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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네 살의 아들이 죽어도 그렇게 슬펐는데
글쓴이 : dkp 날짜 : 2014-08-01 (금) 03:30 조회 : 1441

네 살의 아들이 죽어도 그렇게 슬펐는데

  “우리 농아가 죽었다니 비참하구나! 가련한 아이…. 내 몸이 점점 쇠약해지고 있을 때 이런 일까지 닥치다니, 정말 마음을 크게 먹을 수가 없구나. 너희들 아래로 무려 사내 네 명과 계집아이 하나를 잃었다. 그중 하나는 낳은 지 열흘 남짓한 때 죽어서 그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겠고, 나머지 네 아이는 모두 세 살 때여서 품에 안겨 한참 재롱을 피우다 죽었다. 이 세 아이는 나와 네 어머니가 함께 있을 때 죽었기에 딴은 운명이라 생각해버릴 수 있어 이번처럼 간장을 후벼 파는 슬픔이 북받치지는 않았다.”…… (답양아 答兩兒)

  1802년 겨울에 넷째 아들 농장이 네 살로 요절했다는 기별을 받고 다산이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의 첫 부분입니다. 역적죄를 뒤집어쓰고 천 리의 멀고 먼 외딴곳에서 고향으로부터 슬프기 짝이 없는 기별을 받자, 너무나 아프고 쓰라린 심정이어서, 억제할 수없이 그냥 써 내려간 편지글입니다.

  부모와 자식, 그것은 누가 뭐라 해도 천륜(天倫)이어서, 사별을 당해서는 기막힌 슬픔을 토해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생사고락의 이치를 조금은 깨달았다는 나의 애달픔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아이를 품속에서 꺼내어 흙구덩이 속에 집어넣어야 했던 네 어머니의 슬픔이야 어찌 헤아리랴!(답양아 答兩兒)

  다산같이 이지적이고 냉철했던 학자도 어린 자식의 죽음에는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절망에 빠지고 말았는데, 생때같은 자식이 바닷속에서 죽어갔다는 소식을 들은 부모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비통하고 비통할 뿐만 아니라,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픔을 어떻게들 견디어 내실까요. 인천에서 제주도로 떠난 배가 진도 근방에서 침몰하여 수많은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던 도중 시체로 변했다니, 이런 슬픔은 어떻게 이겨낼 수가 있을까요. 5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함몰당해 생명을 잃었던 삼풍백화점 붕괴, 고사리 손의 어린 유치원생들 20여 명이 죽어간 씨랜드 사고, 성수대교가 무너져 꽃다운 여고생들이 무더기로 죽어간 사건, 대학생들이 수련회에 갔다가 지붕이 무너져 열 명이 넘게 죽어간 사건, 언제까지 이러한 사고는 계속될 것인지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지 못하면서, 고등학교 2년생으로 생을 마쳐야 했던 슬픈 청소년들의 죽음에 삼가 애도의 뜻을 올려야겠습니다.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한다고 당국자들은 떠들어대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면서 아까운 생명들만 사라져가고 있으니, 이런 불행은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요. 질병으로 죽어간 어린 아들의 죽음에도 다산은 그렇게 슬퍼했거늘, 다 키운 자식들이 한순간에 없어져버린 부모들의 심정,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누가 그들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요. 옛날의 내무부에서 ‘안전(安全)’을 우선시하겠다고 ‘안전행정부’로 이름까지 바꾼 정부에서도 ‘안전’은 없고 떼죽음만 계속된다면 국민들은 누구를 믿고 살아갈까요. 천재지변의 사고가 아니라 ‘인재(人災)’라는 결론에는 누가 어떻게 책임지고 어린 생명들의 영혼을 달래줄까요. 가슴이 미어질 뿐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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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네 살의 아들이 죽어도 그렇게 슬펐는데


이순신장군이 안타깝다고 하시겠네요.

빈대떡같이 바닷물이 동그라미를 그리는 이번 사건 현장보다 물살이 소용돌이 치면서 암초가 많은 울돌목에서 이순신 장군은 13척의 배로 333척의 일본수군 구루시마 미치후사(來島通總)를 죽게 만든 화원반도와 진도 사이 물살 최대 시속 6.5미터 명랑대첩을 이룬 곳.


울돌목 같은 물살의 해적의 소굴 미야쿠보(宮窪) 지역에서 자라온 구루시마 출신인 구루시마는 울돌목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승리할 자신이 있섰지요. 

안타까운 이번 배 침몰의 원인은

1. 일본에서 건조한 이 배를 구입한 후에 선주가 돈을 더 벌려고 칸막이 하여 선실을 더 만들 때 선주가 허가를 받았는지, 신고를 했는지 원설계를 무시하고 객실을 만들은 점

2. 화물을 안전하게 묶지 않아 배가 기울 때에 한 곳으로 쏠려 좌초 시간이 당겨졌음

3. 승객에게 탈출지시를 미적거리면서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장이 선장으로서의 윤리를 버리고 먼저 탈출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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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 속도가 시속이 아니고 초속 6.5미터로 바로 잡습니다.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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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먼저 퇴선한 세월호 승무원                          

광음과객불시인 光陰過客不侍人 세월이란 영원한 나그네,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데
낭탐가탁세월호 狼貪假托歲月號 못된 이리같은 욕심이 이 격언을 살짝 빌어 세월호라
랑질궁복청해진 狼疾弓福淸海鎭 마음 산란한 이가 궁복 청해진 회사라 이름했으면
사가낭패막리도 乍可狼狽莫理逃 뜻대로 되지 않는형편에도 도망가지 않는 법인데
거조해망승조원 擧措駭妄乘組員 언행이 망칙스럽고 온당치 않은 승무원들이
장비뇌만득전훤 腸肥腦滿得傳喧 머리에 든게 없다고 뭇 사람의 구설에 오르는 것은
순진무구개수장 純眞無垢皆水葬 순진무구한 사람만 모조리 수장시켰으니 
차골부격어세항 次骨掊擊於世港 뼈에 사무친 원한에 지탄받을 짓을 했음이로다
                                                                                                              禿筆朴京龍4.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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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구절을 이백의 시에서 광음자백대지과객'光陰者百代之過客', 도잠의 시에서 '세월불대인歲月不待人',을 인용하였기에 '불대인不待人'으로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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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을 즉각 보도한 외신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나이 어린 선장이 배를 버리고 먼저 도망갔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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