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 올라와도 여전히 높은 산, 바다에 어둠이 오고
한 쪽으로는 산정을, 다른 쪽으로 바다를 내려다 보면
붉은 노을이 스며든 폭포수, 달빛에 잠긴 바다의 돌섬.풍수에 흔들리는 절벽의 나무잎, 물새도 사라진 바다.
잠시 인간세 심포지움. 멋적게도
1. 돌벽같은 보통 사람
느낀대로, 벽창우는 아니지만, 마음과 몸을 도구로 사용하여 심신일체의 사람.
약자를 지배하려는 수심(獸心)의 난도(canaille). 직녀를 만난 견우. 그녀를 데리고 산다.
미쳐돌아가면 크로노스(Saturn)처럼 자기 자식을 삼켜먹든지, 불공평하면 카인의 복수를 하고, 현재에 말려들어 말도 별로 없이 믿었던 사회의 마지노선(線)이 무너진다.
2. 바다같은 현인
합리적으로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이성분별이 확고하며 양보심을 나누어 가며 소통하는 조화의 힘과 판단력이 문화의 규범이 되고 파도가 칠 때나 장애가 닥쳤을 때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
바다같으면서도 엄중자비, 어진듯 하면서도 자식이 거역하면 자훼(自毁)하거나 자식을 자결(自決)케 한다.
3. 산같은 도인
공동체에 살면서도 딴 세상에 사는듯, 본능, 직관에 의하지 않고 이성에 의지하지 않고, 우선적으로 단결심과 동정심을 조성.
온유하나 끊임없이 자유를 찾으며 진보적인 공동체로 꾸려나가려고 정신문화의 푯대를 보여주는 사람.
친자식이 출세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음.
4. 이런 점에서, 산중에 살면서 산하를 내려다보는 선인.
위기에 화합하나 다스리지 않는다(협이부재協而不宰).
그는 산골짜기 흙을 파서 만져보고 가뭄을, 간헐천의 솟구침을 보고 대자연의 지진을 생각한다.
그가 공동체에 위기가 닥치면 나타나 신실하고 격려하고 사라짐.
다만 가깝게 할 수 없는 점이 다른 사람과 다른 품성.
그러므로 가정을 꾸리려 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