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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 교수에게 나타난 복병
글쓴이 : 6070 날짜 : 2012-04-15 (일) 03:08 조회 : 642
"엄마 미안해. 이렇게 엄마를 먼저 떠나게 돼서. ...엄마 딸로 태어나서 (소아마비로 두 다리, 오른 팔이 마비됬던) 지지리 속도 썩였는데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 엄마, ..."
장영희 교수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랄가.

2년째 암 투병 중인 장영희(54)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가 3년 전 완치됐던 유방암이 척추암으로 전이되어 57세에 그만 세상을 떠난다.

입원 중에 '환우(患友)'들을 위한 시화전을 열은 적이 있섰다. 
'아, 소나기가 내려서 장미를 피운다면
/아, 소나기 내리는 걸 왜 슬퍼하죠?'(샬럿 브론테 '인생')

내 생각에 장교수를 여자분보다 남자분들이 더 좋아한 줄로 여기고 있다. 
영미시(英美詩)에 관한 칼럼을 모은 책 '축복'(도서출판 비채)을 냈다.
병석에 누워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글 중에서 일부는 솎아 내고 전체를 다듬었다.

'희망은 한 마리 새/영혼 위에 걸터 앉아/ '''
고인을 회고하는 이가 이 님의 글에 대해 '명시 50편과 명시의 정원에서 달콤한 비행을 즐기는 꿀벌 처럼 엮인 장교수의 경쾌한 칼럼이 눈부시다. 장교수와 절친한 화가 김점선 선생이 봄날 꽃비를 내리드리듯 화려한 색채를 발산하는 그림을 곁들여 주었다'라고 연민에 찬 찬사를 보냈다.

그 장 교수님이 권하는 시는 "금이라 해서 다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라는 시.-JRR 톨킨. John Ronald Reuel Tolkien. 1892-1973. 英

자 암이 복병이다, 우리 모두에게.
답은 간단하다. '웃으며 쉽게 살자'다.

딱 일년 전. 죽음준비교육 전문강사 유경 작가가 갑상선암에 걸렸다.
아이들이 먼저 떠 올랐고 조금은 망막했다. 
그 동안 아름다운 죽음에 대해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말기암환자를 위로하던 나 자신이 뜻밖에 암에 걸린 당사자가 돼다니.
마음을 정리하나 하느님이 야속하기도 하고, 지난 날을 되돌아 보니 아쉽고 후회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일한다고 바쁘게 돌아치느라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아이들.
발등에 떨어진 불만 보느라고 미쳐 헤아리지 못한 식구들의 마음.
앞만 보고 달리느라 놓친 관계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

그 후로 이어진 입원과 수술. 퇴원 후 회복과정에서 저는 오히려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섰다. 이 얼마나 미안스럽고 아이로니칼한가.
참 안됐다. 

유감스럽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이 유경작가는 앞으로 돈을 써서 잘 살아야 8~9년.

또 한 분은 내 누이. 
역시 갑상선암으로 투병 10년 째. 돈으로 명을 6~7년을 연장시켜준 셈. 의료보험만으로 수명을 연장하기 어렵다. 이건 현실이다.

중앙대 부속병원에서 지난 달까지 가슴의 통증을 말하는 누이에게 아무 말을 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남동생인 저로서 직업적임에 그건 분명히 통증을 느끼는 부위로 암이 전이 되었다는 증상이니까 병원과 의사를 바꾸어 세 군데에서 가슴을 찍어 보라고 말했다.
과연 늑골(갈비뼈) 속으로 전이해 들어갔기에 가슴이 아픈 까닭이 135만원 들고 간 세브란스 병원에서 밝혀졌다. (물론 보험 있지요. 드문 군인출신이라 년금과 혜택이 많지요)
이 사실을 의사가 차마 말할 수 없섰나 보다.

