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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넘겨준 글
글쓴이 : 6070 날짜 : 2012-04-15 (일) 05:44 조회 : 635
오늘 물가에 다녀와 아내 '사라'에게 넘겨받은 글;자비한 바다

내가 애들을 낳아 알지만
바다는 너무나 크지 않다.
그래도 그 큰게 어디서 잠자?
바닷밑 돌베개위에서 야곱처럼 잠잔다.
발없이 땅끝까지 다니는 나에게
누가 나보고 망망대해라 했지?
누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사람이라 했지?
품안에 물고기 먹여 살리려고
그 많은 강물을 마다 않지만 
이 엄마도 얹혀, 얹히지 않으려고 골라 먹는다.
쓰레기를 밀쳐 버리는 거 못 봤니?
처음부터 내 성질은 깨끗하단다.
바위에 치대기쳐 빨기도 하고
장대비 쏫아질 땐 사워도 하지.
해일에 재갈매기, 가마우지 숨을 땐
나도 성엣장을 땅으로 도로 밀쳐내거던.
누가 나보고 성난 파도라 했지?
그건 바람지진이 때쓰는 거지 나 아나?
난 아냐, 정말 아니거던.
누가 바다에 용왕(Poseidon)이 산다고 했니?
아니야, 한없이 낮아지려는 이에게 무슨 왕심(王心)이 있겠니.
나도 해맑은 얼굴이 있거던.
성낸 네 얼굴로 보면 성난 얼굴이고
물개가 날 보고 박수치면 난 손뼉이거든.
누가 바다물을 바다물이라 했지?
바닥에 가득찬 만물(物)이라
다 퍼쓸 수 없이 아득하여 물(沕)이라 했지.
만물을 안아주는 자비한 엄마
그야 엄말 한없이 괴롭히면 않된다
엄마를 너그럽다 생각한다면
엄마 몸에 때 좀 그만 묻혀주려무나.

Mrs. Vedok Sat, Mar 20, 2010
2010-03-20 18: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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