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하는 것을 보다보면 자기가 더 잘할 것 같은데 막상 해보자 하면 그게 잘 않된다. 남의 말을 그대로 옮기고자 해도 전부를 다 전하지를 못한다. 남이 말을 잘한다고 자기도 그 흉내를 내어본들 말더듬이가 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이런 비유를 '손에 어설프다'고 한다네.
음악의 경지에서 남의 작품을 즐겨보는 것, 소위 視聽覺(시청각)까지 겸하면 더욱 그 진가를 알게 되고 드디어 감동의 경지에 들어간다는 주장이 있다.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그러하다 할 수가 있겠지.
그러나 자기가 그것을 스스로 再現(재현)하려다 보면 결국 손에는 섪다는 것을 깨닫는다. 따라서 자기가 창조자의 자리에 서려면 남의 것을 잘 음미해서 그 비결이 뭔가를 깨닯을 때까지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손에 까지 익숙하려면...
내가 교회를 다닐 적에 찬양대에 끼어보려고, 나 나름대로 비결이란 것으로 opera가수들의 테이프를 수없이 반복하며, 듣고, 또 따라 했었고..., 그 와중에 두 사람의 선생들의 지도를 받았었다. 10여년에 걸쳐서... 동네가 떠나가던 말던 변소의 좁은 공간에서 소리소리 지르며 나름대로 沒我(몰아)의 경지를 만끽하였었구먼.
이 정도면 사람들이 "잘 한다는 칭찬을 해주겠지... 그런데 어째서 나에게 독창할 기회를 주지 않는가?" 그런 불만이 가득했었다. 마침 찬양대장이 같은 대학의 선배가 되었던 지라, 후배라는 명목으로 나를 신도들 앞에 세워주었다. 나로선 뭐 대단한 성악가인양...어려운 곡을 골라서 한 곡조를 뽑았었다. 예를 들면, '슈벨트'의 Ave Maria든가, 얼마 후엔 Gounod의 같은 이름 것을... 나중엔 더 뽑내 보려는 의도에서 Marlotte 작곡의 'Lord's prayer' 따위를.
그런데 어쩐 일인지, 관중의 반응이 너무나 쌀쌀하더군. 이것 역시 불만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들의 팔을 비틀 수도 없는지라, 속으로 이솝의 우화를 생각했었지를. 껑충껑충 뛰어도 포도송이를 따낼 수가 없자, 돌아서면서 "저 포도는 매우 실꺼야"라고 했다는 그 심정, 그 심뽀... 어쨌든 시작한 짓이니 계속하다가 보니, 결국 내가 하는 성악이란 것이 내 목소리로는 어름도 없는 수작이란 것을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를 독창시켜도 그만, 않시켜도 그만이란 철이 들면서 어쩌다 독창을 시켜주면 정말 고맙고..., 또한 내 하는 짓의 결과는 뻔한 것이니까 일부러 목청을 돋울 필요가 없어진거라. 마음놓고 마음 내키는 대로 relax해서 한 곡조를 뽑고 나니... 사람들이 뭐라고 했는지 아시오?
"참 잘 했다... 나날이 달러지는군요.... 소질이 있어보입니다... 뭐 어쩌구" 합디다. 뭔 소린가 하면, 내가 드디어 작곡자가 의도한 그 정서랄까 기분을 이해하고 가사를 생각하다가 보니, 잘해 보려고 목에 힘이 들어가던 것이 사그리 사려져서 숨을 헐덕이지를 않았던 겁니다요. 결국 음악에 내 몸과 맘을 맡기고 저 천국으로 날아갔다~ 그거지요.
"자신을 버리라"... "마음을 비우시오"라는 말들을 혹시 들어본 적이 있읍니까? 골푸치는 사람들이 흔히 내뱉는 경구올시다. 세상의 모든 것들에서 욕심이 잉태하다 보면 죄를 짓게 되고, 죄가 결국 사람을 병신 만든다는 이 진실, 이 현실을 아시는지 마시는지 내 궁금하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