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에 기록적 참사가 나자 구호복구사업을 진두지휘해야 할 '르네 갈시아 프레발(Rene Garcia Preval)' 대통령이 종적을 감췄다 14일에야 모습을 나타냈다. 대통령궁, 주요 정부 건물과 의사당이 무너진 가운데 그렇게 이론이 분분하고 잘났던 공무원들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생명부지에 급급했다. 총리를 임명해도 의회에서 불신임을 계속 받는 나라. 대통령의 정치빈권에 야당의 권력남용이 활개치는 정치행패에 이 나라 주민들은 환멸과 체념과 흙을 먹는 가난 속에 허덕이는데 그 좌파이든 우파이든 제도권 정치인들의 행태가 얼마나 웃기는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로 전락했다. 아이티 총리는 15일 주요 공항에 대한 관제권을 당분간 미국에 넘기기로 합의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행혀 하와이처럼 미국의 영토로 다시 바뀌지는 않는지. 안타까운 역사를 가진 아이티. '투생 루베르튀르(Toussaint Louverture)'가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치고 1864년 독립을 쟁취했고, 내우외환의 우여곡절이 끝나는가 싶더니 미국에 두 번째 점령당하고 유엔에서는 유엔헌장규정을 무시하고 미국통치에 복속시키기로 의결하자 1994년에 미국세력을 퇴거시킨 '장 버르트랑 아리스티드(Jean Bertrand Aristide)' 대통령은 축출되고 만다. 이 나라에 이런 독립운동가들이 다시 태어나고 또 이들을 다시는 축출하지 말고 국가를 번영시킬 정치가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