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가면, 광화문에서 서대문으로 넘어 가다 보면
언덕을 올라 가다가 엠비시 문화방송이 있고 그 건너 오른 편으로 고려병원이라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제일 많이 한다는 수술을 나도 해야겠길레
그 병원에 1997년 인가 1998년인가? 한 일주일? 정도 입원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아는 지인이 그 병원에 스페셜리스트로 있었는데
나를 좋은 층 좋은 병동에 입원실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대우에 약간 어색했지만 고맙게 여기고
수술날짜가 잡히기 전까지 복도하고 휴게실 같은 데를 할일 없이 어슬렁거리는데
다른 층보다 특별히 고급스럽고 좋기는 한데,
그 것보다는 웬 검은 양복있는 건장한 청년들이 귀에 이어폰을 끼고 많이 있는 것이
이 층이 무슨 권력자의 경호를 하려고 있나?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볕이 잘 쬐는 데크에서 같은 동, 옆방에 입원한 한 신사하고 말동무를 하는데
정기 건강검진을 하려고 왔다고 하더군요, 나는 ㅊㅈ 수술하려고 왔고...
며칠동안 노닥거리며, 이 얘기 저얘기 하다가 가만 듣고 보니...
이 신사가 삼성 이건희회장의 큰 형님인 걸 알았습니다.
아! 근데, 별 할 일 없는 사람이 웬 경호원은 그렇게 많이 데리고 다니는지...
그 고려병원도 삼성재벌의 것이라 하더군요.
경호원들도 삼성계열 시큐리티컴패니 뭐라고 하던데 잊어 먹었습니다.
단지 하나 안 잊어 먹은 것은....
그 양반은 삼성그룹만한 큰 기업을 갖기에는 통이 넉넉치 않아 보인 것 같고...
아주 우연히도 그 신사의 장남,JH를 이미 십여년전에 겪어 보았는데..그저 그랬었다는 기억....
그 아버지에게는 아들하고 이미 안면이 있다는 얘기는 안했습니다.
그저 옆 눈으로 무슨 일을 하나 보는 정도였으니까요.
이승에서는 아버님과 힘들게 지내셨다고 하니
그 곳에서는 잘 화해하시고 지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