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게시판 > 

총 게시물 404건, 최근 0 건
   
무단침입자는 고발된다는 경고문과 홍방울새
글쓴이 : dkpark 날짜 : 2015-02-22 (일) 12:45 조회 : 691
........................................... 오스카 와일드 '자기본위의 거인(The Selfish Giant)'

7년만에 남서부 콘월 친구집에서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정원에서 아이들이 마냥 즐겁게 뛰어 놀고 있섰읍니다.

짙은 초록색 잔디, 아름다운 꽃밭, 봄이면 복숭아꽃이 분홍, 진주색으로 피우고 가을이면 큰 주먹만한 열매. 
아이들은 그 거인이 사람을 잡아 먹는 오우거(ogre)와 놀다 온 줄 모릅니다.
"여기서 뭣들하고 있는거야! 내꺼는 내꺼야!"
그가 우락부락, 무뚝뚝하게 소리지르자 아이들이 혼비백산해 도망쳐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방에 경고문을 붙였읍니다.

│무단침입자 │
│고발될 것임│

그런데 그 이 후부터 봄이 와도 그 마당에는 꽃도 안 피우고, 새도 오지 않고 겨울. 눈은 잔디를 덮고 북풍은 서리를 내리고 시끄러운 소리로 굴뚝 꼭대기 구멍들(chimney pots)을 날려버리고, 우박은 후두둑 지붕에 내리쳐서 지붕에 깐 슬레이트를 거의 쪼개버리고.

그러자 자기본위의 거인이 '이상하다. 봄이 이렇게 늦게 찾아 오나? 날씨가 바로 바꿔지겠지.'
그러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도 열매가 열리지 않고 찬 바람, 우박, 서리와 눈만 내릴 뿐.

그러다 어느 날 그가 아름다운 음악에 일어나 궁정악사가 지나가는 줄 알고 밖을 보니 홍방울새(linnet) 노래 소리. 그리고는 하늘이 조용해지면서 두 짝 여닫이 창의 열린 쪽(casement)으로 향기가 들어옴을 알고 밖을 내어다 보니 담장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한 어린애가 기어들어오는 걸 보았답니다.

그러자 나무들이 좋아라고 꽃봉오리가 생기고 그 아이의 위로 나뭇가지들이 춤을 추더랍니다.
그 걸 보고는 그의 마음이 열려 담벼락을 부시려고 나가자 그 아이가 거인에게 입을 맞추었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를 보고 또 혼비백산하여 도망. 
그런데 그 아이는 도망가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자기본위 위주의 그 거인이 큰 도끼로 벽을 허물었습니다. 
그 후로 아이들이 다시 몰려와 놀지만 그 작은 아이가 어디 있는지를 아무도 몰랐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 거인이 늙고 힘이 없서졌습니다.

그 해 겨울에 그가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 보는데 정원 구석에 하얀 꽃이 만발하고 은 빛, 금 빛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는데 그 나무 밑에 그가 한번 더 보고 싶던 아이가 있는 걸 보았답니다.

그래서 그가 애에게 가보니 아이의 손과 발에 못 밖힌 자국이 있음을 보고 '누가 너에게 그런 상처를 입혔느냐? 내가 그를 죽여버릴꺼다'라는데 그 아희가 '아닙니다. 이 것은 사랑의 상처입니다.'

그가 무서운 느낌이 들면서 '그러면 너는 누구냐?'
이에 그 아이가 거인에게 웃음을 지며 '당신이 나를 한 번 이 마당에 놀게 했지요. 이제는 나와 더불어 하늘나라로 갈 차례입니다'라고.

