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장원한 이율곡은 중용 성론(聖論)을 가르치면서 '제사를 지내 고인을 추모하면 귀신이 나타나서 차려 놓은 걸 향음¹한다'고 가르쳐 제사를 거부하는 크리스챤을 혹독하게 문초하는 빌미를 주었다.
까닭은 크리스챤들이 조상의 이름을 제사형식을 빌어 인정하지 않기 때문.
고대부터 조상의 산소는 조상이 거처하는 일종의 토지문서.
그러나 파라오 이크나톤, 진시황, 조조, 징기스칸이 묻힌 자리가 모호해 제사받기를 애초부터 원하지도 않음을 분명히 해뒀다.
흐 흠 -,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이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는데,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명예보다 죄가 많아 아예 자기를 잊어버려 달라는 뜻일 께다.
그 묫자리 판 사람, 시신을 운구한 사람이 되돌아 나오는 길목에 지키고 있다가 모조리 죽여버리는 군인을 매복해 두거나, 아예 무덤 돌문을 철커덕 내려 가둬 죽였다.
무덤내역을 소상히 알면 다 죽였다.
만약 누가 있서 패도로 전횡할 때는 그를 따르는 자들이 더 나빴고, 주공(主公)과 직속부하와 둘도 없는 사이면서 상호간의 신뢰란 아주 미미했던 것.
그러므로 수평적, 수직적 체계에 신뢰없는 정치는 썩은 정치.
그러므로 바늘 가는데 실 가듯이 악덕 옆에 반드시 괴물들이 정권을 부패 가중시킨다는 결론.
그 괴물 역시 수하직원으로써 신뢰감 없이 몹쓸 짓을 해왔음을 잘 안다는 증거.
그들 모두가 나쁜 짓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언제든지 서로 누구를 먼저 죽일지 모를 정도.
다 아시는 바, 진시황 심중의 적은 흉노족이 아니고 이사, 조고 환관들.
그가 성벽을 개축하고, 돌과 목책으로 만리장성을 쌓고(그 이후 당나라에서도 개축) 각 2장(丈) 60 간마다 수병(守兵)이 지키는 곳을 만들었서도 그가 중흥한 진나라가 흉노족이 그 만리장성을 넘어와 망한 것이 아니고 직속 수하의 배반감이 나타나고, 더더구나 학정에 못 이겨 민심과 이탈되는 바람에 망한 것.
역사는 순환한다.
따라서 현대정치도 매 한가지.
항상 살얼음판 건너가듯 조심조심 정치해야 할 것이다.
¹. 율곡 선생은 천재요 노력파. 가히 대단하다. 후학을 가르치기 위해 격몽요결 등 저술활동이 대단. 그 중 천도책(天道策)을 써내어 장원한 분. 아홉번이나 장원하여 구도장원공이라고 불리워짐.
그런데(이 '그런데'가 중요함) 마치 옥에도 티가 있다듯 학문에 티없는 사람이 있겠으랴만 무슨 공부를 하든 사람을 죽이겠끔 혹세무민해서는 않될 것이다.
그의 '천도', 하늘의 비밀을 누설하는 그의 명백과 예견은 서양문물, 특히 기독교 사상의 동진(東進)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인지 모르지만 노자, 공자가 '귀신은 없고, 오직 귀신이 있는 것 처럼, 여여如如하게 조상 귀신을 제사형식으로 추억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순자는 '제사는 참석자 서로의 친목에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귀신이 있다'고 주장하여 (기독교에서 미사 역시 예수님을 기리는 제사이기에 기도교 편을 드는 것이 아님) 기독교인이 순교해야만 하는 예절의 결함, 불공죄가 되는 절차상의 하자를 선조들에게 유학으로 남겨 줬음.
즉, 제자가 그에게 믈었다.
"제사를 지내면 귀신이 옵니 까?"
율곡:와서 향음한다. 예를 들어 엄동설한에 꽃을 토굴(땅굴. 일종의 그린 하우스)에 꽃나무를 두고 잘 보관하면 싹이 피듯이, 돌아가신 부모를 제사로 잘 모시면 혼령이 나타나 그 음식과 물을 드신다.
dkp:그러나 한 번 콱 죽어버린 나무는 토굴 아니라 배양기에 넣어도 세포분렬 않한다.
즉, 한 번 죽은 나무는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 이 것이 천도, 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