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어느 날 퇴근하여 집으로 되돌아왔습니다. 6시 30분경에 도착해 보니 아내의 표정이 영 밝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내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애를 써 보았으나 허사였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말했습니다. "내가 막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하고 다시 한번 해봅시다"라며 문밖으로 나가 얼마 있다가 퇴근하여 막 귀가한 것 처럼 다시 문을 열자 부인이 말했습니다. "지금 7시 반이에요. 어디 가서 뭐하다 이제 오는 거에요?"
맙소사. 부인은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 어쩌면 남편은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힘겹게 살아남아 겨우 집에 도착한 것일 수도 있을텐데 그렇게 들어온 남편에게 따뜻한 인사나 혹은 포옹을 해주었다면 하루 종일 남편의 어깨를 짓눌렸던 무게와 피곤함, 또한 마음을 어지렵혔던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아갔을 텐데 말이지요.
50년 이상을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해온 한 부부를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단란한 부부관계를 지켜오신 비결이 무엇입니까?" "글쎄요. 우리가 결혼했을 때, 저는 남편에 대해서 10가지는 안 보고 넘어가기로 결정했지요.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구요, 그가 좋은 남자이기 때문이었죠. 그의 단점들 때문에 속상해 하지 않기로 마음 먹은 것입니다."
그러자 기자가 궁금한 마음으로 다시 물었습니다. 그 10가지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을 겁니다.
"오, 실제로 10가지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가 저를 화나게 하는 무언가를 저는 제가 생각한 10가지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혜롭게 너그러우신 할머니! 아무리 뜨겁게 사랑해 결혼했다 하지만 같이 살다 보면 전에 모르던 결점이 왜 눈에 안 띌 것이며 살면 살수록 더 많아질텐데 그 나타나는 결점이 바로 그 10가지 중의 하나였다는 겁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있는지도 모르며 내 마음으로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기에 한 번 마음이 비뚤어지면 그 모든 것이 불편해 보이고,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모든 것이 예뻐보이는 것이지요. 모든 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불가의 말씀도 이런 뜻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탓해야 할 것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논리나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아 니라, 그렇게 세상을 보는 내 마음이 먼저일 겁니다. 마음에 의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왜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