그 날 아이들이 학교를 파하고 그 정원에 왔을 때 그들은 나무 아래에 흰 꽃으로 덮혀져 있는 죽은 거인을 보았습니다. ... 끝

사랑할 대상이 있을 때에 사랑하라고.
그 까닭은 사랑할 상대가 있으면 행복.
[이 게시물은 100se님에 의해 2018-03-29 12:53:05 여성카페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100se님에 의해 2018-03-29 13:10:49 대화의 광장에서 이동 됨]

써니 2015-02-23 (월) 04:09
홍방울새
댓글주소
   

총 게시물 404건, 최근 0 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04  FIFTY SHADES OF GREY 비평 +3 써니 02-21 847
303  허큘리스도 큰 엄마를 잘 만나야 했섰는데 +1 dkpark 02-17 1246
302  방탕한 왕과 충성스러운 시종 +5 dkpark 02-14 960
301  작은 빨간 암탉 +2 dkpark 02-17 934
300  친할머님 밥상 +1 dkpark 02-17 683
299  다섯 마리 병아리 +2 dkpark 02-17 586
298  테니슨 시를 도토리가 번역하기 +3 dkpark 02-15 837
297  발렌타인 데이는 기독교 축일 인 거 같은데요… +2 써니 02-14 812
296  햇빛을 할머니에게 담아가는 엘사 +3 dkpark 02-14 692
295  니체가 본 여인상은 말입니다, .. +1 dkpark 02-05 470
294  아이가 비뚤어지는 이유의 하나 +1 dkpark 02-03 436
293  남풍 따라 님의 생각 +3 선열반 01-28 489
292  노블레스 오불리쉬 +2 dkpark 01-26 639
291  여성이 남편을 20여년간 기다린 적도 있는데 … dkpark 01-21 447
290  하면 된다. 안되는 것은 하지 않아서다. 해도 … dkpark 01-21 386
289  풍기, 금산인삼. 손해볼까 염려의식. 3년만에 … dkpark 01-21 401
288  한국사람 기다리는 게 고작 6년 개성인삼이여… dkpark 01-21 460
287  여성카뻬 - 개점휴업 +2 ㅂㅂ 01-21 376
286  달콤하고 얇사한.- Sweet and Low +1 dkpark 01-05 515
285  여성차별 써니 11-23 291
284  사유리 트위터 써니 11-23 272
283  여자가 '깊은 분노'를 느끼는 11가지 … 써니 03-28 913
282  여자가 얘기하는 방법 +1 써니 10-09 1237
281  행불행. 내가 거기 있섰기때문 +1 이태백 09-05 1220
280  Women's logic 2 +1 써니 07-13 1238
279  WOMEN'S LOGIC, BIKINI +1 써니 07-13 1224
278  여자의 생각 vs 남자의 생각 +1 써니 06-24 1529
277  여자가 "좋아, 하고 싶은대로 해!" 할 때 +1 써니 06-19 835
276  여행가방 싸는 법 +1 써니 06-16 907
275  샴푸 고르는 법 +1 써니 06-16 699
274  The reason why bees visit many flowers +3 선열반 05-24 709
273  영자 팔법(永字八法) +1 이태백 05-10 1162
272  반표의 따님 반소 +2 이태백 05-07 681
271  솔개 쫓는 어린 딸 <펌> +2 이태백 05-07 853
270  아이들과 응답송 리빙스톤 그리고. 3/3 dkpark 03-20 749
269  아이들에게 응답송 카네기, 디즈레일리 +2 dkpark 03-16 1018
268  아이들에게 응답송 성경, 프랭클린, 링컨 dkpark 03-15 695
267  얘만도 못해! 얘들이 더 너그럽잖아! dkpark 03-03 650
266  근거없는 공포, 집단히스테리, 늘 걱정하는 … +1 dkpark 02-28 792
265  집이 견고해야 합니다 dkpark 02-25 600
264  자식이 많으면 바람 잘 날이 없네 dkpark 02-25 713
263  금붙이라면 사족을 못 쓴 사람 +2 dkpark 02-25 810
262  정직하면 친구가 많고 아니면 닉클이 생긴다 +1 dkpark 02-24 696
261  무단침입자는 고발된다는 경고문과 홍방울새 +1 dkpark 02-22 692
260  풀콰(왜)? 개구리와 뱀은 서로 결코 같이 놀지… +1 dkpark 02-22 682
259  개(忠犬)처럼 개에게도 맹세한 유디스티라 왕… +1 dkpark 02-20 1120
258  Think before you donate 써니 07-21 498
257  Truth +1 써니 07-14 578
256  Lighthouse +2 써니 07-14 660
255  The Eleven Satanic Rules of the Earth +1 써니 07-03 668
처음  1  2  3  4  5  6  7  8  9  맨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