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예들창으로 빛이 푸르스름. 그제야 미나(mynah) 새소리가 들린다. "먹는 건 사랑이 아니라 시간. 나는 해질 때 사라지는 별." '관중'이 자리잡아 준 누경의 용호귀작 중국의 풍수(Feng Shui), 인도의 바아스투사스트라(Vaastu Shastra)의 타즈마할(the Taj Mahal) 영묘터. 그들은 성실감과 지혜의 눈으로 거문고줄을 조율한다.
신라 말기 도선대사가 보아온 서울의 풍수. 사랑의 눈과 마음의 줄을 알맞게 늘여 소리 뜯네. 헐겁지도 너무 당기지도 않으며 그 오랜 기다림에서 벗어난다. 그가 실담하면 그녀가 채문하고 그녀가 마치하면 그는 점화하고 공잇소리 탁탁하면 물방울소리 삐지고 잉어가 즐겁게 노는 모습에 탁탁.
눈을 뜨면 낮, 감겨주면 밤. 고려 숙종(1099)이 친히 삼각산에 순행하여 송도에서의 천도를 생각하고 무학대사가 이성계와 확인한 곳. 어허라 이태백의 "풍수무정률"이니 풍수는 정해진 표준이 없고 정담한 여인의 발부 팔등신, 젊은이 근골의 체성감각이면 명당이라.
서울 풍수의 산줄기는 벌거 벗고 하늘보고 콩태자로 누은 젊은이의 골격. 삼각산 세 봉을 머리로 하여 고조부까지 추존하고, 아래로 가랭이 뻗쳐 왼 발에 좌청룡 낙산, 오른 발에 우백호 인왕산, 불두덩을 현무 북악산, 발끝을 왕실의 서조(瑞鳥) 봉(凰), 주작(朱雀), 현조(玄鳥)로 북악과 높이 같은 목멱뫼(木覓山). '나무 구하러 가는 그 산이름을 남산으로, 백악산은 북악으로 도참하라.
그리하여 북악산 밑 낭심에 경복궁 궁터로 삼으면 그 어이 아니 좋은고! 쇠는 사랑을 그에게 옮겨 주고 사랑의 맛은 그녀 가슴에. 귀여움은 그녀의 동자에 있고 지난 십년간 그녀의 지조 굳음이 모두 쓸어지네.
"인왕산이 북악에 가까우니 응중(膺中) 산을 좌청룡으로 안배하고, 짐이 청계천을 남산에 돌려 한강과 합쳐 배산임수로 할 수 없는가?. 청계는 진시황 아방궁, 대운하의 냇물 이름이려니 우리는 아악에 용비어천을 넣어 왕세손의 경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여 대대로 복락을 누리게 하겠노라.
숭례문의 남쪽 추녀물은 청파역으로, 북쪽 추녀물은 도성 안쪽으로 흐른다니 그러면 그렇지, 청계수를 숭례문을 돌아 청파로 이어지게 운하를 파라. 팔지어다!" 그러나 쇠돈이 없었지. 경복궁은 어린애 잠지. 근정전 연꽃은 그녀의 혀, 줄기는 그녀의 팔. "호암산에서 공주를 내려다 볼 때 무학대사가 '수산납수(收山納水) 전득수수래조(前得秀水來朝), 후득수봉위?(後得秀峰爲?)' 그 글자 한자 더 넣던데. 고비(告非)? 잊었고녀. 현공풍수(玄空風水)는 서울이 좋으나 북악산 밑에 궁을 지으면 불이 잘 날꺼라고 했겠다. 그렇단말가?
세자 방원이 말대로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찌하겠느냐? 이 중에 밀지(密旨)와 복락을 구한다면 선정과 더불어 강령을 찾아야겠고녀. 궁을 넓혀라!" 태조 3년에 지은 갑제 그 경복궁, 노음 구기 간방을 등지고 13정 고승 곤방을 향한 좌향. 범철관 24방위 15번 오행유속 목양궁에 힘이 약해 당파에 피를 많이 흘린다더니. 더 크게 하거라!
