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예절과 제사에 대해 글을 정리하려고 제사 모시는 전통이 옳은 일인지 아닌지에 대해 노자에게 여쭤보러 갔지요.-사마천 사기에서
의관을 정제整齊하고, ..공자는 노루 중에서도 희귀한 종류의 비싼 가죽으로 기운 조끼배자를 입음.
문중제자를 거느리고 정중히 여쭈니까 노자가 평소에 공자에게 오감(惡感)이 있는지 몰라도
"네 그 호사스런 의관을 벗게나. 이름만 남는다!"
그걸로 만남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제자들이 스승에게 비아냥댄 노자를 매우 못 마땅히 여기자 공자가 말했다지요?
"그러지 말게. 내가 사모관대를 정제하고 밖에 나오는 형식인 것 처럼 제사는 귀신이 권위가 있는 것처럼(여여如如) 모시는 것이고 모인 사람이 서로 친목함에 의미가 있는 거라고 가르쳐주신 게다."
인생 말년이 되어가는 퇴계 이황(退溪 李滉)에게 같은 동갑나기로서 도학을 같이 공부하여 쌍벽을 이루는 남명 조식(南冥 曺植)이 퇴계를 향하여 "임금을 도울 수 있는 학문을 가졌지만 학자들이 물뿌리고 청소하는 허드렛일, 검소, 눈치의 입문(小學)의 절차도 모르면서 천리(天理¹)를 논한다"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러자 남명이 스승을 질투하느니 비난, 삐딱, 비방, 모욕, 폄하, 저주, 악한,..별 말이 다 나오자 퇴계선생이
"남명이 우리를 비판한데 대해 스스로 경계하고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제자들을 타일렀답니다.
역시 요즈음도 부끄러움²을 알면 좋겠다 싶지요.
¹. 천리(天理)란 하늘과 땅에서, 세상을 만든 분에 의한, 또는 의외로 만들어진 '만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지식을 명확히 하고자 함(격물치지格物致知)'에 만물 사이의 조화를 이(理), 그 만들어진 힘을 기(氣. 기운)라고 여기신 것 같지요?
². 퇴계선생은 부끄러움을 '스스로 깨달음(자성自省)'의 의미로 아시고 계신 것 같읍니다.
사실 맹자의 네가지 단정함(4단론四端論)' 중의 하나로서 '부끄러움이란 의로움이 단정할 때 나오는 타고난 품성'이라고 말하긴 했음니다만.
퇴계 선생 역시 도산서원에 7년간 은거하면서 기대승과 4단7정(四端七情)에 대해 논쟁하였다지요.
이 퇴계선생의 비문에 새겨진 한 구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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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에 어이하여 관직에 나갔던고! 학문은 구할수록 더욱 더 아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