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광장
 
OPEN FORUM

 

총 게시물 3,265건, 최근 0 건
   
완사모 #1: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글쓴이 : 이태백 날짜 : 2015-04-20 (월) 10:12 조회 : 832
"아니야, 소문이 무섭다는 의미에서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잖아."
"예- 자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 "
"그런 말, 왜 못 들어봤서?"
"듣지 않은 걸 못 들었는데요?" 
"이 것아! 골라 듣기야?"
"제 귀는 사슴, 코는 낙타. 먼지 날릴 때는 닫거든요. ㅎㅎ"
"이 사람이? 근심을 희롱하고 있군!"
"결혼이 늦어지면 자연히 나쁜 소문이 난나는 말은 들었죠."
"누가? 허잡기는 ㅎ. 예전에 누가 감사의 표시로 금 열근을 가져왔네. 무엇에 대해서 감사했는가 하면? 동아리끼리의 그 선물 이야기를 자네도 들었겠지?"
"모르겠네요. 와~우! 그 열근이면 닷돈짜리 금목걸이 40개는 만들겠네요!" 

그녀는 기가 막힌지 그를 바느질하던 실꾸리를 그에게 던지고 말한다.

"그게 아니거든! 후세에 이름이 좋게도 나쁘게도 나지 않은 '왕밀'이란 사람이 있섰는데, ... 
문제는 그 금을 받을 양진(楊震)이 왕밀(王密)을 천거하여 왕밀이 벼슬을 받았기에 감사의 표시였건만 원래 청렴하여 그 걸 보며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와 나, 넷이 알고 있네'라며 거절했다더군." -후한서 양진(?~124)傳:사지四知 

"그런 이야기쟁이(꾼)을 이조 때에 벼슬을 주었는데 직급이 시강원 정 7품이었다죠. 꽤나 높죠.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암행어사로 지방에 순시나갈 때 정 6품인가 했다니까요."
"그 암행어사들이 현감은 물론, 관찰사의 잘못을 지탄했잖았겠나!"
........................................................................... dkp 올림 4-19-15 

선열반 2015-04-21 (화) 08:41

3.2.2. 조선의 과거제도 

조선시대에 이르러 고려시대의 문제점들을 대폭 개선, 지역균형과 능력주의가 매우 절묘하게 섞인 합리적인 제도로 발전한다. 소과에서 각 도별로 할당된 인원을 먼저 뽑은 뒤 대과에서 점수로 줄을 세워서 최종 합격자를 가렸다.

하지만 난이도와 경쟁률이 상상을 초월했다. 전국에서 모인 수만 명의 응시자 중에서 소과에서 200명을 제외하고는 쳐낸다. 그리고 그 200명 중 단 33명만을 뽑았다. 명에서는 수십만명 중에서 400명이였으니 그나마 조선이 낫긴 했지만...

그러나 시험 단계도 어마어마하게 빡빡해서, 진사시/생원시, 즉 소과를 통과하지 못하면 대과를 볼 수가 없다. 당장 생원/진사시를 통과해 생원이나 진사 타이틀을 따면 그 아래로 4대가 양반신분을 유지할 수 있을 수준이었으니 생원/진사시의 난이도 자체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소과 통과한 사람들이 성균관에 입학하는데, 이 성균관에서 연 300일 이상 출석[4]하지 않으면 대과 응시자격이 박탈된다. 설상가상으로 성균관에서는 시험도 엄청 많았다. 10일마다 한번씩 보며 한달에 한번 또 보고, 한 단원이 끝날때 또 본다. 월 평균 10회의 모의고사를 치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정 횟수 이상 최하점을 받으면 낙제. 하루 출석 1점씩, 연 300점 이상을 채우지 않으면 대과 응시 불가. 죽겠네 이걸 이용해서 조선시대 성균관 학생들의 동맹휴학인 권당이 큰 힘을 가지게 되었다. 당장 권당에 참여한 날짜들만큼 출석일수가 부족해지며, 과거 시험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때 단순한 학생들의 휴학이 아니라 국가의 인재들이 단체로 스스로 자살하겠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과에 응시한다고 해도 위에서 언급했듯 33명 커트라인이 있다. 덤으로 한번 시험으로 가르는 것이 아니라 대과 초시에서 240명, 대과 복시에서 33명을 끊는다. 마지막으로 이 33인의 순위를 가리는 시험이 하나 더 있는데 이를 전시라 한다. 전시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처음 임관되는 품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시험이었다. 장원 급제자는 종 6품, 나머지 갑과에 해당하는 2명은 정 7품, 을과 7명은 정 8품, 병과 23명은 정 9품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장원 급제자와 병과 합격자의 차이는 겨우 3품이 아니다. 정상 루트로 이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최소한 몇 년, 심하면 십년 이상이 그냥 날아간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시대는 품계에 정(正)과 종(從)의 차이를 두었으므로 종9품 → 정9품 → 종8품 → 정8품 → ... 종1품 → 정1품 같은 식으로 진급해 나갔기에 사실상 6계단 차이가 나는 셈이니, 장원과 병과의 차이는 지금의 5급 고시 합격자과 7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의 10년 차이와 비슷할 정도로 엄청나다.

