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 전에 큰 애에게 안부 전화했더니
오늘이 연구논문 발표를 하는 날.
지애미에게 기도를 부탁했으니
어멈은 자식에게 일 있으면
하느님께 간구할 때
잘되게 해달라며
며칠간 굶으며
기도를 한다.
나는 애비로서
내 자식 잘되라고
차마 그 기도를 못 드린다 .........................................한국동란 때 그 정도 많이 굶어서 난 배고픔을 더는 못 참아.
어떻게 잘되게 해달란 말인가
창 밖에는 중추의 양광이 조약돌에
반짝이며 비맞은 백목련 아래 낙엽들 ........................ 마그놀리아(magnolia), 튤립추리(tulip tree)
한껏 광나게 비추이고 그늘의 플라스틱 의자에
매일 앉았다 가는 노인의 수레도 데이케어 아가씨도 보이질 않네.
날씨가 음산하기에 오늘은 몸이 더 쑤신가 보다.
너 햇빛은 음산한 날씨를 몰라서 좋겠다.
창문 밖에는 열매 떨어진 산사자 가지 ....................... 山楂子, 홍과자(紅果子), 당구자(棠'木求'子)
옆에 동백꽃 꽃봉오리. 대단하다.
추위를 환영하는 관동화같이 ................................... 款冬花, 머위꽃, 밥 위에 쪄낸 쌉싸름한 머위 잎을 됀장 쌈으로.
옷 걱정에 비를 걱정하랴
손주를 걱정하랴
살림을 걱정하랴
오가는 사람이 너를 보고
아름다운 꽃이라며 칭찬이나 듣고
함박 피었다가 네가 싫으면 떨구어내고
추위에 귀한 값을 홀로 즐기며 살아가는 동백꽃
탐스러운 깍쟁이. 하지만 부럽고 어찌 질투나고 괘씸하지 않은가.
아내가 금식기도 끝내고 먹으려던 호박죽을 미리 주기에 먹으며 dkp. 1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