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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치 그리고 자소
글쓴이 : dkp 날짜 : 2012-05-17 (목) 08:27 조회 : 866
준치회를 먹을 때는 자소잎을 준비하거나 식초를 듬뿍 쳐서 먹나보다.

강하구에 산란하려던 준치를 회로 먹으면 밴댕이보다 살집도 많을 뿐만 아니라, 맛이 기가 막혀 '썩어도 준치라'는 식도락가의 말이 있을 정도.

그런데 이 놈이 얼마나 가시가 많은지, 잘못 먹으면 목구멍에 그만 가시가 걸린다.
이에 아예 자소잎에 준치를 쌓아 초장쳐 먹는다.
'경유'라는 풀은 흔하지 않기에 대신으로 자소가 좋다고 한다.

세계 각국 바다에 고르게 사는 준치는 원래 가시가 많아 어망에 걸리면 '바다에 버리거나 사료로 쓰이는 물고기(bycatch)' 중에 50센티미터 정도 길이가 된다고 하여 '리사 에롱가타(Llisha elongata)',

홍어보다는 살이 없지만 약간 썩히면 뼈가 발라져 꼬리꼬리하게 썩어도 준치맛이라는 모양.

그리고 히말라야로부터 동아시아 원산 소엽(蘇葉)이라고 불리우는 약간 달고 매운 맛의 자소(紫蘇. 日人은 shiso)는 들깨같이 생겼으면서 자주색 잎에, 역시 들깨 모양의 씨앗을 매달기에 '열매 들깨(Perilla frutescens)'라고 부르는가 보다.494

이와 같이 이 열린마당에서의 악성댓글 맛 역시 소엽에 싸먹는 준치맛이라 하겠다. 

악플을 빼면 제재와 주제에 대한 내용이 별로 없는 편.

우리가 멱살잡고 신나게 싸울 때도 치고 패고 얻어맞는 게 욕설이 오고 간 것보다 적은 것과 같다고나 할까.

잡아 당겨 말리는 언성, 역성드는 고함소리, 꼬리꼬리하게 히히대는 구경꾼.

말리는 언성은 싸먹는 잎사귀, 고함소리는 양념초장(醋醬), 히히댁거림은 강건너 불구경.

도대체 삶에 재미가 없서 세상 그 두고 많은 생선 중에 밴댕이, 준치, 복쟁이드냐.

그래도 알을 잘못 먹고 꺼벅 죽을 망정 복어는 살이라도 많더라만. 

그러니까 히말라야산맥으로부터 동아시아에 걸치는 설산(雪山) 불교사상이 그 악플을 감내하기에 좋은 양식인가 하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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