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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사모 #1: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글쓴이 : 이태백 날짜 : 2015-04-20 (월) 10:12 조회 : 830
"아니야, 소문이 무섭다는 의미에서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잖아."
"예- 자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 "
"그런 말, 왜 못 들어봤서?"
"듣지 않은 걸 못 들었는데요?" 
"이 것아! 골라 듣기야?"
"제 귀는 사슴, 코는 낙타. 먼지 날릴 때는 닫거든요. ㅎㅎ"
"이 사람이? 근심을 희롱하고 있군!"
"결혼이 늦어지면 자연히 나쁜 소문이 난나는 말은 들었죠."
"누가? 허잡기는 ㅎ. 예전에 누가 감사의 표시로 금 열근을 가져왔네. 무엇에 대해서 감사했는가 하면? 동아리끼리의 그 선물 이야기를 자네도 들었겠지?"
"모르겠네요. 와~우! 그 열근이면 닷돈짜리 금목걸이 40개는 만들겠네요!" 

그녀는 기가 막힌지 그를 바느질하던 실꾸리를 그에게 던지고 말한다.

"그게 아니거든! 후세에 이름이 좋게도 나쁘게도 나지 않은 '왕밀'이란 사람이 있섰는데, ... 
문제는 그 금을 받을 양진(楊震)이 왕밀(王密)을 천거하여 왕밀이 벼슬을 받았기에 감사의 표시였건만 원래 청렴하여 그 걸 보며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와 나, 넷이 알고 있네'라며 거절했다더군." -후한서 양진(?~124)傳:사지四知 

"그런 이야기쟁이(꾼)을 이조 때에 벼슬을 주었는데 직급이 시강원 정 7품이었다죠. 꽤나 높죠.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암행어사로 지방에 순시나갈 때 정 6품인가 했다니까요."
"그 암행어사들이 현감은 물론, 관찰사의 잘못을 지탄했잖았겠나!"
........................................................................... dkp 올림 4-19-15 

선열반 2015-04-21 (화) 08:41

3.2.2. 조선의 과거제도 

조선시대에 이르러 고려시대의 문제점들을 대폭 개선, 지역균형과 능력주의가 매우 절묘하게 섞인 합리적인 제도로 발전한다. 소과에서 각 도별로 할당된 인원을 먼저 뽑은 뒤 대과에서 점수로 줄을 세워서 최종 합격자를 가렸다.

하지만 난이도와 경쟁률이 상상을 초월했다. 전국에서 모인 수만 명의 응시자 중에서 소과에서 200명을 제외하고는 쳐낸다. 그리고 그 200명 중 단 33명만을 뽑았다. 명에서는 수십만명 중에서 400명이였으니 그나마 조선이 낫긴 했지만...

그러나 시험 단계도 어마어마하게 빡빡해서, 진사시/생원시, 즉 소과를 통과하지 못하면 대과를 볼 수가 없다. 당장 생원/진사시를 통과해 생원이나 진사 타이틀을 따면 그 아래로 4대가 양반신분을 유지할 수 있을 수준이었으니 생원/진사시의 난이도 자체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소과 통과한 사람들이 성균관에 입학하는데, 이 성균관에서 연 300일 이상 출석[4]하지 않으면 대과 응시자격이 박탈된다. 설상가상으로 성균관에서는 시험도 엄청 많았다. 10일마다 한번씩 보며 한달에 한번 또 보고, 한 단원이 끝날때 또 본다. 월 평균 10회의 모의고사를 치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정 횟수 이상 최하점을 받으면 낙제. 하루 출석 1점씩, 연 300점 이상을 채우지 않으면 대과 응시 불가. 죽겠네 이걸 이용해서 조선시대 성균관 학생들의 동맹휴학인 권당이 큰 힘을 가지게 되었다. 당장 권당에 참여한 날짜들만큼 출석일수가 부족해지며, 과거 시험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때 단순한 학생들의 휴학이 아니라 국가의 인재들이 단체로 스스로 자살하겠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과에 응시한다고 해도 위에서 언급했듯 33명 커트라인이 있다. 덤으로 한번 시험으로 가르는 것이 아니라 대과 초시에서 240명, 대과 복시에서 33명을 끊는다. 마지막으로 이 33인의 순위를 가리는 시험이 하나 더 있는데 이를 전시라 한다. 전시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처음 임관되는 품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시험이었다. 장원 급제자는 종 6품, 나머지 갑과에 해당하는 2명은 정 7품, 을과 7명은 정 8품, 병과 23명은 정 9품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장원 급제자와 병과 합격자의 차이는 겨우 3품이 아니다. 정상 루트로 이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최소한 몇 년, 심하면 십년 이상이 그냥 날아간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시대는 품계에 정(正)과 종(從)의 차이를 두었으므로 종9품 → 정9품 → 종8품 → 정8품 → ... 종1품 → 정1품 같은 식으로 진급해 나갔기에 사실상 6계단 차이가 나는 셈이니, 장원과 병과의 차이는 지금의 5급 고시 합격자과 7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의 10년 차이와 비슷할 정도로 엄청나다.

난이도, 과정, 경쟁률 어느 면에서도 만만한 게 없었으니, 수십년을 공부해도 합격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인천지역에서의 연구 결과 확인된 소과 합격자 288명 중 단 18명만이 대과에 급제하였다고 한다. 최고령 합격자 기록은 85세이다. 이쯤 되면 벼슬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 공부하는 수준이다. 당장 기본적으로 양반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4대 내에 조그마한 벼슬이라도 해야했다. 그게 아니면 양반 신분이 박탈된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이런 제약은 사라지고, 부정행위만 난무하지만 이 짓을 하려고 해도 많은 돈이 필요하니... 하지만 조선 역사상 최악의 시대였던 순조, 헌종, 철종으로 이어지는 세도정치 시기에도 과거가 양반들의 잔치판이었던 적은 없었다. 서울대의 연구에 따르면 순조 시기의 과거합격자 중에 평민은 54%, 헌종조는 50.9% , 철종조에는 48.1%에 달했다. 고종 시기에는 60%가 평민이었다. 오히려 평민 비율이 제일 낮았던 시기는 연산군과 숙종 시절이지만 그때도 30% 정도는 평민이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보면 시험에 평생을 바쳐도 모자랄 것 같지만, 보통은 30대 중반 정도면 합격을 했다. 또 젊은 나이에 합격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최연소 장원급제 기록은 17세이며, 최연소 합격자 기록은 고종 때 13세로 되어 있다. 고종 때 지나치게 많이 뽑았던 점을 고려해 제외한다면 최연소 합격자 기록은 15세이다[5].

아주 가끔은 왕의 권한으로 특별히 합격시켜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보통 이런 경우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될 정도로 매우 특이한 일이다. 이를 직부전시라고 했다. 그런데 이 직부전시라는 것은 말 그대로 잡다한 절차를 다 건너 뛰고 한 방에 전시를 보는 것이어서 시험을 한 번도 안 치고 관직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 게다가 직부전시는 사실상 초시 전체 장원이나 성균관에서 특별한 시험을 칠 때 1등에게 내리는 일종의 비정기 특권으로 쓰였다. 게다가 이 것도 세도정치로 가면 악용된다. 흥인군의 아들도 13세의 나이로 직부전시되었으나 흥선대원군의 반대로 취소되어 흥인군은 격노했다고 한다[6].

이렇게 과거에 합격하는 일은 빡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과거에 합격하는 상민들 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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