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비록 받아드릴 수 없지만. 스님의 소신공양, 요사이 일어난 행복 전도사의 자살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런데 동반자에게 던지는 인격적 질문이기도 하지만 동반자살을 이해하기도 받아드릴 수 없으니 말이다.
시대착오적이요 쾌쾌 묵은 구습이라고나 할까.
예전에 달달 외워야 장원급제하는 사서삼경 중에서의 시경(詩經)에 목공이 죽을 때 평소에 총애하던 신하 3명을 같이 생매장하려 하자 겁이나 덜덜 떠는 장면이 그 시편에 후렴으로 계속된다.
지체가 높은 사람이 죽을 때 애첩은 물론이고, 강아지 쉿추(獅子) 그리고 평소에 썻던 기구들 또한 부장하여 도굴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문제는 여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가 흥미거리라 아니할 수 없다.
제법 명성을 얻은 멘켄(Mencken)이란 사람이 "여인은 남편이 같이 죽어줄 것을 원한다. 여인이 남편을 얼마나 사랑했던간에 그녀를 위하여 동반자살해 준다면 행복감(glow)을 느낀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나는 이 남자가 여인의 마음 속에 들어갔다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어쩔 수 없는 동의'(belated acquiescense)로 남편이 아내의 죽음을 따라 주기를 원한다니 자기 죽은 후의 남편을 자포자기시키는 여인의 진정한 속마음 또한 무섭다고 여겨진다. 비록 겉으로는 "저 죽은 다음에 좋은 여자 만나 행복하게 살다가 저와 다시 만나요"랄 망정.
자 결혼하신 분들이여. 사모님에게 물어 보십시요. 과연 그런가 안 그런가. 저는 불화의 사과를 던지는 것이 아니니까 그냥 슬쩍. 악함을 삶의 기본으로 여기는 사람이 남을 억지로 싸움 븥이는 미결이 아니요,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곤란한 요로프(Worof)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저는 그래서, 행복의 전도사님이 무서운 여인이라는 겁니다.
추이ㆀ뱀에 발가락같은 붙임 이야기죠;
일리어드 오딧세이의 경국지색은 비너스가 아니고 헬렌이었지요. 구혼자들이 합창으로 헬렌이 누구를 남편감으로 뽑든 인정하고 만약에(이 '만약'이 중요하여 10년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지요) 헬렌의 몸에 이상이 생기면 협조하여 주기로 언약을 하자 헬렌이 아마빛 머리칼을 가진 미남 메네라우스를 뽑았지요. 그건 그렇고. '요로프'의 '곤란한 이야기'(dilemma tale)란 결론을 독자의 상상에 맞긴다는 예화를 뜻하지요. 작가가 던지는 그 질문을 인격적 질문(personality inventory)이라 부르는 모양입니다.
3형제가 같은 소녀와 결혼하여 여행하던 날 밤에 신부가 강도를 만나 죽임을 당해요. 그런데 3형제는 만약에 신부가 죽거들랑 함께 죽기로 미리 약속을 했거던요.
신부와 자고 있던 큰 형이 혐의를 받아 먼저 죽기 전에 아버지를 뵈러 떠나기를 청했는데 도착이 늦어져 형을 떠나 보냈던 둘째가 대신 죽기를 원해요. 거의 죽을 찰라에 셋째가 자기가 범인이라고 실토하는 순간에 큰 형이 운명을 받아 드리려고 도착해요. 그러면 여기에서 누가 제일 의로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