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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슨 시를 도토리가 번역하기
글쓴이 : dkpark 날짜 : 2015-02-15 (일) 15:57 조회 : 836
진수(進水): Crossing the Bar

해는 지고 서쪽에서 반짝이는 금성,
그리고 분명히 나를 반겨 부르네!
그리고 내가 바다로 들어갈 때
거기에는 모래톱의 휘파람 소리도 없섰네, 

그러나 너무나 가득한 소리와 파도의 일렁임에
그러한 조류가 잠 자는 것처럼 보였네.
그 것이 끝 없는 심연으로부터 꾀여내고 있을 때
다시 수그러드네.

낙조를 이루고 해질녘 종소리,
그리고 어둠이 땅거미진 후!
내가 배 위에 올랐을 때;
이별의 슬픔이 더 이상 없나보지.

이유는 우리가 시공의 경계를 빠져나올지라도
그 부딪칠 조류가 나에게는 벅찬 짐이거던,
내가 바다로 빠져나갈 때
나는 수로안내인을 정면으로 만나길 소원하네.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의 시를 제가 번역해보았자 도토리같이 뜳은 맛.
한 가지 아래의 그의 시에서 "bar"는 모래톱, "crosses the bar"는 '죽는다'가 아니라 '바다로 배가들어가다, 진수(進水)'라 표현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bourne'은 'boundary, 경계선'이란 의미같습니다. ㅎ

이 시는 계관시인 테니슨(1809-92)이 죽기 3년 전에 지은 것인데, 이 시를 자기의 마지막 시로 인정해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사실은 그가 시를 더 썼지만 그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심혈을 기우린 것 같지요. 
그래서 출판사는 그의 소원대로 작품집에 이 시를 맨 끝에 집어넣어 준다지요.
그리고 보면 황혼은 그가 명이 다했음을 은유한 말이고, 'Crossing the bar'는 그가 죽음을 예감하고 'pilot 수로안내인'은 그를 데려가는 저승사자 같은 불길한 예감, 역시 집으로 온다는 말은 아직은 조금 더 살 수 있을꺼라는 예감.

바다의 휘파람 소리 해소(海嘯)는 만조 때에 얕은 해안이나 삼각주로 벌어진 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부(河口部)에서 일어나는 거센 파도 소리.
간조(干潮) 때에 빠지는 조류와 바닷믈이 충돌하며 일으키는 휘파람소리.
중국의 전당강(錢塘江), 남미 아마존 강 하구의 휘파람 소리가 유명하다는군요. 
사람이 죽어 건너가게 된다는 다섯개의 강.- 수로 안내인이 있는 칠흑같이 깜깜한 스틱스(Styx), 명도의 아케론(Acheron), 까만 강 코키투스(Cocytus), 명계의 불의 강 플레게톤(Phlegethon) 그리고 망각의 레테(Lethe)강. 이 착각은 완전히 노파심 ㅋㅋ

Crossing the Bar (1889)
.............................. Alfred Lord Tennyson
Sunset and evening star,
.. And one clear call for me!
And may there be no moaning of the bar,
.. When I put out to sea,

But such a tide as moving seems asleep,
.. Too full for sound and foam,
When that which drew from out the boundless deep
.. Turns again home.

Twilight and evening bell,
.. And after that the dark!
And may there be no sadness of farewell,
.. When I embark;

For though from out our bourne of Time and Place
.. The flood may bear me far,
I hope to see my Pilot face-to-face
.. When I have cross'd the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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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5-02-16 (월) 11:04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Pilot 는 Jesus 여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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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park 2015-02-16 (월) 12:34
동감합니다. 저승사자가 아니라 예수님이 맞을 겁니다.
12형제 중에서 넷째. 목사 아버지 Dr. George Tennyson은 술주정뱅이, 아들과 자주 싸우고, 형제 중의 하나는 정신병으로 종신 격리, 또 다른 하나는 아편중독자, ..
학비를 댈 수 없서 케임브리지를 중퇴.

그의 83세 인생 중에서, 스물 일곱살에 Emily Sellwood와 결혼하려 해도 돈이 없서 결혼을 못하던 마흔 한살(1850) 때까지의 작품을 더 알아준 모양입니다.

후반생에 들어와서 운(韻)을 넣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한 large scale blank verse, 일흔 다섯살 되어서야 귀족의 반열(peerage)을 받아들인 겸손,
그 어려운 시 운율을 맞추기 위해 수 많은 시인들이 수 십번씩 뜯어 고쳤지요.
 
그가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섰고, 정치흐름에 대하여 말하면 국민의식으로 인정받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빅토리아 여왕 시절에 자수성가한 크리스챤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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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5-02-17 (화) 14:28

다시 잘 읽어 보니
이 시를 쓰면서 마지막을 준비한 모양인데
예상치 않게 덤으로 몇 년을 더 산 모양같네요.

Crossing the bar 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가는 
인생의 마지막 항로를 읊은 것이네요.

두려워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으며

경계선, bar 를 넘어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 
같다는 읊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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