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피어난 치자꽃. 30여개의 가지 끝마다 꽃봉오리가 열리면서 새 가지가 돋아나 4인치 백장미같이 화사한 하얀 6개 꽃잎 5겹을 받쳐줌. 재래종이 아니고 꽃을 키워낸 치자의 씨방이 깊이 감춰져 치자가 열리지 않았다.
3년 생이기에 화분에서 금년이 마지막 해.-Gardenia thunbergia
G. jasminoides (augusta) 하이브리드.
매일 직사 폭광을 가려주다가 햇빛을 좋아하기에 그끄저께 하루 뙤약볕이 쪼이게 하고 안사람이 약속한 칫과에 다녀와 보니, 두꺼운 꽃 잎 끝 가장자리만 밤색 가죽색으로 무늬를 지으며 한 물 가버렸네.
들기름이라도 바른 듯 무성하게 반사광이 나는 암록색 잎에 짙은 꽃 향.
30~40대 중년여인의 샤넬 넘버 5 향수 모액(母液), 애칭이 마릴린 향수.
치자꽃향은 자스민(茉莉花말리화), 백합꽃보다 넥타향이 짙음.
이 날 금년에 두 번째 피운 여덟 트럼펫 백합꽃 역시 1주일 피움을 견디지 못하고 네개가 한꺼번에 시들어 쫄쫄이가 되어버렸음.
이 백합 꽃잎 바깥 쪽보다 안 쪽이 얼마나 미끄러운지 왕벌이 꽃가루를 발목에 붙이다가 자세를 놓치고 나둥그러져 진다.
그래서 트럼펫같이 속으로 좁혀져 들어가는 암술대 속 깊이 씨방의 넥타를 빨 생각을 못해서 그런지 백합의 6개 씨앗은 형식뿐.
바람으로 숫꽃을 날려주는 소마무가 아닌 다음에야 치자나 이 백합의 씨방(ovary)이든 동물의 포궁(胞宮)이든 암꽃대(style) 깊이까지 자극을 주어야 씨를 맺는 것 같음.
자- 암놈이라면 흔들어 자극을 주어라. 호박꽃처럼 암술대가 쪼개질 때까지.
석류꽃에 벌들이 하도 빨고 쑤셔대기에 석류열매는 과육이 아물사이 없이 수술이 말라붙어 있고, 네이벌 오렌지는 상처가 나 배꼽처럼 퉁그러질 정도이니, 변강쇠처럼 여인을 반 죽이거나 여인을 볶아대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더위에서도 잎새에 즙이 많은(多漿) 선인장같은 서컬런트(succulent)들만 살 판 났다.
잠자는 남자와 정을 통한다는 옹녀 서커버스(succubus)처럼.
이로서 생물의 특유한 성질, 히포크라테스의 정액, 물 등 4체액설,... 물이 질퍽한 여인이 정력이 세다는 걸 짐작할 수 있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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