난이도, 과정, 경쟁률 어느 면에서도 만만한 게 없었으니, 수십년을 공부해도 합격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인천지역에서의 연구 결과 확인된 소과 합격자 288명 중 단 18명만이 대과에 급제하였다고 한다. 최고령 합격자 기록은 85세이다. 이쯤 되면 벼슬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 공부하는 수준이다. 당장 기본적으로 양반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4대 내에 조그마한 벼슬이라도 해야했다. 그게 아니면 양반 신분이 박탈된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이런 제약은 사라지고, 부정행위만 난무하지만 이 짓을 하려고 해도 많은 돈이 필요하니... 하지만 조선 역사상 최악의 시대였던 순조, 헌종, 철종으로 이어지는 세도정치 시기에도 과거가 양반들의 잔치판이었던 적은 없었다. 서울대의 연구에 따르면 순조 시기의 과거합격자 중에 평민은 54%, 헌종조는 50.9% , 철종조에는 48.1%에 달했다. 고종 시기에는 60%가 평민이었다. 오히려 평민 비율이 제일 낮았던 시기는 연산군과 숙종 시절이지만 그때도 30% 정도는 평민이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보면 시험에 평생을 바쳐도 모자랄 것 같지만, 보통은 30대 중반 정도면 합격을 했다. 또 젊은 나이에 합격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최연소 장원급제 기록은 17세이며, 최연소 합격자 기록은 고종 때 13세로 되어 있다. 고종 때 지나치게 많이 뽑았던 점을 고려해 제외한다면 최연소 합격자 기록은 15세이다[5].

아주 가끔은 왕의 권한으로 특별히 합격시켜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보통 이런 경우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될 정도로 매우 특이한 일이다. 이를 직부전시라고 했다. 그런데 이 직부전시라는 것은 말 그대로 잡다한 절차를 다 건너 뛰고 한 방에 전시를 보는 것이어서 시험을 한 번도 안 치고 관직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 게다가 직부전시는 사실상 초시 전체 장원이나 성균관에서 특별한 시험을 칠 때 1등에게 내리는 일종의 비정기 특권으로 쓰였다. 게다가 이 것도 세도정치로 가면 악용된다. 흥인군의 아들도 13세의 나이로 직부전시되었으나 흥선대원군의 반대로 취소되어 흥인군은 격노했다고 한다[6].

이렇게 과거에 합격하는 일은 빡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과거에 합격하는 상민들 비율이 높았다.#