동녘의 낙산(駱山)에 맛물려 서녘에 사직단을 쌓고, 성종 때 와룡동 수강궁 자리에 창경궁, 원서동에 돈화문 창덕궁지어 이곳에서 왕들이 정치했네. 이조말년에 아니나 다를까 조선총독 사내정의(데라우찌)가 경복궁 정면 대묘터를 '묘'로 삼고 경복궁을 '침'으로 삼아 그 틈바귀 사이에 조선총독부 청사 기공식을 마치고, 후임 총독 장곡천호도(하세가와)가 경복궁과 북악산 사이를 가로막아 경무대(故 윤보선 대통령이 청와대라 개칭)를 지어 이 왕조를 폐절시키려고 작정했으리라.
그리고 이승만 또한 임시정부의 주석을 역임한 적이 있었음을 볼 때, 야심적인 그가 해방 전 상해임시정부시절 김구 주석과 각축전을 벌린 그로서는 일본에 강제이주되었던 왕손을 외면하고 민주정권 대한민국의 초대대통령이 되었다.
이는 이왕조를 병탐한 일본이 패망하자 민주정권이 들어서게 한 미국의 신탁통치로 왕권이 민주정체로 바뀐 거저 먹은 혁명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과 미국으로 퇴거된 이왕손을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입국을 끝까지 거부한 행위를 보라.
그는 경복궁 풍수를 막는 경무대를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함으로써 '사내정의' 총독 못지 않게 이왕손 멸절을 은근히 기대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여기에 생각해볼만한 가정이 있는데, 비록 역사에는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고 "대세를 따라 시의(時宜)적, 필연적, 인과율에 따른 응보밖에 없다"지만 혹시 알아?
김구 주석이라면 정권대통을 이왕손에게 회복시켜주었을지를? 대저 3천년 전 주(周) 나라 이후로 형성되기 시작한 풍수설, 도참설이자 다 아는 미신이며 서구에서는 이를 건축공학, 토목공학에서 입지조건에서 다루는 분야. 그러나 축조물뿐만 아니라 신도시 건립에서 간주할 뉴올리온즈-카타리나 재해를 보면 이 도시가 어미가 알을 품는 자리처럼 함몰된 곳이라 몆 백년 후에라도 언제고 수재를 당할 것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믿거나 말거나 풍수이론은 계속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그리하여 전임 김대중 대통령 또한 조상의 묘를 명당으로 이장했기 때문에 조상의 음덕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고향에 소를 끌고 간 정주영의 북한방문을 정치적으로 발전시켜 하메린(Hamelin)의 피리를 불며 남한 사람을 금강산에 관광인도했고, 북한에 수없이 갖다 퍼붓고도 눈깜짝 않하고 과거 뇌물수수혐의에 대한 검찰조사기한이 시효를 넘기지 않나라고 예를 들거나 상상하거나 말거나. 그녀는 '홀로 움직이는 풀(獨活)'. 바람이 불 때 잠잠하다가 바람이 자면 흔들리고, 그녀는 꽃대가 움직이는 풀, 건들면 앙상부리며 꽃잎 떨구는 봉숭아(touch-me-not). 그녀는 가시를 잘 발라먹어야 하는 준치(shad). 다룰지 모르면 한낱 깍지에 바늘많은 녹비(sainfoin). 그녀는 야들하게 보이나 사람의 명을 녹여내는 파리버섯(Venus fly).
그녀는 꽃게. 살에 칸막이가 많아 인건비가 않나오네. 연한 불로 서서히 한 시간 정도 고와야 마중물이 나오니말야. "손버릇이 유들유들하기는?" "아-이렇게 좋은걸. 아-이래서? 아네모네, 이리 동해안 말미잘이 70년을 조히 산다며?" "말버릇하고는? 다 모르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