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설흔 여섯살 때 동갑내기 아내와 세 아희들을 데리고 취업이민으로 오하이오 컬럼버스市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민 온 이유는 아내가 틀림없이 아픈데 한국에서 병명을 찾지못하자 병을 고치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 안가면 이혼하자는 아내 말을 따르기로.
그런데 아리조나 피닉스市, 카나다는 삭막할 것 같아 피는 물보다 진하다기에 오하이오 주립병원에 근무하시는 장모님 집에 도착.
셋집을 구하는 동안, 아이들 셋이 소파-침대 겸용 위에 올라가 뛰어노는 통에 이 것을 망가뜨릴 정도이기에 연립주택 아래-윗 층을 구해 입주하고 이정표로 삼기 위해 마당 멀찍이 유럽산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지요.
제가 인턴 시험준비하는 동안 장모님은 병원에서 일이 끝나시면 교회의 나이 많은 K의 친정엄마를 간병하시기를 10년 간 하셨습니다.
우리는 뉴저지로 이주했지요.
그 할머님이 돌아가시고 10여년 후 저의 장모님이 치매로 간호사가 붙어있는 미네르바 양노원에 입양하시게 되자 같은 교인인 그 K권사님이 10여년동안 우리 장모님을 문병하고 보살펴주심.
이유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듯이 자기 친정 엄마를 돌보아 주신데 대한 부담없는 갚음이라고.
그에 고맙게 생각하는 저희 가족은 1년에 2번 정도밖에는 만나뵙지 못하고 계절따라 카드보내고, 필요하다 싶으면 보건약, 영양제를 붙여드렸지요.
한 편 집 한채 돈을 오하이오 주립대 병원에 쏟아부었는데도 제 아내 사라의 '병명을 모르겠다'가 진단명.
요즈음 같으면 '헤리코 박터'.
그 당시에 제 아내의 병명은 민방에서 말하는 '냉배'였는데, 서구의학에서 개념조차 찾지 못했던 것을 오스트렐리어 연구진이 최초로 '헬리코 박테리아'를 한 컵을 먹고 병을 얻은 후에 최초로 부작용이 심한 '펩토비스몰', 테트라싸이클린', '메트로니다졸'을 복용하여 고친 후 대충 10년 지나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병.
그러다 우리가 은퇴하고 대부님이 사시는 펜실베니어 포코너에 집을 계약했는데 이 K 여사와 교회 권사님이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자식 근처에 살아야 한다고 강력히 권유하여, 지금은 직장따라 흩어져 사는 세 애들 중에 노후에 알맞을 캘리포니아에 사는 둘 째 애가 사는 시로 이사옴.
그 후로 찾아뵈웠을 때 유방암 초기 수술을 하여 괜찮다고.
그런데 지난 연말부터 전화가 불통. 연하장을 보내도 예년과 달리 전화가 없기에 '쾌유를 빈다'는 의미가 은근히 깔린 카드를 보내어도 묵답.
해가 바뀌어 지난 어머니날에 'Happy Mother's Day' 카드를 보내어도 묵답.
답장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내 쪽에서 먼저 여쭙는 안부편지.
그러다 오늘 다음과 같은 편지를 받았읍니다.
Wells Fargo Advisors, LLC
485 Metro Place South, Suite 300
Dublin, OH 43017
Bruce O. Dye
Vice President - Investments
Dear Sarah,
Thank you for sending a Get Well card to my mother (Ke Soon) on Mother's Day.
Mom passed away in December.
Thank you for thinking of her.
Sincerely,
Bruce O. Dye
이 편지를 보더니 아내가 마구 웁니다.
슬픔과 냉정한 세상과 인생의 허무.
오늘은 네 차례, 내일은 내 차례.
자식이 남보다 낫다지만 물 떠오고 들여다 보는 배우자가 자식 열보다 낫고, 같은 교인이 자식보다 낫고 돈이 자식보다 낫고, ..
그 간 K권사님은 남편이 이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혈압, 콜레스테롤, 당뇨로 리빙룸에서도 휠췌어에 앉아 있기에 대소변, 의복을 7년간 갈아 주어야 했고, 아이들 셋이 손주 여덟을 낳아 낮이면 날마다 집으로 데리고 와 베이비 싯터, 거기에 세쌍둥이 낳은 Mr. Dye.
사람 수명은 알 수 없는 것. 선후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의 장모님은 기억이 거의 상실되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시지만 문병 온 이는 가고 문병 받는 장모님은 아직 구존하시고.
처음 양노원으로 오신 후에 양노원측에서 장모님 재산을 다 말아먹은 후에 정부혜택과 겸해서 입양하고 계시지만 의료진 속에서 이나마 9순이 되신 거라고 여깁니다.
돈이 없섰더라면 의료진을 매일 만날 수 없겠습니다.
죽을 때까지, 죽으려고 해도 돈이 있서야 함.
그러므로 병원제도가 나쁘더라도 의사를 자주 만나는 분이 결국 오래 살겠습니다.
'너희 중에 아프지 않은 사람은 의사기 필요없다'고.
'괜찮다고 의사를 안 만난 사람이 갑자기 죽고',
'자식 역시 손님. 며누리도 손님, 친척, 친구도 손님.'
'자식과 한 지붕 밑에서 살지 않는다.'
'생선과 손님은 3일이면 냄새난다'고.--
John Lyly: "Euphues (1579-'80)". Fish and guests in three days are stale.
Titus M. Plautus (BC 254-184): Miles Gloriosus. 3막; No guests is so welcome in a friend's house that he will not become a nuisance after three 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