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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가 점찍어둔 여인을
글쓴이 : 이태백 날짜 : 2015-04-11 (토) 12:11 조회 : 643
촌장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홀아비가 장가들고 싶어 점찍어둔 여인의 오빠되는 그 어르신에게 여쭙기를:

"이 동네에 넘실거리는 사람이 없고
어지럽게 널려진 것 없고
도(道)가 있으니 장가 가고 싶습니다."

"허 - 어. 다행하게도 주민들이 배움을 부족하다고 여기고, 배운 걸 잊을까 염려하기 때문인 줄로 알고 있소. 그런데, 그래 어디 점찍어 둔 여인이라도 있소?"
"예- 아랫마을에 난(蘭)을 기르는 과수입니다. 성(姓)도 다르고."
"허 어. 벌써 알아보았구려."
"예- 지난 몇 년 간입니다."

그리하여 그 여인에게 유력한 구혼자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중매 아닌 사전내락(事前內諾)을 받은 후 화창한 날을 택하여 난(蘭)을 사들고 찾아갑니다.

그녀는 목욕을 한 것이 분명하다, 여직껏 머리채에 촉촉한 윤이 나는 걸 보니.
그녀는 마당에서 화분을 닦아 난초에 물을 주고 있섰읍니다.  

"비 갠 언덕에 풀 빛이 진합니다."
"어이신 일이지요? 저 산에 흰 구름이 물을 보태주네요."
"산이 구름과 함께 하니 서 넛은 낳으신 것 같군요."
"하지만 15세에 부끄러움을 머금은 적이 있서요."
"저도 님을 말 없이 이별한 적이 있섰지요."
"눈물이 해마다 흰 구름에 보태주네요."
"우리 둘이서 회포를 풀면 어떠하신지?"
"애타는 정을 어찌 그리 잘 아시죠?"
"보면 몰라요? 오가며 배꽃 떨어지는 걸 보았습니다."
"꽃은 엊저녁 비에 피었고 오늘 아침에 떨어진거지요."
"외간 남자와 담 사이에 두고.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구름이 깊어서 알지 못하는 운심부지처(雲深不知處)의 길 엄중문(掩重門)이 열린다.

"어여쁘네요. 밟고 걷기에는. 또 한 해의 봄이 왔군요."
"언약을 주면 그 때 오시겠네요?"
"약속을 주시면 기다리시지 않게 하겠습니다."
"저 배나무 달빛 그림자가 우물에 비치면 오세요."
"ㆍㆍㆍ, 오늘이 원일야(圓一夜). 9시에 오리다."
"500번이면 40년이에요."
"나무를 붙잡고 달빛을 붙잡지나 마시요."
"간장이 애끓게 끊어지는군요."
ㆍㆍㆍ
"아름다운 꽃은 10일이 못 가고, 인걸은 1,000날이 못간다고 사람은 항상 좋을 수 만은 없지요. 그래도 이 게 어디요!"

 ,
오- 설마. 나뭇잎에 가려진 유녀인듯.
불을 따로 안 켜도 좋은 달빛.
그녀가 허락해도 한 달에 오직 한 번만.
욕구의 말. 침실의 미학. 남녀상열에 도(道)가 없다 했지요.
10년 이력, 10년 경력, 은사의 정원.

둥근 달 황홀경에 도취되어 달 볼 생각은 안 보이고, 머릿속에는 쾌감이 꽉 차 아무 생각이 없서져 간다. 그녀의 곁땀내.

"심홍색 벚꽃은 앞 마당에 피우고, 봉군 없는 옷자락이 하늘거리며 연분홍이 보이네요."
"제테에서 비 스무끗이 흙싸리(bush clover)를 잡아가는데 추억을 되살리네요."
"난초, 똥광 다 사랑할께요."
"달 밝은 팔공산이 옷고름 밑에 있서요." 
"담홍색 벗지가 까맣게 익을 땐 벚꽃 아래 꽃대에 털이 나지요."- Someiyoshino zakura

서로 독 안에 든 쥐, 그럴꺼예요. 서로 품 안에 들어 쌍화곡(雙和曲).

물릴 줄 모르는 욕구를 놀랄만하게 치루어 그녀의 마음을 한껏 묶어 그들은 민감한 자극으로 고조에 오른다.
세로(世路)에 소지음(少知音)이라.- 세상 길에 그 소리를 아는 사람이 적고, 그녀를 그의 허리 뒤로 끌어 올리며 입을 맞춘다.
그녀의 힘을 돋구는 그의 입김. 오늘 밤 창문에 비치는 달빛에 만리로 뻗어가는 마음.-월광전만리심(月光前萬里心)

"저를 전에도 본 적이 있습니까?"
"그럼요. 지나가시는 옆 모습을요."
그가 그 녀를 껴안고 그녀의 눈이 뚫어져라고 그녀 눈을 들여다보며 시 한 수를 읊습니다.

보름달이 되기 전에는 둥글지 않아 조바심하더니,
둥글어 진 후에는 어찌하여 쉽게도 이그러지는가.
설흔후(雪痕後) 서른 밤에 보름달은 단 하루 뿐이,
세상의 여러 가지 일이 모두 이와 같다는 겁니까? - 송익필(宋翼弼):<만월(滿月)> 

이 시를 듣고 그녀가 그와 백년해로하기로 언약합니다.   dkp올림 4-10-15

선열반 2015-04-11 (토) 23:53
꿈같이 흘러가버린 좋은 얘기
못다한 한 사내의 긴 한숨소리

소리처 불러 본들 꿈이었고나
꿈이라도 놓치기 싫은 애간장

사나이 애절한 맘을 손끝으로
충족하고 치움이 어떠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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