처음의 갑상선암부위 13개 임파절 제거수술 후, 치료를 꾸준히 받았으나 7년만에 신경이 없는 폐에 3개씩 좌우로 검은 점이 생겼을 때까지만 해도 폐암으로 전이됐다는 말을 해주었던 것. 

누님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내게 전화로 "다 됐지?"라 물으셨다.

내 약이 효과가 있는지는 몰라도 있을 것이라는 소망으로 둘도 없는 누이에게 내 온 지혜를 짜 보내드린 약을 한 5년 드시더니 속이 쓰리다기시기에 (찍은 위내시경에 이상 없음) "그럼 프릴로섹과 섞어 드시면 되지, 무엇이 더 중요하시냐"고 반문하여도 듣지 않으시더니 잘 나가시다가 삼천포로 빠져 버리셨다.

나는 멈칫거리다 '그래서 암이 안 걸리셨다 하드라도 해방, 6ㆍ25동란을 겪은 우리가 앞으로 7~8년 더 살으면 만족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암이라? 암세포는 우리와 같이 산다. 오직 견제하는 것 뿐.

당뇨병? 당뇨병기질은 누구에게나 있다. 걸리면 악화되지않고 오직 그 병증 그대로 유지. 
하지만 신경 쓰고 과로하고 무절제하여 한 걸음 악화하면 그 걸음에서 멈추게 할 수는 있으나 끌어 내릴 방도가 없다.

혈압? 도대체 이 세상에 수만가지 처방혈압약이 있다 하드라도 딱 2종류.

하나는 성질에 의한 본태성(本態性) 혈압약이요 또 하나는 체질에 의한 혈압약.

그 놈의 성질에 의한 혈압약이 비싸기 때문에 비싼 약 먹는 자는 성질고치지 않고 약을 제 때 먹지 않아 뇌혈관파열(뇌일혈, 뇌출혈이라든 다 비슷)로 진중풍(진짜 眞中風) 걸리면 입원하고 침맞고 별짓 다하다 그 때야 철(鐵)이 들어 너그러운 사람되고 말고. 이 걸 두고 병신되고 그때야 철든다고 말하겠지.

암 역시 성질이 지랄?같거나, 성질을 참아 속불을 질러 오장육부가 타는데서 면역이 떨어져 많이 걸린다. 까맣게 탄 불고기 먹어 생기는 것보다도 들여마시는 담배꼬쟁이에 자신의 몸을 불태워 산화시키기 때문이다. 

그야 석면과 방직공장 '실부스러기 넝마'(린터)야 폐에 들어 오면 이갈 없애려고 암세포에게 도와달라고 부르다 죽지 않을 그 놈 죽일 때 내 몸 건드는 것도 묵계해준다는 환자 본인도 모르는 내 면역계와 갸놈들과의 비밀협정에 내 몸만 다쳐 죽는거지만.

마음이 끓어? 그렇다면 노랠 불러! 명상해!

저의 누님은 전실자식에게 프라이해준 계란 담긴 접시를 갸놈아가 부억바닥으로 던지는 데 대해 매형이 그 놈을 두둘겨 패는 걸 보고 울어요. 그렇게 속을 썩히고도 돈을 억(億) 수로 뽑아가면서도 계절 인사하나 없서 생긴 갑상선암이 옆 동네까지 불을 질러 버린 걸로 우리 식구들은 알고 있지요.

교회? 찬양대? 그야 열심이죠. 교무금 내는 것? 당연히 더 내시죠, 천만단위 억으로. 기도? 그럼요. 명상? 그럼요. 한마음선원 회원이에요.

노래, 장고춤, 붓글씨, 꽃꽂이, 정원사, .... 뭐 한 열댓가지 되죠. 표창장? 거 많지요. 버리기도 하니까요.

다른이에게 백번 이뻐 보여도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못 속여요. 
자기 마음이 자신의 몸을 못 속여요. 자신의 몸을 태우셨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자기 마음이 복병이요 충신이란 걸 모르고 사는 것 같지요.
2010-08-10 1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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