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경에 활약한 그 패두루스(Phaedrus)란 사람이 남긴 '태산경동서일필(泰山驚動鼠一匹)'이라는 말을 이솝이 우화로 인용합니다.
태산이 산고(産苦)가 있서 무시무시한 신음을 하기에 사람들이 큰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는데 산이 쪼개진 틈 사이로 겨우 쥐새끼 한 마리가 나오더라는 이야기.
큰 소리 빵빵 치고 별 볼일인 사람, 일을 끝내지 못하고 용두사미하는 사람, 사정 당국이 비리의 본질 근처에 가보지 못하고 그 고래 원흉이 새우 한 마리, 쥐새끼라면서 새우와 쥐를 구속하면서 사건을 얼버무릴 때에 비꼬는 말.
그리고 큰 일을 계획하는데 쥐새끼가 왔다갔다하듯 사람이 들어오는 길을 막는 졸장부를 비유할 때에 쓰이는 말이랍니다.
그 이솝(BC 620-560)은 그리스 사모스(Samos) 태생, 이아몬드(?)의 노예.
그 후 리디아와의 전쟁에서 포로로 리디아 최후의 왕이요 당대 최고 부호인 크로에수스(Croesus) 왕실의 재담꾼.
그 왕이 사이루스(BC 580-529)왕에게 잡혀 리디아는 망하고 다시 이 세력이 크세르섹스(Xerxes BC 519-465) 대왕에게 넘어갔다지요.
그 이솝은 못 생긴 용모에 게다가 기형아에 말 더듬이지만 아는 것이 많아 그가 하는 예화는 간단하고 적재적소에 지혜스럽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하루 삼식. 하루 세 끼를 꼭 찾아 먹는 삼식(三食)이.
부인은 놀고 먹는 '놀보('놀고 먹는 보지')'.
어느 날 놀보가 곱추 남편을 이발해주는 동안 이솝은 부인의 품에 안겨 이야기합니다.
"저 바다가 얼마나 크냐 하면 바다만한 그릇 하나에 꼭 차고, 지중해가 얼마나 크냐면 들어오는 물을 죄다 막으면 내가 마실 수 있는 물'이라고."
"태산이 쪼개지면 쥐 한 마리가 나오지 않는다."
이솝의 이 말을 '대인은 쥐새끼같이 웃기게 처신하지 않는다'는 말로 호리스(Horace. BC 65-8)가 비유합니다.- Paturient montes, nascetur ridiculus mus.
그의 말품, 유머가 사회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 이솝은 여러가지 유머와 재치로 노예에서 벗어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