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개그 멍멍 
 
 
Humour  Dog  Cat

 

총 게시물 1,894건, 최근 0 건
   
박 서방의 세상이야기(감자 네 알)
글쓴이 : 박유남 날짜 : 2014-12-24 (수) 02:00 조회 : 993

===

오래 전 아주 오래 전 어느 저녁 퇴근길에서...

..

일행 셋은 퇴근해서 집으로 그냥 가자니 허전하다면서 자주 들리던 서울 청진동의 한 골목 선술집에 들어가 두꺼비 한 병을 시켜 서로 한 잔씩 따라주고는 “카!” 를 연발 하며 소주를 들이키기들 시작 했다.

.

잔이 비면 옆에서 채워주거나 아님 아예 자기 잔을 입 닿은 부분을 손바닥으로 써억써억 한 두 번 문지르곤 앞 사람에게 건넨다. 앞 친군 달다 쓰다 말없이 빈 잔을 받아 들면 술을 가득 채워 주었지.

.

만일 이 때 채워진 술잔을 입도 대지 않은 체 그냥 내려놓으면 주도(酒道)가 아니다 하여 반 모금이라도 입은 대고 내려놓는다.

.

이렇게 몇 잔을 들이키고 나서 앞 사람 눈을 보노라면 어디서 싸우다 쫓아 온 사람마냥 눈알이 벌겋게 충혈이 된 걸 본다. 물론 내 눈알도 그럴 것이라 짐작....

.

이때쯤 이면 그 무겁던 입들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을 해서 이런 저런 해도 될 말 안 해도 될 말 구분이 안 되기 시작하면서 레퍼토리도 다양해진다.

.

그러다 술병이 비면 "아주우움마~, 두~꺼~비~ 하~나~ 더~요~.." 라면서 혀가 중심을 잃고 제멋대로 휘어지며 곡선을 이루기 시작한다.

.

이 땐 누구 할 것 없이 살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선술집 술꾼들의 술 인심 하난 좋았지....

.

옆 좌석에 혼자 앉은 사람이라도 보이기라도 하면, “선생, 누구 기다리슈? 혼자면 이리로 오슈... 같이 합시다!” 라고 할 정도 였으니.

.

이 와중에 한 친구가, 어릴 때 겨울 저녁, 끼니가 어려워 어머니가 감자를 삶아 내 놓는데 그것도 양이 충분치 않아 보통 누나와 둘 몫으로 7개가 저녁상에 올라왔다고 한다.

.

그러면 그 감자를 누나보다 늘 하나가 더 많은 네 개를 먹었는데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이 있었는데 우리 둘에게 맞춰보라고 했다.

.

우린 큰 소리로 웃으면서 이래저래 하면 되지 않겠는가고 한참을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 문제를 낸 친구는, 아무 말 한마디 없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

그래서 “왜 그래?” 하고 그 친구 턱을 들게 하였더니 그 친구 양 눈엔 눈물이 젖어있었다. “이 사람 감자 얘기 꺼내 놓고 울긴 왜 울어?” 하니...

.

한 숨을 돌린 그 친구, “그 누난 굶주림을 이겨내지 못해 병이 나더니 어릴 때 죽었어... 나, 그 때 감자 네 개 먹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하면서 훌쩍거렸다.

.

그 말을 듣고 나니 그 친구가 감자 얘길 꺼 낼 땐 지난날의 아픈 추억을 되씹고 있었는데 우린 그것도 모르고 옆에서 히히덕거리고 있었으니.....

.

그러나 저러나 그 때 그 친구들 살아나있다면 그래도 그 때 말이라도 할 수 있으련만 이제 만날 수 없는 먼 길 뜬지 여러 해가 되니......

.

그리고 또 한 해가 더 해지려고 하니 문득 그 순간이 떠올라 추억을 더듬어 보았다.

.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때의 감자 얘기는 그 친구만의 일이 아니고 어쩌면 5-60년대의 우리 서민들의 눈물겹고 고달팠던 삶의 한 단면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

그렇다면 지금의 나의 삶,   

우리의 삶은 얼마나 풍족한가?

.

2015년 새해엔 매사에 감사하고

주위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나를 일깨우는 알찬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

-- “이연실의 목로주점”을 들으면서 회상에 잠겨볼까요.......

.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껄껄 웃던

.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으로 찾아오라던

.

이왕이면 더 큰 잔에 술을 따르고

이왕이면 마주 앉아 마시자 그랬지

.

그래 그렇게 마주 앉아서

그래 그렇게 부딪혀 보자

.

가장 멋진 목소리로 기원하려마

가장 멋진 웃음으로 화답해줄게

.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 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

월말이면 월급 타서 로프를 사고

연말이면 적금 타서 낙타를 사자

.

그래 그렇게 산엘 오르고

그래 그렇게 사막엘 가자

.

