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한국이란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것...
그렇게 시작된 연유가 6-25사변이 되겠지만, 전쟁의 후유증이 가라앉은 후에도
여전한 이유가 뭔가?
보내준 이야기를 읽어보고,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 하는 것보다 더 절실하게
고아들이 생부모를 찾아나서는 그들의 애환에 눈시울을 적신다.
한국사회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장터의 소매치기로 부터 교회지도자들로, 나아가서 국회의원들의 사기행각에
이르는 한국인들의 "네꺼는 내꺼, 내꺼는 내꺼" 의 소유개념이 바로 그거다. 신용이나
신뢰 또는 의리 따위는 전혀 고려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된 이유가 뭔가?
한국민족은 씨족을 한 구성요인으로 동네를 형성하고 살았다. 그래서 김씨네 촌락과
박家네 동네가 엄격히 구별되었다. 동구 밖에 장승을 세워서 그 경계를 분명히 하였었다.
그래서 그 안에 사는 사람과 바깥에 있는 사람을 구별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런 습관을 내외한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가 모르는 남자에게
내외한다는 말로 변했지 마는, 실상 한국사회에는 학교동창, 혈연관계, 동향사람,
같은 교회인끼리는 매우 예절 바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냉정하고 타산적이다.
혹시 길에서 길을 물어본 적이 있었오? 못들은 척하던가, 턱으로 엉뚱한데로
턱을 처들던가, 아예 신경질적으로 "나는 모르니,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 케싸고
잽싸게 도망치듯 달아나는 한국인들의 정서... 요즘은 좀 나아졌는지. 세계 어느 나라든 가보시라. 길을 잃어서 난처한 길손에게 이처럼 박절하게 구는 민족과 나라가 없다.
이런 맥락에서 혼외정사에서 나온 아이는 자기네 공동체의 수치로 여기게 되었고,
애비된 녀석들은 책임에 관한 한 "네꺼 네꺼" 의 떠넘기기가 크게 작용하게 되었고,
에미된 여자도 자기들 무릿속으로 데려오기 힘들게 된 '內外思想(내외사상)'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한다.
이런 사회구조에서 경제력이 미약한 에미들이 "가장 손쉬운 해결책"으로 고아원에
맡기게 되고, 결과적으로 홀몸으로 다시 결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한국남자들은 남의 자식을 가진 여자를 경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는 미국남성들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재수없이 부인이 石女(석녀)라면
기꺼이 남의 아이를 맡아 키우는 전통에서 서양, 특히 미국에 한국의 고아들이
많이 입양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입양시킨 생보모의 고충이나 입양 당한 고아들의 처지에는 무감각한 한국사람들이
이러한 비인간적 처사를 기독교나 불교 등의 소위 "사랑의 정신"에서 새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일로 생각된다. 말로만 "이웃사랑"을 땅끝까지 실천한다면서
아프가니스탄에 보내서 斬首(참수)당하게 할게 아니라, 제 나라의 부조리한
인간관계를 사랑으로 용납하는 사회전통을 세워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禪涅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