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들 그러고 싶었나지극한 당연
어찌하리
잊으려 할수록 더 생각나고
생각할수록 연정이 솟는 걸.
나는 위총(韋叢)의 지애비,
유부남 원진(元稹).
11살 많은 설도(薛濤).
여자로서 요염이 뛰어나고 시문이 뛰어나고 남자와 같은 재질.
원진이 여자 기질(femme)로 읊은 5언절구;
마치 송강 정철이 선조 임군(君)에 바치는 사미인곡(1586-'87)처럼.
<대삿자리(죽점竹簟 a Bamboo Mat)>를 보고 감회에 젖음
대자리 속옷 겹친요, 죽점친중인竹簟襯重'茵'← 褥(욕)
차마 밀어붙이지 못하니 어찌 하리까. 미인도령권未忍都'齡卷'←寧捲(영권)
엊그제 아침 말로는 내일 오신다고 기억하는데, 억작초래일憶昨初來日← 昨은 어제나 그제
이제 보니 스스로 님이 펴서 반반히 하시네. 간군자시전看君自施展
역시 사랑은 동서를 막론하고 동일.
버지니아 울프는 <밤과 낮 1919. 59쪽>에서 '사랑은 환각(illusion).'
'사랑은 눈 먼 것(Love is blind)'이라듯 눈에 꺼풀이 씌워 연인의 모든 것이 미화되는 삼눈(결막염)효과(the pink-lens effect).
미국, 일본 공동조사에 헛 것이 보이는 남성 64%, 여성 61%.*
그 크라챤 데트르야(Chre'tien de Troyes)가 표현했듯이 란세럿이 궤너비어 왕비가 길에 떨군 빗에 끼어있는 그녀의 몇 가닥 금발에 백번 십만 번 입에 대고 이마에 대고 얼빠지게 뺨에 부빔.
아서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원탁의 기사 란세럿의 열애.
낸들 그러고 싶었나?
눈이 먼 걸 어떻게 해.
연인의 구두, 장갑, 빗을 보고 그리 하는 란세럿이 배물(拜物)생각(fetishism)이라겠지만 사랑하는 이에 대한 꺽이지 않는 그리움이 괴로움되고 그녀가 쓰던 하찮은 물건이 눈에 뜨이면 연인이 바로 그의 옆에 있는 줄로 착시(illusion).
지극히 당연, 어찌 하리.
* Helen Fisher, Michelle Cristiani는 64개 항목의 설문조사지를 뉴저지 럿거스(Rutgers)大, 長谷川(Dr. Mariko and Dr. Toshikazu Hasagawa)은 동경大 대학원 총합(總合)문화연구소 교양학부 대학원생 상대로 조사한 <Love Surv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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