가장 멋진 내 친구야 빠뜨리지 마

한 다스의 연필과 노트 한 권도

.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 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

좋은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써니 2014-12-24 (수) 03:38
 

1982년 노래이니 그리 오래 되지 않았네요. 겨우 32년전 ^_^ 

댓글주소 답글쓰기
박유남 2014-12-24 (수) 05:35

음악을 듣게 만들어주셔서 아주 고맙습니다.

우연히 이 노래를 듣다가 옛 생각이 나서 글을 썼답니다.

댓글주소 답글쓰기
없음 2014-12-24 (수) 10:52
이태백을 빼고는 음주문화가 가계수입에 의존하는 경향 ㅋ

동란 후 가난한 갊마듬에서 인건비를 벌 수 있는 세월이 오자 소주잔을 들며 '건배!'
산업기반이 잡혀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자 술잔을 들며 '위하여!'
IMF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 후에 겨워 꼬냑을 높이 들며 '이대로!'
쫄딱 망한 사람끼리 목로주점에 모여 '아- 예전이 그립네!', 올드랭사인.

경기침체의 복잡성을 숙명으로 받아드리기에는 불만스럽고 갈 길은 먼데 불확실한 장래를 체념하기에는 더욱 불만스러워 김03 대통령 집권 후에 더 강한 자극을  원하며 동그랑땡과 독주를 물 마시듯 들어마셨다.
ㆍㆍ 오늘도 포장마차ㆍ목로주점 바람 벽에는 60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
댓글주소 답글쓰기
이름 패스워드
왼쪽의 글자를 입력하세요.
   

