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적에, 40여년 전인 거 같은데영등포구 신길동인가 대방동인가 코너 길목옆,
시간은 밤 9시인가 10시인가 깜깜한 밤.
길을 가는데, 가로등만 간간이 있고 인적도 드문데...
라이타도 팔고 라이타 가스 충전도 해주고 라이타돌도 파는
진열장 같이 생긴 밑에 바퀴가 달린 끌 것을 길옆에 넘어 뜨린
60~70은 되 보이는 어른을 보았지요.
옆에서 가만히 보니 술을 드셔서인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며 넘어진 진열장을 일으켜 세우려 하는 것 같은데
힘이 들어 하며 못 들어 올리길래,
도와서 길로 떨어진 진열장을 길위로 올려 놓게 도와 드렸죠.
진열장을 같이 들면서 보니 얼굴이 많이 붉그스레하고
술냄새가 풍기는데 어느 정도 취하신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진열장을 밀고 가실만 하니 집에 가시라고 하니까
나보러 고맙다하며 먼저 가라 하는데, 걱정이 되어 지켜 보고 있으려니
머뭇머뭇 하며 안가고 나보러 자꾸 먼저 가라 하여 발길을 띠니
진열장 쓰러진 곳 바닥으로 가서 쪼그려 앉아
뭔가를 줍더군요. 그래서 뭐 줏을 것도 없이 다 챙겨 주었는데
뭐하나 보니, 라이타돌을 줏고 있더군요. 잘 보이지도 않는데...
그런데 술에 취해서 그 조그만 라이타돌을 잘 못 줍고 있더군요.
그래서 내가 손으로 바닥을 쓸어 가며 라이타돌을 줏어서 통에 넣어 주었습니다.
그 때 "자식들 생각하니..." 하는 혼잣말을 들으며....
생계의 전부인 라이타돌 진열장을 그 밤중에 집으로 몰고 가다가 길 옆에 쓰러뜨리고는
비틀거리며 주워 담아야 하는 부정을 강하게 느껴 마음이 많이 심쿵하였고
지금 반세기 가까이 되는 지금까지도 기억납니다.
마침,오늘 SBS 의 '순간 포착 세상이 이런일이" 에 나오는 두손 잃은 장년의 부모와
그 아들을 보며 옛 생각이 나서 한 글 올리게 됬습니다. 열심히 살지만 쓸쓸해 보이더군요.
자식은 착해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부모 마음을 많이 헤아리지 못하는 것 같이 보이고...
그나 저나 그 프로에 나오는 임성훈씨가 67센가 68세인데 참 젊어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