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 먼지로 된다 한다.-Death to Dust
'노인'이란 늙은이. 오래 살아, 오래 쓴 그릇처럼 닳아질대로 닳아 거의 쓸모 없게 허리는 구부정하여 그 시기에 지팡이 짚고 땅 속으로 기어들어가지 않으려고 간신히 버틸 수 있는 사람.
전설에 이를 비유하여 옹기장이 홍균(洪鈞 하느님)이 빚은 사람이라 하는데 늙은이는 오래 써먹은 분명히 낡은 그릇임을 뜻한다.
옹기와 도기 그릇은 뭔가를 담고자 만든 것. 질흙(본성)으로 빚고 백토(위선)를 입히기도 하고, 아예 백토(환경)로 구은 자기도 있다.
그 중에 더러는 고려청자같이 상감(절차가공)하여 예쁘게 만들어져 사랑받는 미녀와 꽃미남도 있을 것이다.
그 그릇 만드는 재료와 모양은 여러가지. 과일, 음식..을 담기도 하지만 절실한 사람이 가장 절실한 것을 담기에 직업적으로 똥 푸는 사람은 똥박아지로 쓰일 것이다.
그릇은 뭘 받아 담기 위해 만들어진 것.
더러는 밑이 새지만 하도 잘 만들어져 소나무 껍질을 넣어 난초가 심기워진 화분이 될 것이고, . 사랑에 굶주린 이는 남으로 부터 애지중지를 담아주기 원할 것인 바, 생긴대로 담겨 질 것이다.
모난 그릇에는 모나게 채워지고 둥근 그릇에는 둥근대로, 크면 많이, 작은 데 많이 넣으면 감당할 수 없서 그릇이 자빠질 것이고,.. 이(빨) 빠진 치과 노인네는 입 가장자리에 금이 갔거나 아니면 적어도 닳고 닳아진 그릇이라 다른이의 입술이나 손 끝에 상처주기 쉬울 것이다.
사람이 마흔살이 넘으면 부모의 면역과 형질을 떠난 그릇이 된다. 장가가서 을러 애를 낳았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니고 부모 슬하에서 떨어져 나온 시기에 비로서 어른이 되는 것.
항상 이뻐 보이도록 쉬지 않고 다듬고, 닳아졌으면 위선일망정 잿물(유약)을 발라 가마에 들어가 다시 구어져야 하기에 이를 알면 철이 든 것이니, 자신의 그릇 생김새를 알면 슬기(지혜)스러움이요, 크기를 알면 의로움이요, 쓰임새를 알면 예(禮)를 앎이자, 말한즉슨 상대가 화를 내지 않거든 어진(仁) 그릇이려니 이는 양념그릇이 제삿상에 올려지지 않음을 안다 할 것이다.
내 자신이 가다듬은 내 그릇이 착한 일을 위해 쓰이면 의(義)보다 낫고, 예(禮)보다 낫고, 이는 어짐과 동격이다. 까닭은 착함은 순진함, 슬기의 산물이기 때문이리라.
착함은 남의 그릇을 탓하지 않으며, 밥상 위에 다른 그릇과 함께 뭔가 담기워져 나란히 올라옴에 투덜거리지 않고 남 위에 포개져 올라가지 않는 바 이를 두고 각각의 개성을 인정하되 함께 어울리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자 '진솔한 아량', 충서(忠恕)라 부르는 것 같다.
세월이 흘러 더 써먹힐 수 없이 자신도 늙어 깨어지면 노인과 옹기는 땅 속으로 들어간다. Bye, B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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