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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도라도의 꿈 (2) -한국일보 김정수 칼럼-
글쓴이 : wind 날짜 : 2016-05-06 (금) 14:22 조회 : 649

엘도라도의 꿈 (2)
한국일보 김정수 칼럼

무엇을 크게 잃은 사람은 다음 셋 중 한가지 반응을 보인다. 첫째는 이것을 되찾으려고 끝까지 발버둥치는 사람. 둘째는 찾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어느 단계에서 미련을 깨끗하게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사람. 셋째는 처음부터 아예 포기하고 좌절하며 주저앉는 형이다. 이중에 서터(Sutter)는 첫째 유형에 들어간다. 잃어버린 것이 너무도 아깝고 원통했던 것이다.

서터가 법적으로 소유한 땅은 아메리칸 강과 새크라멘토 강이 베이로 흐르는 주변 지역 5만 에이커로 새크라멘토, 스탁턴, 샌프란시스코까지 이르는 거의 모든 지역을 포함된다. 여기서 금광이 터지자 각양각색 인간 쓰레기들은 다 모여들었는데, 가관인 것인 남의 땅을 파헤치면서 금을 캐고, 금 캐는이를 따라 각종 장사꾼들이 몰려들고, 더러는 버젓이 자리잡고 농사를 짓고 하다가 나중에 그 땅을 또 저희들끼리 사고 파는 것이다. 땅 임자로 보아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처음 얼마간은 서터 역시 하인들을 동원하여 자기 땅의 금을 캐려고 하였으나 금이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요물인지 어제까지 충직하던 하인들도 금만 보면 사람이 달라져서 금을 빼돌리던가 아니면 더 좋은 금광을 찾아 줄행랑을 놓았다. 낙담한 서터는 금 찾기를 포기하고 금광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농지에 은둔해 버렸다. 그런 중에도 고국에 내버려두고 왔던 아내와 아들 셋을 찾아서 데려옴으로 큰 위로를 받았지만 아내는 도착 후 얼마 안되어 죽었다. 그래도 든든한 아들 셋과 힘을 합하여 농장을 다시 가꾸었는데 워낙 토질과 기후조건이 좋아서 매년 소출은 대풍작이였다. 그리고 전에부터 하던 가죽 교역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섰다. 이제 서터는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듯 했다.

1850년 캘리포니아가 아메리카 합중국으로 편입이 되자 이 황금의 땅에도 질서가 잡히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서터는 법을 통해서 자기 재산을 보상받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자기 농장에 들어와 살고 있는 1만 7천 여 가구의 농부에 소송을 걸어서 나가줄 것을 요구하고 주 정부에 대해서도 자기가 건설한 도로, 운하, 다리, 댐 등을 소유하게 된 대가로 2천 2백 만 달러를 요구했다. 그리고 연방정부에게는 망가진 토지와 채굴된 금에 대한 자기 몫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다시 2천 5백 만 달러를 요구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소송비용이라는 것은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 서터는 4년 동안 남은 재산이 다 거덜날 지경으로 엄청난 소송비용을 부담하였다. 마침내 1855년 캘리포니아 대법원 판결이 떨어졌다. “서터의 모든 권리를 인정한다. 피고는 서터에게 배상하라.” 법적인 논리로 보면 백 번 타당한 판결이다. 남의 사유지를 무단 점유하고 그 재산을 침해하였다면 당연히 그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판결이 집행된다면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쫓겨나야 한다. 이판사판에 몰린 주민들은 일거에 폭도로 변했다. 폭도들은 법원 건물을 불지르고 판결은 내린 판사를 “때려죽인다”고 찾아다니고 서터의 저택과 농장을 불 태워 버렸다. 이 난장판 속에서 큰아들은 폭도에게 쫓기다가 권총 자살을 하였고, 둘째 아들은 폭도들에게 맞아 죽었고, 셋째 아들은 도망가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

그후 미친 사람이 다 된 서터는 재산을 되찾겠다는 집념 하나로 남은 생애 25년간을 살았다. 그의 돈 마지막 한 푼이라도 빼앗아보려고 재판을 충동질하는 악덕 변호사, 정계 실력자를 잘 안다는 사기꾼 등 별의별 아바우꾼들에게 농락을 당하고 세상의 웃음거리만 되다가, 서터는 1880년 와싱턴 DC 의 어느 싸구려 호텔에서도 쫓겨나 거리에서 숨졌다. 주머니에는 동전 몇 개와 재산반납을 요청하는 청원서가 들어있었다고.

재산이라는 것은 이 세상에 손에 쥐고 태어나지도 않았으며 세상을 따날 때 가지고 갈 수 없는, 잠시 맡아 지닌 것이다. 많이 맡았으면 많은 맡은 대로, 적게 맡았으면 적게 맡은 대로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이다.

서터는 본국에서 사업에 실패하여 가족을 버리고 도망 온 사람이다. 그후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나 싶었는데 하필이면 금광이 자기 땅에서 발견되어 큰 손실을 보았을 때 “나야 빈손으로 미국에 오지 않았는가? 이 거대한 땅도 사실은 멕시코 정부로부터 거저 얻은 것,” 이렇게 속 편하게 생각하고 털고 일어나 새로 시작을 하였다면 좋았을 텐데 마지막까지 집념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이런 것을 미망(迷妄)이라고 하는가?


이태백 2016-05-06 (금) 15:29
잘 읽었읍니다. 고맙습니다.
황금에 눈이 어두운 Midas 왕의 경우나 불교 자체가 황탄한 미몽이라는 매월당 김시습의 평가가 예화가 되는 모르겠읍니다만 아예 석가가 살았을 적에 노골적으로 사찰에 찾아와 되지 않은 불교에 혹한 왕비를 탓하는 대신에 되어먹지 않은 시주에 항의하면서 시비곡절을 따진 Udayana 왕이 있섰던 모양입니다.

왕비 Syamavati가 승복 500벌을 석가의 사촌 Amanda에게 바쳤다는 말을 듣고 왕이 사람들을 미혹하는 그 곳을 찾아가 아난다에게 낡은 옷을 어디에 쓸 것이냐고 따집니다.
이에 "이불깃으로 쓸 겁니다."
그러나 계속 추궁하기에 "먼저 이불깃은 베갯니로, 먼저 베갯니는 발 딛는 방석으로, 먼저 것은 발 닦는 수건으로, 먼저 것은 청소용 걸레로, 이 먼저 것은 잘게 썰어 회벽하는데 섞어 쓸 겁니다"라고.- 법구 비유경4인가 봅니다. 
왕은 미망에서 벗어나라는 가르침의 불가를 아예 엎어버리려고 했던 모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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