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한국동란 때에 융단폭격하는 새카만 구라만[그루만] 폭격기 편대처럼, 기관총을 난사하는 전투기 쌕쌔기[젯트 파이터]처럼.
그 수 만 마리의 청어떼(bait fish). 사시나무 떨듯 와글거리며 일체 협력한 연대병력의 은빛 실루엣. 상어떼에게 겁주는 큰 형상이라지만, ..
둥굴게 휘말아 있다가 방어떼의 공격을 받고 좌측으로 방향전환, 이어서 창고기의 공격을 받고 우 회전.
그리고 또 밀어닥친 상어떼를 피해 수면으로 급상승했지만 다시 가마우지의 공격을 받고 밑으로 굽어 헤엄치려 하나 밑으로부터 계속 밀고 올라오는 동료 물고기떼들 때문에 갈곳이 없서, 수면에서 가뭄든 웅덩이에 미꾸라지 바글거리듯 하면, 가마우지는 이 때다 싶어 더 힘껏 열을 내어 위로부터 직강.
물고기를 찍다가 놓치면 그대로 물 속을 내리 돌아 그 들을 물 위로 몰고 있다.
그 중 한 마리를 물고 하늘로 뜰 때 물고기는 죽을 힘을 다해 비틀거리며 지느라미를 친다. 이에 새들 역시 부상당한다.
이 걸 알아 보려고 먼저 200여 종의 물새들이 산다는 산타크루즈 해변으로!
갯바람에 쏠려 바닷쪽으로만 무성한 나뭇잎들.
천연다리(Natural Bridge)라고 불리우는 자연적으로 다져진 점토층이 아직 돌이 안된 채, 지난 90년 동안 교각 두 개가 무너져 지금은 한 구멍 아치 뿐입니다. 그 점토에 구멍을 뚫고 사는 홍합, 맛살 그리고 벽에 붙은 따게비.
여기에 이르는 비탈길에는 억척스럽게 뿌리 줄기를 뻗치며 사는 아이스 프랜트(ice plant)의 연분홍색 그리고 흰꽃밭 사이를 비집고 모래사장으로 내려가서, 늙어 죽었는지, 물고기 지느라미에 채여 죽었는지 몰라도 하여지간에 그 천연다리 아래에서 죽은 갈매기와 가마우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섰습니다.
이 곳 안내문에 "가져 가지 말고, 부시지 말고, 그냥 냅 둬라"고 씌였기에, 주워 온 표목(rip wood)으로 뒤집어 보고 손으로 까발쳐 보았지요.
이들이 서로 빛갈만 다르지, 방향타 꼬리는 똑같이 12개의 깃으로, 그리고 주(主) 날개들 역시 똑같이 양쪽 날개쭉지에 36개의 깃, 그리고 그 크기가 차츰 작아지지만 이 승강타 보조날개(elevon) 역시 36개의 깃이 2/3씩 안쪽으로 포개지며 쭉지까지 12열.
비록 지금은 죽어있지만 물고기를 얼마나 잘 먹었는지 기름기가 번질번질.
그리고 갈매기는 4인치 크기의 물갈퀴에 발톱이 세 개씩.
그러나 가마우지는 네 개씩 달려 있기에, 물갈퀴가 5인치 크기인 가마우지가 직강하여 바닷속으로 첨벙들어간 후에 청어떼를 추격하기 위해 헤엄치기가 갈매기보다 좋게 생겼습니다.
발목에는 수리매처럼 털이 없고, 배는 평저선처럼 밋밋하고 온몸이 유선형으로 되어 물과 공기의 저항을 덜 받게 생겼더군요.
콧구멍은 윗부리에 그 부리끝을 향해 째져 있섰고, 그 부리 역시 가마우지의 것이 커서 5인치 길이에 윗부리는 아랫부리보다 조금 더 길고 그 끝은 아래로 꼬부라져 있기에 물고기를 꽉 물면 물고기 옆구리에 박히겠끔 생겼더군요. 320
그렇지만 그 간 기고만장하게 자멱질하며 방어, 창고기, 그리고 상어에게 물리면 한 입도 되지 못할텐데 그 이빨 옆으로 종횡무진하게 쏜살같던 그 기운은 어디로 가고 이렇게 모래사장 위에 죽어 널브러져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