있으면 연락 바람')이란 말을 빼지 않았다. 연락들 하쇼.
나는 이 글을 읽고 '무서움이 없는 왕자'(그림 동화 # 121 The Prince Who Feared Nothing)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 왕자는 왕실에서 크는 게 싫어 무서움 없이 출궁합니다.
자이안트를 만나도, 여인 마귀와 사과. 가련한 왕자는 맹수, 팔다리에 칼질하는 마귀들을 만나도 무서움 없이, 일어날 힘도 없지만 의를 위한 조건 없는 봉사로 검은 손으로 메타몰포시스된 아가씨를 구해줍니다.
블론드로 안 변해도 좋지만 피부색이 하얗게 제 빛깔을 찾게 되고, 물론 결혼으로 꼴인.
위에 말한 김은경 여사의 따님은 너무나 조직적인 이 사회, 첨단적인 문명의 이기에 파묻혀 기계를 조작하는 로바트로 변한 현재의 삶에 쌈박한(전라도 사투리라고 함) 포기김치 맛, 쉬지 않고 종알대는 무지개색 물총새가 앉아 똥 쌀만한 오지랍 넓은 거석(巨石), 유머스럽게 일을 처리하는 쓰레기 야적장, 꼬리꼬리할 망정 얼굴에 검정이 묻은 사랑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