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한 처녀가 말동무가 없으니 말쑥이 차려 입고 말고삐 잡고 말타고 할일 없는 장에 볼일보러 가면서 말은 수줍어 "비켜라 비켜라 처녀출도야"란 말 못하고 장터에서 말발굽이 말구종(驅從) 마씨 발을 밟아 쌈이 났는데 비켜 달란 말 환마디 않한 방만한 처녀 잘못이지 마서방이야 잘못한게 있나?
그 말상(相)의 가시내의 잘못이라 약값 내놓으라자 말끄러미 보며 말끝마다 잘못없다라자 마서방이 말총을 당기면서 말궁덩이를 세게 치자 말굴레 빠진 말은 사정없이 냅다 튀고 말 위에서 으시대던 풍만한 아기씨 곤두박질 떨어지니 말년 홀아비 마서방이 냅다 받아 안착시켜 주는가 싶더니 행혀 다칠세라 처녀의 몸을 돌려 말랑한 젖가슴과 탱탱한 엉덩이를 받쳐 조금 올려 주다 팔굽으로 얻어 맞어 시궁창으로 같이 떨어졌서라.
마서방이 일어나 말낸 김에 처녀를 둘둘말아 이로 말미암아 같이 살아 보더라고? 말을 찾아 끌고와 말뚝에 잡아 매니 눈만 말똥말똥.
말탄다고 뽐내던 말만한 처녀는 말짱 도로묵되고. 그 중에 누가 장가 갔나, 시집갔나? 말구종 마씨 말머리 아기씨 집으로 마서방이 장가갔지.
말구종은 말 길들이고 말 잘 타는 마부니까 말몫도 않 받겠다 가마니 속에 가만히 들어있는 채 말타고 금의환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