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초롱 서시(序詩)
.......................................................................... 낱말뜻?
한울은
................................................................ 한 울타리, 진실한 우리
울파주가에 우는 병아리를 사랑한다. ........................ 수수깡, 소나무가지, 싸리 울타리. 도연명 채국동리하(采菊東籬下)
우물돌 아래 우는 돌우레를 사랑한다 ........................ 땅강아지, 말똥벌레같은게 땅을 파고 다니며 '오르오르 쩌' 체념의 소리
그리고 또
버드나무 밑 당나귀소리를 임내내는 시인을 사랑한다. . 임내내는. 흉내 내는
한울은 풀 그늘 밑에 삿갓 쓰고 사는 벗을 사랑한다. .... 벗. 버섯 우산
모래 속에 문 잠그고 사는 조개를 사랑한다. ............... 세상 떠나 정치를 멀리 함
그리고 또
두툼한 초가지붕 밑에 호박꽃 초롱혀고 사는 시인을 사랑한다. .. 도연명 국화 좋아한다고 말 못함. 일본황실문양. '혀고' 불켜고
한울은 공중에 떠도는 흰 구름을 사랑한다. ................ 허무주의는 일본순사가 오케이
골짜구니로 숨어 흐르는 개울물을 사랑한다. .............. 독립운동가 노!, 은둔자 오케이
그리고 또
아늑하고 고요한 시골 거리에서 쟁글쟁글 햇볕만 바래는 시인을 사랑한다. .... 옷이 바라지는, 넉[혼魂]나간 조센인 오케이
한울은
이러한 시인이 우리들 속에 있는 것을 더욱 사랑하는데 차마 자살할 수 없고,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시인
이러한 시인이 누구인 것을 세상은 몰라도 좋으나 .........주돈이처럼 연꽃 좋아한다고 못함. 남묘호렝겍꾜[남무묘법연화경]
그러나
그 이름이 강소천姜小泉인 것을 송아지와 꿀벌은 알을 것이다. . 나라가 망한 걸 누구를 원망하랴. 이 사정을 미물이나 알겠지.
<호박꽃 초롱>
호박꽃을 따서는 무얼 만드나, 무얼 만드나
우리 애기 조그만 초롱 만들지, 초롱 만들지
반딧불을 잡아선 무엇에 쓰나, 무엇에 쓰나
우리 애기 초롱에 촛불 켜주지, 촛불 켜주지
<dkp 註. 종이 장난감. 오려가며>
일제시대 언론의 자유를 없앴고 일본말을 섞어 표현하여야 할 시기에 독립운동 이야기 빼야하고, 한국 역사 이야기 빼고, 장난감 없기에 '오려가며'-오리가미折紙. 종이 접어 배, 학 만들기, 잔디뿌리 뽑아 서로 걸고 당겨 안 끊어진 쪽이 끊어진 늠 군밤주기, 남의 밭 콩사리, 자갈밭에 쑥불 피우고 감자 구어먹기, 화로불에 고구마 구어먹기(이 군고구마도 '야기모燒網'라고). 소루쟁이, 질경이 나물해 먹고 뱀-개구리 뒷다리 구어먹고 벼메뚜기 잡아 볶아먹고 망마천마, 좃박기하여 진 쪽이 군밤맞기, 굴렁쇠 굴리기, 제기 차기, 팽이 돌리기, 무등타고 포플러에 달라붙어 우는 매미, 쓰르라미에 다가서다 떨어져 가슴에 관격(關格)들어 숨도 못 쉬다, 매미 대신에 나비-잠자리, 여치, 소금장이, 방아깨비, 팥뚜기, 때까치 잡기. 여치 잡아 밀짚망에 먹거리 오이 넣어주기, 울지도 않는 못 생긴 소금장이를 누가 밟았나 뭉개져 죽었고 방아깨비 두 발목을 붙잡고 다리 부러질 때까지 방아 찧게 한다.
나무대기로 걸쳐세운 끈 달린 대바구니 밑에 보리쌀 넣고 참새가 바구니 속으로 들어가면 줄을 낚아채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 참새가 속질 않는다. 그래 Y자 나뭇가지 새총 만들어 참새 잡기. 개울에서 멱감기, 물싸움, 씨름하기, 달음박질하기, 공기돌 놀기, 누나 어림말, 조약돌이나 동전 던지기, 땅에 동그라미, 손톱으로 조약돌 쳐서 땅 뺏기, 뜨게질하기, 그네뛰기, 널뛰기, (임진왜란 원무곡 강강수월래도 금지), 짱께미[掌拳 장켄. 가위-돌-종이/가위-바위-보]. 엄지로 검지누르기, 빽 구슬[다마]치기,
호박꽃 속에 들어간 벌을 잡아 가지고 놀다 쏘이고 가오리 연 날리기, 논에서 썰매 타다 메기잡고, 행혀 빈 깡통이라도 있으면 정월보름 전날 밤처럼 불장난하기, 왕개미-귀뚜라미-왕파리-풍뎅이 목아지 끊고 비틀어 마당 쓸기, 비온 뒤에 송사리 잡기,
어른은 웅덩이 물 퍼내고 미꾸라지, 가물치, 민물메기, 붕어 천렵, 장탉에 고추가루 먹이고 닭싸움시키기, 반딧불 잡아 병에 넣어 형설의 공에 애기 초롱 만든다고 해야지.
애가 울면 '호랑이 온다'라면 무서워 울음을 뚝 그친다. 그래도 울면 '곶감줄께!'라면 울음을 멎는다.
그래서 '호랑이가 이 말을 듣고 곶감이 자기보다 맹수인줄 알고 도망간다.'
그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준사(巡査. 일본경찰) 온다'라면 뚝 그친다. 까닭은 준사가 할아버지를 끌고 간 걸 보았기 때문.
<백석 註>
바꾸어 치기[대치법]
호박꽃 = 초롱
반딧불 = 촛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