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는 게 사랑이련지, 충고란 동료에게 칼을 들여미는 격이라 여겼지요. 시간이 흐르면 체념할 텐데 여러 사람 앞에서 출반주(出班奏)부터 욕설을 튕길 때 "아이구 그냥?", 제 입이 근질근질하여 지키기 참 어렵네요.
그래도 그의 욕설에 섞인 진솔함이 있고, 결론이 좋아 결과가 좋으면 어쩌겠나 싶어, 아그장 바그장 진도개처럼 옷자락을 물고 늘어지는 개띠로 부터 구렁이 담 넘어가듯 뱀띠로 사주(팔자)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불독과 붙어 등심살 뜯어 봤자 제 사태살 뽑아가면 팔불출 제 망울에게 영 구실을 못할가 캥겨서입니다. 저는 욕을 밥먹듯하는 사람이 잘 되는가 어디 두고 보자며, 하물며 노래로 불러일으켜 소문이 자자한 로렌 바콜(Lauren Bacall) 여사를 예로 들어 지켜보았는데 비교가 얼추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런 악인이 어찌 빨리 죽지 않느냐고 영탄한 다윗의 편에 선 저였기에 마음으로 제가 그 여사를 위한 충고자였거던요. 흠~!
올해 86세인 이 노파가 젊었을 때 죽을 힘을 다하고 온 마음으로 감정을 넣어 '맨해튼 라프소디'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딱지! 그러나 조금도 개의치 않았지요. 그 때 부른 노래는 우아고귀함과 쌍욕이 뒤범벅인 욕시(辱詩)였읍니다. 옥석(玉石)이 섞인 아속혼효체광시곡(雅俗混淆體狂詩曲macaronic)였거던요. 그런데 이 여사님에게 드디어 우는 날이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해냈기 때문에 감격해서 울었을 겁니다.-"몸을 펴고 악명을 얻어낸 후 몸을 굽혀 이루었다"는 겁니다.
저는 그 여사분이 눈물단지가 있섰냐는 의아심과 함께, 오스카상 트로피를 안겨준 소인배 전위주의 심사위원들이 불쾌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녀가 부른 노래는 <<소유와 무소유>>였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제 나름대로 똑같은 분을 경우에 따라 "동감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그게 아닙니다"라며 그 분의 지혜의 샘물에서 뜬 박아지물을 마시다가, 그 분이 틀렸다 싶으면 쪽박을 깨는, 지조없는 사람이란 말을 들을 때 저 또한 로렌 바콜처럼 끄떡 없섰는데 아~이게 너그럽지 못해 참지 못해 충고를 했구나!, 내 아직 덕이 모자라는구나를 배우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여짓껏 욕을 한 5톤쯤 감당할 배짱을 키웠지 다른 분이 유종의 미를 거둘줄 모르고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고 자칭 의협심이랄까 만용을 부려왔다는 '제 자신에게 두려운 마음(자구自懼)'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죄송,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