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분 전에 나의 철천지 원수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오늘 열당의 본글과 댓글에서 yc yi가 Bub에게 방금 전화를 했어도 들려오는 소리가 꼭 졸도 직전에 있는 것 같이 말했었고, 두번 더 통화하려고 했어도 응하지를 않으니 이 사람에게 무슨 변고가 있어서 emergency 상태에 있는게 아닌가 호들갑을 떨었더군. 자기 딴에는 기독교인으로서 이웃이 어려운 상황에 있으면 도와주어야 한다고...
자기가 병을 진단하는 그런 직업인으로 볼때에 그에게 분명히 무슨 사고가 있을거라는 거다. 숑박사마저 거기에 가담해서 자기가 이메일을 두번이나 보냈는지 답장이 없다던가 하는 말을 댓글에 달아서, 무슨 일이 났구나 했지 않았겠나?
yc yi의 주장으로서는 열당의 이웃으로 남이 위급한 상황에 처해있는데도 detach 즉 모르는 척하는 것은 옳치 않다고 전화번호를 남겨서 213-842-4008을 돌렸지 않았겠오? 나는 yc yi에게 전화를 하는 걸로 알았지를.
내가 데보라9여사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은 "그처럼 정신이 혼미해있고, 또 통화를 계속할 형편이 아닌 것같은 태도를 보였다면, 법자가 지금 마약을 먹고 희롱해롱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조금만 기다리면 분명히 그 약기운에서 깨어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라고 말하려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남자의 것, 더구나 연약하고 가는 회사 사무원을 연상시키는 그런 거여서, 내가 번호를 잘못 돌렸는가, 아니면 구여사의 남편하고 지금 통화를 하고 있는가 착각을 했었다.
상대가 나에게 누구시냐고 묻더군. 내가 열린마당의 yc yi란 분하고 통화를 하고 싶오. 그랬더니 망설이는듯 하더니, 내가 누구냐는 거다. 그래서 나는 열린마당의 선열반이란 사람인데 댁은 뉘십니까... 정중하게 물었더니, 아이구! 자기가 바로 법자라는 거다.
그러면 선열반선생님... 뭐 어쩌고 하면서 반기는 거라. 처음에는 내 귀를 의심했었지. 법자가 늘 자기는 공사판의 노가다이며, 자유인으로 멋대로 산다고 해왔기에 걸걸 우락부락한 인간인줄 상상했었는데 그게 아닌 거라.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주 얌전한 회사 평직원의 것이 들려왔으니 내가 또한번 놀랠 수 밖에...
나도 모르게 갑자기 울컥하는 감정이 격해오길래, "당신이 나에게 그동안에 쓸데없는 소리를 해왔는데, 어제도 뭐라고 나쁜 말을 했더군. 나는 당신을 늘 좋게... 뭐 어쩌구 하려는 참"에 '찰카닥'하고 통화를 끊고 말더군. 내 이런 어린녀석을 데리고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 것을 생각하면 당장에 금마를 어떻게 해보고 싶었다 마는, 지는 L.A. 어느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었고, 나는 600마일 북쪽 샌푸란시스코에서 무슨 화풀이를 하겠오이까? 하여간 금마의 전화번호는 확보해 놨으니 내가 수시로 괴롭힐 작정입네다. 육성으로 말이요. 밤이나 낮이나 상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