댓글주소
html
   

총 게시물 3,265건, 최근 0 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65  개고기 동의보감 국보되다 +1 이태백 04-22 988
1564  쥐 한 마리가 코끼리를 동정.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 이태백 04-22 664
1563  쥐(鼠)한테도 영혼이라는 게 있나? 선열반 04-22 678
1562  수저는 음식 맛을 모른다 이태백 04-21 518
1561  부정척결이 경제활성화에 쐐기박는 것인가 이태백 04-21 559
1560  한국정치:민주주의, 우민정치, 금권정치 +3 이태백 04-21 1153
1559  정약용의 갱년기와 22세 청상과부 +5 선열반 04-21 1126
1558  완사모 #4. 뇌물의 진정성 +2 이태백 04-20 643
1557  완사모 #3. 단군왕검이 순시 +1 이태백 04-20 715
1556  완사모 #2. 아들에게 줄 돈이 없서 +1 이태백 04-20 593
1555  완사모 #1: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1 이태백 04-20 833
1554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3형제 +1 이태백 04-20 653
1553  악플 비아냥대면 오래 사나? 그 배설ㆍ통풍쾌감으로? 이태백 04-20 845
1552  진실이란 것을 말해서는 않된다 선열반 04-20 504
1551  '부다가 랑카로 들어가는 경전'. 이런 경전은 없습니다 +1 이태백 04-19 687
1550  정신은 신경계, 영혼은 없고 언어희롱. 이태백 04-19 523
1549  ↓ 한 번에 하나씩. 영靈이든 돈오ㆍ점수이든 +8 이태백 04-19 598
1548  靈의 세계에서 뭔가 아는 척을 하시려면 +2 선열반 04-19 524
1547  소똥벌레 투탄아멘투트 대통의 수명 +1 이태백 04-18 1575
1546  정의는 훔쳐 친구에게 주는 예술, 그리고 승화 이태백 04-18 664
1545  더위를 식힐 고인의 여덟가지 방법 이태백 04-18 689
1544  수필이라는 거 +6 선열반 04-18 520
1543  4~50대 자존심 매매, 고종명의 무뇌증 이태백 04-18 729
1542  '깨나 쓸만한 바보(useful idiot)'의 근원 +3 이태백 04-17 716
1541  한국은 조용하지가 않네. +1 이태백 04-16 587
1540  열당구호 탈라랜의 압축어. 정화 일곱 단어로 압축하라 이태백 04-16 754
1539  댓글 쌍욕. 내용 없는 곰보 땅콩 껍질 이태백 04-16 629
1538  눈물은 행복의 열매, 사랑은 눈물의 씨앗. 눈물의 현주소 이태백 04-16 641
1537  석곡. 몇년이고 끊임없이 꽃피는 난초科 오키드 이태백 04-15 1094
1536  돈福 없어보이는 성완종의 관상 +2 선열반 04-15 1645
1535  신언서판. 지금도 쓸만한 말인지. +1 이태백 04-15 676
1534  재벌이 되려면 이런 선견지명이 있어야 +1 선열반 04-15 1051
1533  비너스의 푹신한 안정감. 이를 몰아낸 철학자 피스칼 '팡세'. 이태백 04-14 948
1532  공인처벌 전 예우. 박정희, 노무현, 정몽헌, 안상현, .., 성완종, +1 이태백 04-14 954
1531  대화가 빈곤하면 못 참고 근질근질 +2 이태백 04-13 714
1530  서니님에게 #222에서 질문이 있습니다. +2 이태백 04-13 527
1529  늦게 알아차린 다수의 적 +1 이태백 04-13 557
1528  벼룩을 잡은 후에 소강(小康)상태 +1 이태백 04-13 570
1527  오입은 진정코 죄인가? 미녀 능욕의 대가, 죄값의 진실 이태백 04-12 1443
1526  이럴 때 尊重을 해야하나 尊敬을 해야하나 +2 선열반 04-12 558
1525  작명가 백운학님이 그립구만 이태백 04-12 888
1524  물귀신 55자, 불똥 왈칵, 정국 발칵 +2 이태백 04-12 597
1523  여신의 매력. 아랫도리가 상큼하다 +4 이태백 04-11 824
1522  홀아비가 점찍어둔 여인을 +1 이태백 04-11 644
1521  안녕카고 갑자기 사라져야 하는 공작새 신세 +1 선열반 04-11 836
1520  대기업가 자살: 가재, 여우만도 못한 정서 +1 이태백 04-10 767
1519  구린내 보복처벌에 대처하는 탑승의 길 이태백 04-10 674
1518  영원한 진리 '고생', 가난과의 씨름이다. 이태백 04-10 564
1517  일본이 왜 빈민층의 증가로 고민하는가 +3 선열반 04-09 907
