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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
글쓴이 : 6070 날짜 : 2012-04-15 (일) 06:48 조회 : 827
폭설이 한 없이 조용히 내린다. 봄을 재촉하고 풍년이 들 모양이다. 봄이 오면 다시 모란꽃 피울테지. 감미로운 언어의 완숙함, 눈물 속에서 피어난 빛나는 보람, 웃음 속에서 그림자진 슬픔. 그는 앞서 간 아내의 죽음을 절통하며 부인의 묘 앞에서 시를 읊고 무덤 금잔디에 얼굴을 부비며 운다. 영원한 사내 김영랑(金永郞. 본명 윤식允植). 3, 4 음보 4행시로 그는 "모란이 피기까지"를 읊는다~~~, 이렇게.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춘삼월(양5월) 곡우에 피어 대낮에 절정<歐陽修>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꽃피운지 20일만에花開花落二十日<白居易>
나는 비로서 봄의 여읜 설음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서지고/落盡殘紅始吐芳<皮日休>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노니/一城之人皆若狂<白居易>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佳名喚作百花王<皮日休>
삼백 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競誇天下無雙艶獨占人間第一香<皮日休>

'모란이 어찌 나라의 색이요, 하늘의 향이라 말해졌나?'(牧丹爲何國色天香)
모란을 꽃중의 꽃, 화왕(花王)이라 제일 먼저 읊은 사람은 신문왕에게 왕으로써 마땅히 지켜야 할 왕도를 우화로서 '화왕'계'(戒)를 진언한 설총. '음력 삼월이 오면 요염하게 피어나 백가지 꽃을 능가하고 홀로 뛰어난다'(當三春而發艶 凌百花而獨出)라고. 그런데 '하늘의 향'이라 했으나 모란에 향이 없음을 밝혀 삼국사기에 기록으로 나오게 한 사람은 진평왕의 어린 맏딸 휘 덕만(德蔓)공주(후일의 선덕여왕). 그런데 하늘의 향이란 무슨 소리? 우리 화투 '육목단'에 나비 그려 있잖아? 아니다, 그건 '향이 나르는 것처럼 느낀다'(如如)는 뜻이다. 그것은 춘추말기에 문종(文宗)임금이 양비(楊妃)와 있을 때 하문하니 '모란을 읊은 중에서 가장 걸출한 시는 이정봉(李正封)의 "밤하늘에 향이 날아 옷을 물드리고, 요염하기로 제일가는 꽃모습(姿容)이 국색(國色)이라는 '천향야염의, 국색조감주'(天香夜染衣, 國色朝감酒)"가 당선된 사연이 있는데 '간밤에 잔 여인의 향이 내 옷에 배었고, 아침에 그녀가 주는 한잔의 해장술. 그 국색의 얼굴, 향 그리고 자태가 모란에 견줄 수 있겠도다'란 의미였다. 
'임금님 동산'(上林苑)에 제일 먼저 뿌리를 옮겨 심은 사람은 을지문덕에게 패한 수양제(隋煬帝)가 낙양성 궁궐 서원(西苑)에 심기 시작한 때 부터다.
원래 같은 모랑과(科) 작약(함박꽃)이 세가지 있는데 여러해살이 나무 작약을 빨간꽃 피는 모란, 집에서 키운 것을 역시 붉은 꽃 피는 풀화초를 가(家)작약, 적(赤)작약이라 부르고 산중에 흰꽃을 피우는 풀을 백작약이라 한다. 산작약의 꽃이 희나 동네로 옮겨 심으면 붉은 색으로 변하고 산작약, 즉 산함박꽃을 현재 북한이 나랏꽃으로 삼아 지난 번 통화개혁 때 새 지폐에 집어 넣었다. 그런데 중국의 꽃말에서는 작약은 '떠나는 사람에게 드리는 꽃'(가리可離), '닥쳐올 이별'(장리將離)을 의미했다. 
'목단'의 '목'은 뿌리에서 새싹이 나오는 모양이 그것?과 닮아 '숫놈'이란 한자로 '목', 그리고 '단'은 꽃과 뿌리가 붉다는 뜻. 꽃말이 꼭 맞다는 것이 아니고, 꽃전설이 얼추 맞다는 것도 아니고, 꽃말에 감동먹을 일도 없지만 하여지간에 설총은 향기로운 장미를 진골(眞骨) 미인으로, 허리 구부정하고 백발인 할미꽃(할배꽃, 白頭翁)을 오래 된 충신으로 묘사하고, 꽃중의 꽃 모란을 '가장 잘난 사람', '왕', '성군(聖君)으로써 나라를 지키는 수성(守成)'으로 방탕하게 미인만 부둥켜 있지말라고 장미를 경국지색의 여인으로 의인화한 것. 도연명은 은둔하는 이로서의 의미로 울타리에 심은 국화를 읊었고, 당나라 이연(李淵)은 화려한 모란을 읊고, 이태백은 복사꽃과 오얏꽃을 읊었고, 주돈이(周敦이)는 목욕하는 요조숙녀라는 의미로서가 아니라 군자란 의미로 연꽃을 읊었다. 이걸 보면 모두 제 나름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송나라 구양수(歐陽修)가 어이 빠질소냐! 지?도 한마디 했겄다. '춘삼월 곡우에 낙양에 핀 모란꽃. 꽃중에 색깔, 크고 빛이 나고 자고로 부귀를 상징하여 부귀화라 부르노라'라고 꾀꼴거렸다. 그리하여 드디어 작자미상 유학경림(幼學瓊林 上冊), 이준(李浚) 송창잡록(松窓雜錄)에 '모란은 국색천향, 부귀의 꽃'이라고 기록된다. 위에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에서의 모란은 '나라를 잃은 이왕조', '광복이 되끼까지 또 한 해를 기다려야 한다는 망국의 한(恨)'을 비유한 것으로 일찌기 그는 독립만세운동모의가 탄로나 6개월간 옥고를 치루었고, 직설적인 표현을 못하는 일제식민지 시대에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한 독립투사로서 여기서의 모란은 고종황제와 순종을 은유한다 할 것이다. 또한 그만 일찍 죽은 자기 아내를 비유한다 하겠다. 얼마나 못 잊으면 무덤의 잔디에 얼굴을 비비며 울어댔을까? 자 여러분 나라와 망울을 김영랑 반만큼 싸랑해? 참말로 쌀랑하셔야 돼.

정원사 Daniel 씀. 우재(牛齎) '일꺼리 소가 가져 온다' Feb. 10, 2010
2010-02-10 16: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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