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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온지 딱 35년된 오늘
글쓴이 : dkp 날짜 : 2012-06-28 (목) 10:49 조회 : 1153
1977. 6. 27!

않 잊혀진다.
오늘이 이민 온지 딱 35년째 되는 날.
이제 얼추 고국에서 살던 기간과 맞아 떨어진다.
그 언제까지인지 모르지만 마누라 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결심 뿐 달리 좋은 소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까닭은 자식을 위해 미국에 절대 오지 않았다.

나는 이국땅이 싫다고 말했지만 
미국 않가면 이혼하자고 해서 울며 왔다. 

애들도 이민을 싫어했다.
부모형제자매, 친척들은 물론.

그래 이혼당하지 않으려고 
애 셋과 함께 반대하다가 할 수 없이 
그래 3년 있다 돌아오겠다며 
내 발로 따라 왔다.


까닭은

술, 술, 술

여자, 여자, 여자
술집에도 여자, 길 건너에도 여자.
내가 싫다면 주인 아줌마를 붙여줘 애를 배게 됬다.

"여보 오늘 야근이요! 미안해요. 최대한 빨리. 그럼 이따 봐요!"

매일 피치 못할 야간근무. 

히-ㅋ 간염, 위염, 황달, 신우염, 이질설사, 대장암, 혈압, 당뇨, ..

귀가하면 병든 닭처럼 책상 위에 고개 떨구고 있섰다.

송년파티, 진급파티, 돐, 강압적인 신고식, 자축 파티, 울구어 먹는 타축파티, 환영회, 송별파티, 반창회, 동창회, 총동창회, 공화당 지역구파티, 청첩장, 환갑, 칠순, 팔순잔치, 병원방문, 부고장, 오래간만이니까 파티, 핑계없는 파티, 칵테일 파티, 폭탄주 파티.. 

회의, 회의, 회의, ..
접대, 접대, 판공비, 출장비.
그리고 매일 과(課)파티.

참석 않하면 인간취급을 않하니 어쩔 수 없이 참석은 해야겠고, 
닭 졸듯이 앉았다가 그들이 쫓아낼 때 얼씨구나 쾌재를 부르며 빠져나오거나, 
억지로라도 변소에 가서 남 들으라고 큰 목소리로 꽥꽥 오리 노래로 토하고, 

주둥이에 묻은 오징어 고추양념을 닦지 않고 눈을 감고 멀건히 앉아 있으면 위로하는 말, 
비아냥대는 말, 
놀리는 말 중에 
집에 먼저 가라는 말에 귀가 쫑긋하지만 
귀로만 새겨 듣고 
눈을 슬슬 감은 체
맨발로 집에 올 수 없으니까 
할 수 없이 구두를 찾으려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부장의 손가락을 살짝 밟으며

"아줌씨!" 
"내 구두가? 어디~~!"

아줌씨에게 말더듬고 게스름한 눈빛으로 아줌씨에게 "고맙습니다" 했다.

아니면 술집 문지방에 앉았다가 변소에 가는 척 먼저 집으로 토겨오는 수 밖에는 달리 묘수가 없섰다. 

이 내 꼴을 안사람이 보기 싫고, 진력이 났는지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고 말았다.

비록 내가 근무시간에 짬을 내어 집으로 냅다 달려와 대낮에 마누라를 껴안아주었건만 이 거 가지고는 영 양이 차지 않는 모양.

그 때를 되돌아 보면 바같 일에 매어 달린 지애비와 세 끼니를 같이 못해 생병을 앓은 독수공방 실녀병(室女病), 일종의 상사병, 왜 사나 병, 결혼이 뭐냐병인 줄로 짐작이 간다.

을 6가 메디칼센터에서는 내 설명을 듣고 담석증이라며 당장 싣고 수술실로 끌고 가려하고, 오하이오 컬럼버스 주립대학병원은 피를 몇 번이고 열 대롱씩 뽑으며 냇과 닥터 숙(Shook)은 위암, 전염성 급성간염, 간경화같다며 격리시키고 거부반응 억제제 이뮤란(Imuran) 5밀리와 자가면역 억제제 프레드니손 20밀리 알약을 하루 세 번 먹으라고 처방했다. 

아내는 비쩍 마르면서 약의 부작용으로 위가 아파 타가멧이 나오고, 물살로 퉁퉁 부어 허리에 맞는 옷이 없고, 눈을 게슴프레 뜨니 몸매가 영 딴판. 
물속에서 날 겁내주는 배부른 복어.

그렇게 사람을 잡더니 그게 아니더란다.
알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는 정신신경과, 산부인과로 뺑뺑이 돌린다. 

까닭은 너나 나나 그 병명을 알 수가 없섰고, 대학병원이나 을6가 메디칼센터나, 미국에서도 40일 입원비만 만 5천불 까먹었지 각과에서 그 변증(辨證)해내지 못했으니 그 건 부부지간의 병인가 보다고 추정할 수 밖에.

오하이오 주립대학병원 산부인과 최박사는 이민에 의한 스트레스일꺼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이민 오기 전부터 내 안사람은 비실비실 배3룡증(症)같았지만, ..

그 와중에 아내는 임신하여 담당의가 권하는대로 우리 둘은 원외 산부인과를 물어 물어 찾아가 흑인인지 아랍인인지 인도출신인지 가무잡잡한 의사에 의해 유산시키고 돌아오니 최박사는 우리에게 애들이 셋이라는 건 이민생활하기에는 너무 많다면서 이왕지사 입원한 김에 피임방법으로 아내에게 복강경수술을 권했다.

제기랄-!

애 셋이 왜 많아?

내 봉알을 까지 않겠다니까, 정관을 잡맨다기에 이 것도 저 것도 싫다니까 마누라 배꼽을 뚫고 난관을 붙잡아매야 한다나, 뭐 흉터도 않 남아 미관상 표가 절대로 않난다며.

허기사-! 그 야 그거 헐 때는 마누라 배를 내려다 보며 하기도 했으니까 그 방법이 말이 되긴 한다만서도.

아 글쎄 아파트 얻을 때에도 애들이 셋이라니까 수퍼가 우리에게 두 말 필요없다며 들어가 문닫아 버리기에 너덧 군데 수소문하다가 할 수 없이 세 배의 월세가 나가는 콘도미니움형 연립주택에 월세로 들어가 편히 살았다만.

애 셋이 많기는 뭐가 많아!

지금 이 애들이 욋과, 변호사, 냇과 의사다.

아내를 포함하여 쉬쉬하는 속내지만, 애들이 공부할 때 첫째, 셋째가 속을 썪혔지만 그 중 첫째는 미공군 군의관 중령으로 제대.

현재 이 세 애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결코 내돈은 아니지만, 1년에 100만불, 30 % 정도가 세금으로 나가므로 미국에 보답하는 것이겠지만, .. 

그러나 나는 자식을 위해 이민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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