총 게시물 1,894건, 최근 0 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 기타 게시판 >>> 100se 03-26 12129
1394  배꽃 날리고 복사꽃망울 클 때 dkp 03-26 1020
1393  암만 생각해도 구로다가 구라폈어 dkp 04-12 1020
1392  경국지색이 착함으로 보이고 <사화> dkp 10-08 1019
1391  굶어죽는 대동강변 수천만 천리마 dkp 06-30 1018
1390  권위자가 야인이 들여민 쓴 맛 보기 dkp 07-01 1018
1389  차라리 없는게 낫다 dkp 07-01 1018
1388  닭을 빌려 타고 집에 간다 dkp 07-12 1015
1387  전라도회유가 하늘 별따기라고! 선열반? dkp 12-23 1015
1386  국회의원 면직 사항 제정 6070 04-10 1014
1385  키스의 정의 kiss 11-27 1014
1384  은행통합진보당 창설 dkp 06-19 1013
1383  (1) 강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 그리고 기술적 특이점 인간은 어디를 향해서 가는가...? +2 써니 01-17 1013
1382  오줌눈 교회 담벼락에 그려진 가위 dkp 01-28 1012
1381  멧돼지 알렉산더 사로 잡는 법 I dkp 08-09 1010
1380  성장과정이 참 너절한 미국 +3 dkp 11-25 1009
1379  진짜 골수분자 고정간첩 빨갱이 말투 법자 dkp 12-21 1009
1378  남자'바지', 여자는 치마인 까닭 dkp 07-04 1008
1377  미사일위협 앞에 천연스런 한국인 dkp 04-18 1007
1376  거꾸로 보면 ♂♀는 수 백조 정모(精母)부자 dkp 01-28 1006
1375  프란체스카:한시간 이상이나 기다렷쎄요. dkp 09-29 1005
1374  유태인의 잔인한 소잡는 백정의식 dkp 03-26 1005
1373  냉소하며 칭찬하는 고품격 욕 dkp 05-20 1005
1372  이 과부는 어찌해야 하나 (마지막 편) +3 선열반 01-26 1004
1371  '스패니슈'가 맞나, '히스패닉'이 옳으냐?‏ +2 선열반 02-17 1004
1370  맥아더: '나직이 속삭이게 하소서.' dkp 05-21 1002
1369  두 여인 엘렉트라 허니 박근혜대통령 dkp 02-10 998
1368  사자(四字)를 알면 세상의 지존 dkp 05-20 998
1367  장대비 내릴 땐 우산을 써야 함 dkp 05-20 998
1366  Sophia Laren 6070 04-17 998
1365  케야무라를 생각하며 dkp 07-12 997
1364  빌어 먹을 팔자 dkp 06-30 996
1363  나, 집안, 나라가 자멸하는 길 dkp 07-03 996
1362  미군이 매년 1조원 받는다면 철수하라고 그래! dkp 05-21 996
1361  발 짧은 고양이 써니 04-15 996
1360  꼼지락 감자 써니 06-01 996
1359  여인:절대적 아름다움 실물묘사, 모사 . I dkp 09-01 994
1358  박 서방의 세상이야기(감자 네 알) +3 박유남 12-24 994
1357  굴러 들어 온 똥떡 선열반 +4 bubza 12-24 993
1356  전투적, 차별적 올림픽경기 비판론 dkp 08-04 992
1355  위험한 농담, 대북강경 발상 dkp 04-18 992
1354  유명 정치가들의 유머 시리즈 써니 10-12 992
1353  스티븐 호킹과 짚으로 만든 인형 dkp 04-12 991
1352  양희은 노래 ♪나뭇잎 사이로º 감상 +2 dkp 10-18 990
1351  개 풀뜯는 소리, 고양이 몸살에 박하잎 씹는다. dkp 11-02 990
1350  징기스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dkp 09-19 989
1349  한의에 의심많아 한의사 되다 dkp 12-11 989
1348  중개자 없는 한국인의 닭대가리 정신 dkp 04-18 989
1347  뻐꾸기 부인이 참말로 좋아 dkp 04-18 989
1346  여행간 망울 3일째. 적적. 맹한 술기운 dkp 05-20 989
1345  고슴도치꼴갑 애써 제 꺼가 좋다는 모습 dkp 05-20 989
1344  사불범정. 이완구 후보의 위선적인 정직 +1 dkpark 02-18 989
1343  동성애자결혼 걱정. 혜견데 남대되 맛다이셔 우읍고야 +1 dkpark 03-22 989
1342  북한 유모아 - 신문에 낸 광고 써니 12-25 989
1341  은퇴 후 남자의 생존법 namja 11-15 989
1340  선녈반 속가산 암좌를 보니 dkp 07-13 988
1339  '동해물과 백두산~'의 속 깊은 곡절 dkp 07-16 988
1338  물은 습기있는 아래로 흐르고 불은 뽀송하게 말리며 탄다 dkp 08-04 988
1337  스스로 쓴 묘지명 dkp 12-17 988
1336  자화자찬의 미학. 탱큐ㅡ dkp 02-10 988
1335  소 코구멍이 없다 하는 말을 듣고 dkp 03-03 988
1334  영원히 난삽한 평화의 우주적 표현 dkp 04-18 988
1333  무소유 무사태평이 행복인 것을 dkp 05-20 988
1332  조치요 dkpark 01-16 988
1331  사실을 당신네,...벙어리들이 아는가? +4 dkpark 01-18 988
1330  마약 소탕 6070 04-10 988
1329  Demi Moore 6070 04-17 988
1328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한 길! kvv 10-14 988
1327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역사도시 베스트 10 kvv 10-14 988
1326  (3) 아직은 공상과학의 영역 - 그 영역을 뛰어 넘었을 때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있는가... +1 써니 01-17 988
1325  너도 옳다가 내재적 접근방법 dkp 06-01 987
1324  짝퉁 얼굴, 얼짱 몸매 dkp 09-14 987
1323  폴투갈사람과 오월동주하는 일본사람때문에 한국인이 하와이행 dkp 02-17 987
1322  보스턴 무슬림테러 원인분석과 대안 dkp 05-20 987
1321  이 과부는 어찌해야 하나 (제10편) +1 선열반 01-21 987
1320  오전짜리 닉클이 크기에 다임보다 좋다. dkp 06-01 986
1319  동부3성공략에 한국의 교린정책 디렘마 dkp 06-01 986
1318  좌반(佐飯) 고등어맛, 활어회맛 +5 dkp 11-18 986
1317  호랑이 수수깡야기, 재개표 이야기 dkp 01-28 986
1316  독감예방? 내 말 들으시요! dkp 01-28 986
1315  한국사회에 심각한 바보화작업 dkp 04-18 986
1314  이 과부는 어찌해야 하나 (제8편) +4 선열반 01-19 986
1313  힘이 있으나 일하지 않는 사람은 기피하고 말은 있으나 일하지 않는 집은 망한다 dkpark 02-28 986
1312  Julie Andrews 6070 04-17 986
1311  영국 지도 +1 써니 06-25 986
1310  '어'와 '아'의 다름은 논쟁의 핵심 아니다 dkp 07-03 985
1309  개미-지렁이-매미-거미-연자방아 dkp 07-13 985
1308  척양(斥洋)정신? 이승만박사 계본? dkp 01-28 985
1307  편식과 비풍초똥팔삼 +3 dkpark 02-27 985
1306  난 딴데는 안간다. +1 써니 09-30 985
1305  준치 그리고 자소 6070 04-18 984
1304  빠삐욘 666세대 ㄱㅅㄷㅅㅇㅂ 낙형 dkp 09-02 984
1303  제퍼슨이 가장 존경하는 징기스칸 영토확장 +1 dkp 10-09 984
1302  凹凸이 합친 글자(상형▦) :'出'(출) dkp 12-11 984
1301  폐인의 가시없는 선인장 사랑 dkp 12-11 984
1300  한 잔 한 잔에 다시 한 잔 dkp 05-20 984
1299  Jeremi Suri 전략과장 북한폭격 꼼수 dkp 05-21 984
1298  신비하고 아름다운 자연 kvv 10-14 984
1297  π=3.141592653589793238462643383.. +1 dkp 09-17 983
1296  손오공과 항우 <댓글> +1 dkp 09-20 983
1295  칠보시;열린마당의 들볶음 dkp 11-27 983
처음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