1516  대머리와 핥는 기술의 비율 이태백 04-09 834
1515  헬렌 켈러와 나의 내적 비젼 +3 이태백 04-09 677
1514  사람은 제 눈의 안경으로만 세상을 본다 +5 선열반 04-08 663
1513  귀가 울어? 매미소리, 파도소리. 시도 때도 없이 왼 쪽에서? +2 이태백 04-08 799
1512  치자꽃향: 완숙한 스물 여덟살 여인과의 밀애 이태백 04-08 953
1511  아베 총리 할배가 조선의 마지막 총독 +5 선열반 04-08 819
1510  수천년 띨띨이 구라(공중에 뜬 바보행진) +3 이태백 04-07 740
1509  학문 선택의 재량권, 선열반 '항문 탈항증' +3 이태백 04-07 1096
1508  이 세상에 바보가 넷이 있는데 +2 이태백 04-07 608
1507  예수님은 배꼽이 있었겠나, 없었겠나 +1 선열반 04-07 661
1506  예수의 진짜 아버지는 Pantera 였다는 주장 +1 선열반 04-07 681
1505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아담은 배꼽이 있섰다! +2 이태백 04-06 752
1504  큰 놈은 잡히고 못난 놈은 오래 산다 +2 이태백 04-06 798
1503  눈, 귀, 입, 그리고 손에 어섪다 +4 선열반 04-06 739
1502  얼굴이 구겨진 사람은 피자를 먹어라: 반전 이태백 04-06 689
1501  자기가 한 말인 체하지 말고 지성적일 것 이태백 04-06 659
1500  이태백이는 잡초같은 인간이기를 원했을까? 선열반 04-05 589
1499  한국인 최고 남자는 송해 +2 이태백 04-05 953
1498  반박문 # 3. 악질문장 선열반에게 +2 이태백 04-05 650
1497  알테미시아 신전. 반박문 #2 +2 이태백 04-05 817
1496  남자는 수녀가 될 수 없다. 선열반 반박문 # 1 +4 이태백 04-05 599
1495  사랑을 할라카문 제대로 알고 해보시소 +1 선열반 04-04 801
1494  멋진 사진과 명언 +1 春情 04-04 740
1493  황수관 선생의 마지막 출연쇼 +1 春情 04-04 1125
1492  남을 깔 때는 밤송이로 까지 말고 +5 이태백 04-04 742
1491  책을 안 사는 사람 +5 이태백 04-04 579
1490  미우라 아야꼬 +4 春情 04-04 676
1489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 이태백 04-04 662
1488  태산경동서일필. 이솝 우화 +6 이태백 04-04 890
1487  깨나 쓸모있는 소외된 계층과 대화를 +5 이태백 04-04 547
1486  春情이면 어떻고 秋情이면 어떠리 +1 선열반 04-04 548
1485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종북성향 노길남 고종명 이태백 04-03 652
1484  두(2) 글을 왜 지웠습니까? +7 이태백 04-03 531
1483  질량불변의 법칙은 없다 +3 이태백 04-03 782
1482  선열반 입술에 대라를 발랐나 이태백 04-03 713
1481  몸이 다시 살고, 영원하게 산다 +1 선열반 04-02 548
1480  술 술 넘어가 술이라지. 도로교통법규 +3 이태백 04-02 664
1479  교회가 하나님을 부르기 시작한 경위 +3 선열반 04-02 873
1478  세상에 가장 좋은 일꾼은? 알아맞춰 보세요. 이태백 04-02 616
1477  올가즘, 마니피캇 +7 이태백 04-02 687
1476  우울증 염세주의자들의 관계중독증 이태백 04-01 1040
1475  옷 벗은 여인의 이미지는 앞 뒤가 같다. 이태백 04-01 1496
1474  물망초. 날 잊지 말아요. 아주 조그만 뭉치 꽃 이태백 04-01 834
1473  네로 포르노 밑에서 오래 살려면 재치를. 이태백 04-01 1000
1472  황야의 낙조는 소망인데.-독일 비행사 자살 +1 이태백 04-01 717
1471  이해할 수 없는 관리자 +2 dkpark 03-30 596
1470  산은 산이로되 옛산이 아니로다 +6 dkpark 03-30 884
1469  사람은 변함이 없고 진리는 늘 변한다 +2 선열반 03-30 559
1468  넌덜머리나게 사랑해 영리한 바보! oxymoron(옥시모론) +2 dkpark 03-29 994
1467  그것은 그것으로 지워지고 망한다 +5 dkpark 03-28 838
1466  공자 급수가 되려면 +2 dkpark 03-28 659
처음  이전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