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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이(빨)에서 도깨비까지
글쓴이 : dkpark 날짜 : 2015-03-20 (금) 14:37 조회 : 782
부부생활 49년이 별 것 아니지만, 지금의 여인을 사귈 때 벌레 먹은 (충)치가 있는 걸 알고 회사로부터 받은 연말보너스를 어머님께 드리면서 '절대로 딴 데 쓰시면 안돼고, 어머님과 며누리 치아를 고치셔야 합니다'라고 당부했섰지요.

그런데 그 돈으로 이불, 살림감을 사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에게 어떻게 하신 거냐고 여쭈었더니 '정릉 골짜기 어느 돌팔이를 불러다 뽑았'다고 하시기에 안 사람에게 '괜찮냐'고 물으니 '이를 부러뜨리고 그냥 갔'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어머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 누가 제 아무리 돈이 많아도 치아가 건강의 문턱이라는 걸 아셔야 되고, 어머님이 돈이 많으셔도 이(빨)을 간수하지 않으시고는 온 몸이 다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때가 되어서, 설령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이 며누리가 죽어도 금목걸이와 팔지는 뺐어 팔 수 있지만 쐐기 이빨에 씌운 금이빨을 뽑아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까닭은 사랑이란 이렇게 도로 빼앗을 수 없는 증표이거든요." 

사실 그 유명한 사람 중에 '쐐기가 아니다'라는 뜻을 가진 '파스-칼'이 이빨이 아파 39세로 죽게 됩니다.- 블라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62)

그는 <팡세;금언, 명상록>에서 
'6장. 사람은 갈대, 약하디 약하지만 생각하는 갈대다'- L'homme n'est qu'un roseau, le plus faible de la nature, mais c'est un roseau pensant.

'2장. 클레오파트라 코가 짧았더라면 그 세계 경관은 달라졌을 께다'라던 분.- Le nez de Cle'opatre: s'il eut e'te' plus court, toute la face de la terre aurait change'.

그가 한 말 중에 '사람은 혼자 죽는다'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옹 모라 소엘(On mourra seul.)
식구 중에서 누가 먼저 죽더라도 이빨 때문에 죽어서는 안되겠지요.

제가 아는 편집국장이 15년 전에 혀가 아프다고 하기에 그의 입안을 들여다 보니 혀를 움직일 때마다 쐐기같은 아금니[본래 그렇게 생겼다네요]가 혀를 긁어 혀가 빨갛게 부어 있기에 '빨리 칫과에 가서 그 걸 갈거나 금니를 씌우세요'랐더니 말을 듣지 않고 칫과의사 역시 별 볼일이라면서 한참 후에 그 이를 갈아주었지만 설암에 걸리고 혀를 잘라냈는데도 불구하고 후두암으로 전이하여 그만 가버렸습니다.

저는 그 다음부터 치아에 쓰일 비용을 제가 관리하지요.

1971년부터 우리 내외는 먹고 사는 비용을 빼고 한 달에 50만원 이상을 국민은행에 저축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글을 써서 무슨 공헌을 했기에, 교수회관 칵테일 파티에 초청을 받았는데 제 옆으로 분석실 주임교수가 앉으시면서 '네가 집을 샀다며? 네 동기 중에서 제일 먼저 산거라는데'라고 여쭈시기에 '아-! 그런가요'라고 얼버무렸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1:1:1. 즉, 현금:부동산:예금 비율로 돈을 관리하면 좋을 꺼야. 의료비는 현금에서 빼어 쓰고말이지.

옛날 그 이야기. 도깨비가 부자들의 돈은 오입질시키거나 노름, 마약으로 다 뽑아갔는데 땅을 가진 부자를 망하게 하려고 밤마다 찾아와 네 귀퉁이의 땅을 들어 뜯어가려고 했지.
그런데 안 뜯어지자 사흘 밤이 지나고 동이 트자 도깨비들이 하는 말이 '이 땅을 팔면 그 때 그 돈을 뺐자라더군.'" 

그 후 우리부부의 신수는 그렇게 피어나갔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안돼요!"
그 백교수님은 제가 결혼했기에 무보수, 즉 무급조교를 거치는 대학원생활을 제가 할 수 없다는 걸 아십니다.

그 후 안 사람이 아픈데(요즘 말로 말하면 '헤리코 박터') 메디칼 센터, 대학병원 어디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해 미국으로 이민와서 오우하이오 주립병원에 한 달간 입원했습니다.
역시 이 곳에서도 모르더군요.

그 때에 한국에서 땅 팔아 집 세채 팔아 '요리 저리' 숨겨서 가져온 돈을 미국 도깨비가 미국병원에 낭비하게 만들더군요.   

이 말은 오늘 안사람을 위해 치과에 2,928불어치 의료수가를 내겠다고 사인하고 집에 와서 지난 생활을 단상으로 느낀 겁니다.

Accepted/Planned Entered:06/11/14 작년 것. (금년에는 더 올랐네. )

Phase Service  ............................... .. Tooth  ...... Estimated Patient
1       05213 Valplast/metal UPD .......... 2-3,14-15   2,138.00
2       07250 Surg Remove Rt (SPEC) ....4 ................ 395.00
2       07250 Surg Remove Rt (SPEC) ....5 ................ 395.00

써니 2015-03-21 (토) 04:00

"사람은 혼자 죽는다."

외롭고 쓸쓸하며 또한 두려움도 깃든둣이 들리는 말이군요.
신학자 파스칼도 죽음을 두려워 했나 봅니다.

누구나 천국에 가고 싶다 하지만
천국에 가고 싶어 죽는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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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park 2015-03-21 (토) 05:29
예- 맞을 겁니다, 천국 가고 싶어 죽는 사람은 직업상 외쳐대는 목사, 신부 밖에 없겠지요.
'우리 사이에 살았을 때 뿐이지, 도리짓고 까부는 지옥이나 천국은 가장 덧없는 짓꺼리들'이라고 파스칼은 팡세(Pense'es. 2장 127절)에서 말합니다.- Between us and hell or heaven there is nothing but life, which of all things is the frailest.

그는 크리스챤 순수애[아가페 施惠] 이념에 깊이 파고 들어간 분으로서, 같은 크리스챤 주교들의 신학이념 논쟁에 매우 언짢아 했고, 무슬림 교도들 역시 교리이념 논쟁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자기들끼리 다투는 꼴에 혐오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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