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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배
글쓴이 : wind 날짜 : 2015-10-27 (화) 16:12 조회 : 550

공자님(BC552-479) 하루는 제濟나라 환공桓公(BC?-643) 사당을 찾았는데 거기서 묘하게 생긴  하나를 봤다. 똑바로 세워저 있지 않고 옆으로 삐딱하게 기울어진 병신스러운 잔이다. 그래서 공자님은 "이런 것이  여기 있냐"  사당 관리인에게 물었더니 관리인 대답이 "환공 생전에 항상 곁에 두고 보시던 그릇(유좌지기宥坐之器)입니다. 속이 비였으면 기울어지고 알맞게 물이 차면 바로 서지만 너무 가득 채우면 엎질러집니다." 말을 듣고 공자님은 탄식했다. "세상에 가득 차고도 엎어지지 않는 것이 어디있겠느냐?"  공자님의 언행을 수록한 공자가어(孔子家語) 나오는 글이다.

 제나라 환공은 젊었을 검소하고  겸손해서 선비들을 우대하고관중같은 인재를 재상으로 등용해서 훌륭한 정치를 했다. 그러나 나라가 부강해지고 자신은 (), 모든  제후들 위에 있을 정도로 위치가 대단해지니까 점점 사람이 교만해져서 더 큰것을 욕심내게 된다. 그래서 무리한 전쟁을 여러번 이르켜서 국력을 크게 소모 시키면서도 자기에게 아첨이나하는 간신들만 등용하여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나중에는 자식들간에 후계자 싸움이 벌어지는데 그 와중에서 자신은 감금되어 한목음 얻어 마시고 굶어죽었다.

 공자님은 "환공같은 훌륭하신 분도 나중에는 이렇듯 자만과 욕심에 빠져 일을 그르칠 있는데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 탄식하신 것이다가지면 가질수록 갖고 싶은 욕망, 이것이 바로 인간의 가장 큰 약점이다. 공자님은  잔을 곁에 두고 보며 스스로를 경계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정도에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구나.”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에 나오는 계영배는 공자의 유좌지기(宥坐之器)에서 힌트를 받은 것 같다. 계영배의 계() 경계할 , ()은 가득 채울 , () . 그래서 가득 채움을 경계하는 술잔이라는 뜻이다. 술을 부으면 70%까지 채울 때까지 술이 그대로 있는데 그 이상을 넘으면  술이 없어진다. 주인공 임상옥은 이 잔을 곁에 두고 과욕을 경계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잔의 70%까지만 채운다는 것은 반드시 절제만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보다는 것으로는 70% 채우고 나머지 30% 여유로 남겨두라는 뜻이  아닐가? 장사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100% 채우면 고객이 들어올 틈이 없다. 그래서 내 이익의 30%는 고객에게 돌려 주는 것이 잘하는 장사인 것이다. 장사한다고 돈을 쫓아 안달복달하여 귀 멀고 눈 멀고 마음까지 머는 것이 바로 장사꾼의 비극이 아닌가.

 삼성 구룹 SDI 사장이였다가 얼마전  농심의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긴 손욱회장은회사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70%까지 밖에 채울 없다 위기의식을 강조한다. “나머지 30% 고객이 채워주는 것이다. 내가 100% 채울 수도 없고, 채워도 안되는 것이다.” 바로 겸손한 자세이다.

 협력업체와 거래에서도 내가 원하는 이익의 70% 선에서 절제하는 것이 바로 계영배 정신이다임상옥은나와 거래하는 사람들은 돈을 벌어라. 나와 만난 사람은 다 내 덕을 봐라 자세로 협력업체들과 거래를 했기 때문에 사업에 성공했다. 사업은 주는만큼 받게 되어있다

 계영배를 통해서 넘치는 것을 경계하는 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공자님이 환공의 사당에서 보았던 잔은 속에 아무것이 없으면 제대로 서있지 못한다. 그렇다고 욕심껏 채우면 잔은 엎어진다. 그러니까 너무나 없어도 덕이 안되고 그렇다고 넘치면 오히려 화를 부른다는 중용정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님 왈만초손(滿招損) 가득차면 손해를 보고, 겸수익(謙受益) 모자란듯하면 이익을 얻는구나. 내가 좀 욕심을 절제해서 양보하면 이담에 더 큰것을 얻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이태백 2015-10-27 (화) 17:36
▒ 관리자님께: 슈벨트 <미완성교향곡>을 부탁할까요? Symphony in B minor, No. 8 ("Unfinished") in H-moll, D 759(1822). 감사합니다.▒

4라는 숫자를 완성의 심볼로 알고들 있섰는데, .. 채우지 못하는 계영배처럼 어쩌면 세상사와 마찬가지로 완성보다 부족한 게 부족한 게 아닌 아름다움일 수가 있나봅니다.

여지껏 4악장으로 콘설트를 작곡하던 전통을 깨고 슈벨트가 감미로운 2악장(two movements)을 끝내고 3악장 120마디 초고를 포함하여 그라츠(Graz) 슈타이어마르크 음악협회 명예회원으로 뽑아준 데 대해 답례로 회장인앤제름 휘텐브렌너(Anselm 'æn'zelm' Huettenbrenner)에게 보냈는데 나머지 두 악장을 기다리다가 생각하기를 미완성 작품인가보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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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 2015-10-27 (화) 18:02
물아 물아!- 수재 수재(水哉 水哉)
묘하구나
네모진 데 네모, 동그란데 동그랗게.
수재수재(水哉水哉)
추서비천(秋西飛泉)
납설수(臘雪水)
그저 낮은 데로,~~
급류수(急流水),
순류수(順流水),
역류수(逆流水),

천리수(千里水),
벽해수(碧海水), 
수재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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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 2015-10-28 (수) 04:46
"수재 수재.. " 멋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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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5-10-28 (수)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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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 2015-10-28 (수) 04:51
써니씨
잘 감상했습니다. 슈벨트의 후배가 미완성교향악을 완성시키기 위해 한 장을 더 써서 붙혔다는데, 오히려 곡 전장을 다 망쳤다고 그러지요? 그래서 미완성은 미완성 대로 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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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 2015-10-28 (수) 05:51
맛배기 슈벨트의 콘체르토 # 8은 '미완성'이 아니고 알맹이 부위만 작곡. ?
동태의 기(대가리)ㆍ승(가슴살)ㆍ전(명란)ㆍ결(꼬리) 4악장에서 거두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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