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들을 낳아 알지만 바다는 너무나 크지 않다. 그래도 그 큰게 어디서 잠자? 바닷밑 돌베개위에서 야곱처럼 잠잔다. 발없이 땅끝까지 다니는 나에게 누가 나보고 망망대해라 했지? 누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사람이라 했지? 품안에 물고기 먹여 살리려고 그 많은 강물을 마다 않지만 이 엄마도 얹혀, 얹히지 않으려고 골라 먹는다. 쓰레기를 밀쳐 버리는 거 못 봤니? 처음부터 내 성질은 깨끗하단다. 바위에 치대기쳐 빨기도 하고 장대비 쏫아질 땐 사워도 하지. 해일에 재갈매기, 가마우지 숨을 땐 나도 성엣장을 땅으로 도로 밀쳐내거던. 누가 나보고 성난 파도라 했지? 그건 바람지진이 때쓰는 거지 나 아나? 난 아냐, 정말 아니거던. 누가 바다에 용왕(Poseidon)이 산다고 했니? 아니야, 한없이 낮아지려는 이에게 무슨 왕심(王心)이 있겠니. 나도 해맑은 얼굴이 있거던. 성낸 네 얼굴로 보면 성난 얼굴이고 물개가 날 보고 박수치면 난 손뼉이거든. 누가 바다물을 바다물이라 했지? 바닥에 가득찬 만물(物)이라 다 퍼쓸 수 없이 아득하여 물(沕)이라 했지. 만물을 안아주는 자비한 엄마 그야 엄말 한없이 괴롭히면 않된다 엄마를 너그럽다 생각한다면 엄마 몸에 때 좀 그만 묻혀주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