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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란 그냥 술술 나오는게 아니다
글쓴이 : 선열반 날짜 : 2015-05-26 (화) 04:49 조회 : 654

나는 지난 몇년동안에 거의 매일 한편씩 글을 이곳에 올려왔다. 어쩌다 하루나 이틀을 걸르다 보면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져서 생각이 많아진다. 무슨 글을 써야 하나... 

그런 기분을 독자들은 못느끼겠지만, 나의 일상생활의 한 일과로 살아온 나날에서 해야 할 일처럼 돼버린 나의 버릇이랄까 습관이 몸에 배겨있기 때문이리라. 하긴 읽는 사람도 어떤 특정의 필자의 글을 찾게 되는 것같이 글쓰는 사람도 인터넽 광장에서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이 있다는 것을 상기할 때는 더욱 그러한 강박관이 나를 구속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나는 매일 아침에 눈이 뜨이는 순간에는 무슨 글을 써야 할것인가를 먼저 상기하는 버릇이 있다. 한 얘기 또 하고 남의 것을 생각없이 옮겨놓을 량이면 이런 고민이 있을 이유가 없겠지. 그러나 정작 자기의 글을 쓰는 사람들은 그처럼 쉽게 생각들지가 않는다.

그러한 연고로 해서 나는 가끔 꿈얘기를 늘어놓게 된다. 왜냐하면 꿈속에서 하던 일이 생시에도 역역하게 되살아나는 이유도 있겠지만, 실상 잠을 자면서 보채는 어떤 일들이 내가 현재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거나 과거사들이 아직도 나를 괴롭히는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것이 좋은 일이었거나 나쁜 기억이었거나...

비단 글만이 그런게 아닙니다요. 실상 이런 '만네리즘'에 젖어있는 생활이 인간사에서 매우 편리하게 이용됩니다. 아침에 어느 시간에 일어나서 우선 양치질과 세면을 하고 나면 아침을 챙겨먹고, 그리고 나서 컴퓨타 앞에 앉아서 엊저녁에 무슨 이메일이 왔는가를 살피고, 다음에 직장인은 자동차나 기타의 통근을 할 것이며, 나같은 노인은 정해진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지요.

일단 어떤 습관에 빠지면 궂이 새로운 생각으로 골치를 썩힐 이유가 없이 자동적으로 모든 것이 돌아간다는 얘깁니다. 어디에 뭐가 있고, 어떻게 하면 되는가가 潛在意識에 기록된 대로 그냥 몸만 움직이면 일이 척척 돌아가는 겁니다. 신경을 새로이 쓸 이유가 없어요.

현각스님이란 분이 金剛經이란 것을 강의하면서 'It is very easy'라는 말을 거듭한다는데, 그렇게 말하는 데에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습관성에 살면 정신이 혼란에 빠질 일이 없다... 다시 말해서 苦, suffering이란 것이 사라진다고, 釋尊이 그 책에서 그래 말씀하셨다네요.

그런 논리에서 내가 혹 같은 얘기를 늘 하던대로 계속 욹어먹는다면 여기 열당의 독자들이 좋아하겠오이까? 물론 않되지요. 뭔가 새로운 것을 개발한다 할까, 눈길을 끄는 고상한 발상이 새로이 요구되는데... 내가 무슨 수로 그런 기발한 얘기를 맨날 새것으로 제공하겠읍니까? 욕쟁이들이야 그래 하겠지만... 여기에 나의 고민이 있는 겁니다.

내게는 거의 매일 이메일을 보내주는 친구들이 있읍니다. 모두들 고교와 대학을 같이 다닌 녀석들인데, 그 중에 두명은 수신인으로 내 이름 앞으로만 보내줍니다. 내가 의아해 해서 어째서 나 혼자에게만 그런 forwarding한 것들을 보내는가, 물었지 않았겠오? 대답이 다른 친구들이 좋아할지 않할지 알지 못한다는군요. 그렇다고 내가 좋아한다고 한 적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내가 나서서 그러지 말라고 하지 않고 있지요.

늙어가면서 누군가에게 뭔가를 보내주면서 소일하겠다는 것을 마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지요. 그런데 셋째는 앞에 말한 친구가 방금 보낸 것을 대략 10명에게 보내줍니다. 그래서 나는 같은 내용의 펌한 것을 동시에 두 군데에서 받는 일이 비일비재 하지요. 처음에는 거북하게 느껴져서 한마디 했읍니다만 막무가내예요. 임마도 할일이 별로 없구나... 하고 내버려 둡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친구의 태도입니다.  전혀 읽어본 것 같이 않으니, 전에 보내준 것도 재탕 또는 삼탕하니... 그것도 나 아닌 딴 친구들 혹은 그의 다른 친구들에게 갔던 것들이 돌고 돌아서 내게로 전달되는 경우도 가끔 있지요. 내가 내린 결론은 사람들이 별로 뭐를 생각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자동장치에 해당되는 것이나 아닌지 착각하게 됩니다. routine하게 사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지는 몰라도 이런 지경에 이르면 치매에 접근하는 지름길을 가고 있는 것이나 아닐까... 그런 기분이 듭니다요.

禪涅槃
2015-05-25 11: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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