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카 와일드 '자기본위의 거인(The Selfish Giant)'
7년만에 남서부 콘월 친구집에서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정원에서 아이들이 마냥 즐겁게 뛰어 놀고 있섰읍니다.
짙은 초록색 잔디, 아름다운 꽃밭, 봄이면 복숭아꽃이 분홍, 진주색으로 피우고 가을이면 큰 주먹만한 열매.
아이들은 그 거인이 사람을 잡아 먹는 오우거(ogre)와 놀다 온 줄 모릅니다.
"여기서 뭣들하고 있는거야! 내꺼는 내꺼야!"
그가 우락부락, 무뚝뚝하게 소리지르자 아이들이 혼비백산해 도망쳐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방에 경고문을 붙였읍니다.
│무단침입자 │
│고발될 것임│
그런데 그 이 후부터 봄이 와도 그 마당에는 꽃도 안 피우고, 새도 오지 않고 겨울. 눈은 잔디를 덮고 북풍은 서리를 내리고 시끄러운 소리로 굴뚝 꼭대기 구멍들(chimney pots)을 날려버리고, 우박은 후두둑 지붕에 내리쳐서 지붕에 깐 슬레이트를 거의 쪼개버리고.
그러자 자기본위의 거인이 '이상하다. 봄이 이렇게 늦게 찾아 오나? 날씨가 바로 바꿔지겠지.'
그러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도 열매가 열리지 않고 찬 바람, 우박, 서리와 눈만 내릴 뿐.
그러다 어느 날 그가 아름다운 음악에 일어나 궁정악사가 지나가는 줄 알고 밖을 보니 홍방울새(linnet) 노래 소리. 그리고는 하늘이 조용해지면서 두 짝 여닫이 창의 열린 쪽(casement)으로 향기가 들어옴을 알고 밖을 내어다 보니 담장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한 어린애가 기어들어오는 걸 보았답니다.
그러자 나무들이 좋아라고 꽃봉오리가 생기고 그 아이의 위로 나뭇가지들이 춤을 추더랍니다.
그 걸 보고는 그의 마음이 열려 담벼락을 부시려고 나가자 그 아이가 거인에게 입을 맞추었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를 보고 또 혼비백산하여 도망.
그런데 그 아이는 도망가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자기본위 위주의 그 거인이 큰 도끼로 벽을 허물었습니다.
그 후로 아이들이 다시 몰려와 놀지만 그 작은 아이가 어디 있는지를 아무도 몰랐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 거인이 늙고 힘이 없서졌습니다.
그 해 겨울에 그가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 보는데 정원 구석에 하얀 꽃이 만발하고 은 빛, 금 빛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는데 그 나무 밑에 그가 한번 더 보고 싶던 아이가 있는 걸 보았답니다.
그래서 그가 애에게 가보니 아이의 손과 발에 못 밖힌 자국이 있음을 보고 '누가 너에게 그런 상처를 입혔느냐? 내가 그를 죽여버릴꺼다'라는데 그 아희가 '아닙니다. 이 것은 사랑의 상처입니다.'
그가 무서운 느낌이 들면서 '그러면 너는 누구냐?'
이에 그 아이가 거인에게 웃음을 지며 '당신이 나를 한 번 이 마당에 놀게 했지요. 이제는 나와 더불어 하늘나라로 갈 차례입니다'라고.
그 날 아이들이 학교를 파하고 그 정원에 왔을 때 그들은 나무 아래에 흰 꽃으로 덮혀져 있는 죽은 거인을 보았습니다. ... 끝
사랑할 대상이 있을 때에 사랑하라고.
그 까닭은 사랑할 상대가 있으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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