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 않하면 인간취급을 않하니 어쩔 수 없이 참석은 해야겠고, 닭 졸듯이 앉았다가 그들이 쫓아낼 때 얼씨구나 쾌재를 부르며 빠져나오거나, 억지로라도 변소에 가서 남 들으라고 큰 목소리로 꽥꽥 오리 노래로 토하고,
주둥이에 묻은 오징어 고추양념을 닦지 않고 눈을 감고 멀건히 앉아 있으면 위로하는 말, 비아냥대는 말, 놀리는 말 중에 집에 먼저 가라는 말에 귀가 쫑긋하지만 귀로만 새겨 듣고 눈을 슬슬 감은 체 맨발로 집에 올 수 없으니까 할 수 없이 구두를 찾으려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부장의 손가락을 살짝 밟으며
"아줌씨!" "내 구두가? 어디~~!"
아줌씨에게 말더듬고 게스름한 눈빛으로 아줌씨에게 "고맙습니다" 했다.
아니면 술집 문지방에 앉았다가 변소에 가는 척 먼저 집으로 토겨오는 수 밖에는 달리 묘수가 없섰다.
이 내 꼴을 안사람이 보기 싫고, 진력이 났는지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고 말았다.
비록 내가 근무시간에 짬을 내어 집으로 냅다 달려와 대낮에 마누라를 껴안아주었건만 이 거 가지고는 영 양이 차지 않는 모양.
그 때를 되돌아 보면 바같 일에 매어 달린 지애비와 세 끼니를 같이 못해 생병을 앓은 독수공방 실녀병(室女病), 일종의 상사병, 왜 사나 병, 결혼이 뭐냐병인 줄로 짐작이 간다.
을 6가 메디칼센터에서는 내 설명을 듣고 담석증이라며 당장 싣고 수술실로 끌고 가려하고, 오하이오 컬럼버스 주립대학병원은 피를 몇 번이고 열 대롱씩 뽑으며 냇과 닥터 숙(Shook)은 위암, 전염성 급성간염, 간경화같다며 격리시키고 거부반응 억제제 이뮤란(Imuran) 5밀리와 자가면역 억제제 프레드니손 20밀리 알약을 하루 세 번 먹으라고 처방했다.
아내는 비쩍 마르면서 약의 부작용으로 위가 아파 타가멧이 나오고, 물살로 퉁퉁 부어 허리에 맞는 옷이 없고, 눈을 게슴프레 뜨니 몸매가 영 딴판. 물속에서 날 겁내주는 배부른 복어.
그렇게 사람을 잡더니 그게 아니더란다. 알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는 정신신경과, 산부인과로 뺑뺑이 돌린다.
까닭은 너나 나나 그 병명을 알 수가 없섰고, 대학병원이나 을6가 메디칼센터나, 미국에서도 40일 입원비만 만 5천불 까먹었지 각과에서 그 변증(辨證)해내지 못했으니 그 건 부부지간의 병인가 보다고 추정할 수 밖에.
오하이오 주립대학병원 산부인과 최박사는 이민에 의한 스트레스일꺼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이민 오기 전부터 내 안사람은 비실비실 배3룡증(症)같았지만, ..
그 와중에 아내는 임신하여 담당의가 권하는대로 우리 둘은 원외 산부인과를 물어 물어 찾아가 흑인인지 아랍인인지 인도출신인지 가무잡잡한 의사에 의해 유산시키고 돌아오니 최박사는 우리에게 애들이 셋이라는 건 이민생활하기에는 너무 많다면서 이왕지사 입원한 김에 피임방법으로 아내에게 복강경수술을 권했다.
제기랄-!
애 셋이 왜 많아?
내 봉알을 까지 않겠다니까, 정관을 잡맨다기에 이 것도 저 것도 싫다니까 마누라 배꼽을 뚫고 난관을 붙잡아매야 한다나, 뭐 흉터도 않 남아 미관상 표가 절대로 않난다며.
허기사-! 그 야 그거 헐 때는 마누라 배를 내려다 보며 하기도 했으니까 그 방법이 말이 되긴 한다만서도.
아 글쎄 아파트 얻을 때에도 애들이 셋이라니까 수퍼가 우리에게 두 말 필요없다며 들어가 문닫아 버리기에 너덧 군데 수소문하다가 할 수 없이 세 배의 월세가 나가는 콘도미니움형 연립주택에 월세로 들어가 편히 살았다만.
애 셋이 많기는 뭐가 많아!
지금 이 애들이 욋과, 변호사, 냇과 의사다.
아내를 포함하여 쉬쉬하는 속내지만, 애들이 공부할 때 첫째, 셋째가 속을 썪혔지만 그 중 첫째는 미공군 군의관 중령으로 제대.
현재 이 세 애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결코 내돈은 아니지만, 1년에 100만불, 30 % 정도가 세금으로 나가므로 미국에 보답하는 것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