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듣지도 않는 발모제 하수오(何首烏).
이 것이 한국에서 허세가 당당하듯, 누에번데기, 누에로 만든 가짜 동충하초가 열불나게 팔린 적이 있섰다.
McGuffin M, Hobbs C, Upton R, Goldberg A의 연구(1997)에 의하면 그 하수오(ho shou wu, Chinese kotwood, Fo-ti, fotitieng)를 먹으면 설사한다.
그러므로 고방(古方)에서는 날 것을 변비뚫는 데 복용하고, 남보다 먼저 나는 흰 머리, 흰 수염 방지(수발조백鬚髮早白)에 부작용을 줄이기 위하여 제(製)하수오, 포제(炮製)해왔다.
그러나 머리칼 나라고 복용한 적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끔, 아니 자주 한국인 건강약초를 휘두르던 고원지대 네팔, 티벳 자연산 진품 동충하초(冬蟲夏草)가 금값보다 두 배라지만 화교가 운영하는 그 차이나 타운 충초성(虫草城™)의 현물가는 '한 냥(30 gm)에 도매 60불.
이 것은 맥각균[보리깜부기] 진(眞)균[곰팡이] 동충하초균(菌)[Cordyceps sinensis sacc)의 자좌(子座. 죽은 시체) 및 이에 기생하여 자라 올라온 동물에 기생한, 살충(殺蟲)적인 버섯 덩어리(Hepialus armoicanus oberthuer).
따라서 벌레는 불쌍하게 죽게 되고 버섯이 벌레를 뚫고 나오다 더 먹을 살(肌)이 없으면 버섯 또한 성장이 중지되고 포자[홀씨]와 시체만 남게됨.
이 흔하지 않은 곰팡이 벌레를 정력제,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팔아먹어도 먹혀들어간 시절이 있섰다.
남이 좋다하면 우~우 몰렸다, 허깨비란 소문이 나면 애~애하며 흩어지는 한국인의 민심.
곰팡이가 개미, 벌, 굼벵이, 딱정벌레, 누에 등에게 침입하여 자라지만, 동충하초는 다시 말하여 '박쥐나방이 애벌레(a larva)'(편복아蝙蝠蛾. 박쥐와 상관 없고 나방이가 박쥐모양)에 기생하여 자란 것.
이 것이 누에를 키우는 잠실, 꿀벌통에 오염되면 큰 일 난다.
그러므로 보리밭에 자란 보리깜부기는 모조리 베어내어 불에 소각시켜 완전히 죽여야 함과 같은 이치이다.
곰팡이는 100℃ 물에 끓여도 죽지 않고 , 간헐(間歇)멸균기 안에 넣어 180℃로 밤을 새고 소독하고 하루 쉬고 다시 180℃, 그리고 하루 쉬어 다시 180℃로, 즉 세 번 간헐멸균해야 죽는다.
필자는 이로 인해 나비 떼가 통과하는 버지니아, 코스타리카로 이주하여 동충하초 생산으로 돈을 벌어보려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물주를 구했지만 미국에서의 장래성이 희박하고 환경보호국에서 농작물에 해충이라고 규제될 것이라고 예측되어 포기했기에 이에 대하여 전문가 편에 속한다.
그 히말라야 고원지대에 보통 호랑나비도 흔하지 않은데 더더구나 나방이에 곰팡이가 솟아나 죽어있는 한 냥(30 gm) 50마리의 동충하초를 찾으려고 위험스럽게 산비탈을 오르내리는 네팔 사람들이 불쌍하다.
신장, 폐에 약효가 나타나는 그 최고 진품은 박쥐나방이[나비와 다름] 에벌레에서 얻은 것. ㆍㆍㆍ 누에 고치에서 나오는 게 나방이라 여기면 됨.
나방이는 나비와 달라 안테나에 더럽(?)게 보일 정도로 털이 많이 나있음.
2.
오늘 아내의 10불짜리 가짜 가죽가방을 버리려고 하면서 얼픗 보니 꽤나 정성드려 만든 네팔에서 만든 가짜 가죽가방이었다.
내가 보아도 이 것 한 개 만드는데 며칠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 소매 10불.
불쌍한 네팔인들.
가죽 모양으로 비닐을 피택(皮澤)하고 표면을 눌러 상감(象嵌)하고 화사(畵師)가 그려준대로 그 눌려진 관지(款識)에 박아넣은 수 십개의 색지가 유통과정에 그 중 한 개는 떨어져 나갔지만 원 디자인은 모양나게 아슬한 곡면처리.
가방 몸체를 고루 잡아주는 참역(站役).
전체는 한 뼘 반에 두 뼘의 얼추 직사각형인데 모서리를 둥글게 도림질 세공.
구어낸 도자기 무늬처럼 교묘하게 새겨 박은 조루(彫鏤).
덮개 있는 토트(tote) 모양의 백.
덮개에는 산수암석(山水岩石)을 도끼로 쪼갠듯한 부벽(斧劈)의 묘(妙).
그리고 어깨에 맬 수 있게 예쁜 디자인의 노끈이 달려 있고, 노끈에는 뱀껍질 모양으로 눌러 무늬내고 그슬린 색깔의 바누질.
적, 청, 백색 작은 조각을 상감한 곳에 붙인 콜라주(collage) 수법.
두 줄의 그림을 그리고 그 사이에 색(色)을 채운 구륵(鉤勒)법.
앞주머니에 그 가짜 원단을 말아 장구모양의 단추를 만들어 붙여 잠글 수 있게 했다.
이 것이 소매 10불이라니 네팔이 우리와 거리가 멀어서 그렇지 인건비가 무척 싸다고 느낀다.
여기에 지진참사로 수 천명이 죽어갔다니 불쌍히 여겨지는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세상은 고르지 않다.
원래 티벳, 네팔인은 힌두교 세력, 중국, 몽고제국의 침공 및 속세를 떠나 설산(雪山), 영산(靈山) 히말라야 산맥 위로 피해가 사는데 하필이면 그 고지대에 지진이 울린단 말인가!
죄 없이 무고하게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빈다.
................................................................................................. dkp 올림 5-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