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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에 의심많아 한의사 되다
글쓴이 : dkp 날짜 : 2012-12-11 (화) 15:38 조회 : 988
도대체 점쟁이같이 아리달송한 한의사 말을 알아들을 수 없서 덤으로 한의사가 되었다.

생계를 위하기 보다는 저를 포함한 식구때문에.

제일 먼저 제 안사람이 냉배에 걸렸다.
을지로 6가 메디칼센터에서는 만성담랑염. 당장 수술하자기에 나와 정형욋과 사촌이 극구 반대.

이 치료를 위해 안사람이 미국에 와서 치료받자고 이민을 서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방법은 취업이민.

그러나 오하이오주 주립大 병원에서 1976년 당시 두 달 입원에 기와집 한채값 1만불(당시 우리나라 돈 600만원)을 쓰고도 그 원인을 알아맞추지 못했음. 

우리에게 애들이 자그만큼 셋이라며 아파트를 구할 수 없서 드풀렉스 위ㆍ아랫층에 세들었섰다. 그리고 우리는 이 애들에게 영어가정교사를 붙여주고, 한국에서처럼 피아노 과외수업을 보내다 보니 1년 만에 만 오천불 이상이 날라갔다.

오직 우리 식구에게 올렌탠지 추억만 남겼을 뿐.

인디언 말로 그 강변에 '키난시 이칸 시푸'(kiinansh ikan siipu)인가 숫돌(whetstone)인가 인디언들이 칼을 갈았다는 그 올렌탠지(Olentangy) 강변에서 우리 다섯 식구는 돈만 잃고, 넋도 잃고 이를 갈며 어떻게 하면 엄마 복통을 고쳐줄까 걱정하며 강 위에 널브러져 죽어 엎어져 떠오른 붕어떼를 멍하게 바라보곤 했다.

무엇보다도 내게 수심을 가져단 준 건 이로 인한 안사람의 우울증.

그래서 나는 한방에 대한 책을 읽다가 사람 체질이 4종류라는 사상의학을 창시했다는 이제마에 들어 와서, 그가 자신의 병을 고치려고 한의가 됬음을 알았다. 

그는 고기고 뭐고간에 덩어리를 덜 깨물고 꿀떡 삼키면 가슴이 뻐개지는 아픔과 함께 토했더구만.

그래서 책을 더 찾아보니 그 사상의학은 이제마 것이 아니고 당종해(唐宗海) 몫임을 알았고 권도원(權道沅) 8체질론은 건헌 황제내경 25품(稟)임을 알았고, 이에 그들이 못한 현하 유통, 불통의 한약재료 475종에 대하여 약의 성질, 차고 미지근하고 따뜻하고 뜨거움을 내가 분류완성해버렸다. 

그리고 병원에서 못 고친, 그 알지 못하는 냉배 앓는 아내를 고쳐주었다.

그 일찌기 소 식(蘇軾. 호 東波, 東坡)이란 문장가는 나보다 천년 전에 이름난 한의사들이 뭐라쌌는지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에 건방지기에 나처럼 파고 들어가 책 2권을 남겼으니 그 것이 바로 성산자방(聖散子方), 침 괄(沈括) 책에 함께 묶여진 소침량방(蘇沈良方).

이 말은 나는 요령을 피우지 않고 멍청하게 파고 들어간 사람.
그리하여 부분적으로 체질에 따른 이제마 한약분류에 대해 480여종에 대해 끝을 내 버렸다. 

다시 말해 한의학은 대체의학이 절대로 아니라, 민방약과 함께 보조요법으로써 치료 효능에 있서서는 메디칼 닥터가 먹지 못하고 밥상 밑에 떨군 부스러기를 주어 먹는 의인(醫人)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것임.

그리하여 몸이 찬 큰 애가 배란촉진제 클로미펜 복용대신에 내 추시(追試)대로 애들을 낳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뻔데기? 인상으로) 매우 심각하게 달여준 한약이라면 우리 집에서는 의사든 변호사든 내 말을 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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