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년전에 홍콩을 가던 비행기에서의 일.
옆에 앉아 가던 사람이 내 나이 비슷하고
참 사교성이 좋고 점잖고 예의가 바랐는데.....
얘기를 하다 보니 그는 대우그룹에 다니고 있고
회장님 비서로 일하는데
바로 앞자리에 회장님이 앉아 계시고
지금 모시고 홍콩으로 가는 중이라고.....
그러고 보니...
김우중같은 사람이... 실제로 김우중 회장이
바로 앞자리에 앉아서 가는 게 보이는데
가끔 맨발로 앞자리로 뒷자리로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
전용 비행기 없이 칼타고 다니는게 측은해 보이는 나의 엉터리같은 생각.....
그런데 가만 보니 누구 옆에 있는 사람하고 조그만 바둑판을 갖고 바둑을 두는 모습....
옆사람 비서 한테 물어 보니 프로 바둑기사라.... 김회장이 바둑협회장인가 한다고...
전용비행기로 출장을 다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비서하고 또, 심심풀이로 프로기사하고는 비즈니스석으로는 다닐 정도...
그 당시에 홍콩구간에 일등석은 없었고 비즈니스석만 있었으니...
일등석이 있었으면 일등석으로 다녔겠는지는 모르겠지만...
옆에 비서신사가 얘기해 주는데 회장님은 출장 다닐 때,
바둑기사, 예술가, 작가들 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여행하는 걸 좋아해서
초대하여 같이 다닌다고.....
그래도 재벌 회장이시니 전용비행기는 없을지라도
그 정도로 수행원이나 말상대는 데리고 다니고 다닐 정도의 충분한 재력.....
내 옆에 앉았던 비서에게 뭐를 얘기하려고 왔다가
내게 실례를 한다고 잠깐 인사를 하고서는 비서에게 뭔가를 얘기하고는
다시 내게 인사를 하고 자기 자리로 가는 소탈해 보이던 인상의 김회장....
그리고는 양말만 신고 앞좌석 뒷자석으로 왔다 갔다하며 간단한 인사말...
그 후 한 십여년간을 대우그룹 김회장 명의의 연하장을 받았는데.
나는 안 보냈는데...
큰 인물들은 조그만 인연도 연하장으로 십여년을 관리를 하나 하던 생각.....
물론 직접 안 보내고 비서실에서 보냈겠지만....
한 십여년을 김회장명의로 정성들인 연하장을 받다보니
심정적으로 대우팬으로 분류가 되도 무리가 없다 했는데
김회장이 그룹해체가 되고 베트남에서 근근이 있다하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안 좋고
어떤 기회가 되면 미력이라도 도울 기회가 되면 도우고 싶었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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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전후 정도에 한국에 한 석달 정도 머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숙소로 정한 곳이 남산 밑자락에 있었던 힐튼 호텔.
명동 금융가에도 멀지 않았고
롯데나 조선호텔은 로칼호텔로 잘 모르겠고 신라는 멀고...
그래도 힐튼이 국제적으로 서비스가 인정된 호텔중의 하나이기 때문...
그렇게 한 달여 정도 힐튼에서 머무르는 중...
아침마다 가던 호텔사우나 헬스클럽, 그리고 조그맣기는 하지만
자주 가던 수영장이 레노베이션을 한다고 한 달간 문을 닫는다고 하여
낙심을 했는데....
호텔지배인이 장기투숙 손님이 원한다면 근처의 수영장을
가기를 원하면 모시겠다고 편지를 보내와서 그러겠다고 하니...
가게 된 곳이 바로 힐튼 호텔 아래쪽의 서울역앞의 대우빌딩 지하 수영장......
그런데 가 보니 호텔 보다는 시설이나 서비스는 수려하지는 않지만
수영장이 아주 넓고 크고 이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 괜찮타 하고
힐튼 레노베이션기간 한달정도? 아니면 조금 더 다녔는데...
그 때 아침마다 같이 수영을 하는 사람이 나말고 딱 한 사람 더....
다른 시간에는 사람이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그 넓고 큰 수영장에 그 때 그 시간에는 딱 두 사람.
나하고 김용준.
처음에는 통성명도 할 필요도 없고 안하고 그냥 수영만하고 간단한 인사만...
그런데 가만 보니..... 소아마비라....
수영이 가장 좋은 운동일듯 보이는 .... 쩔뚝 쩔뚝...
그런데 풍겨나오는 포스가 보통이 아니고 겸손이 지나쳐
도데체 이 양반이 누군가? 하는 의문하고 관심....
그리고 밖에 보니 운전기사가 매일 대기하고 가끔 비서인가 하는 사람도 대기?
그런데 과공도 비례라고....
이 사람이 무슨 대단한 사람인 거 같이 보이는데
그럼 그렇다고 하지.. 뭘 이리 과하게 겸손한척 하나? 은근히 센 척도 하는 것 같구만...
나이도 어린 사람한테.... 하고 기분 언잖아 하는 내 기분을 느꼈는지...
자기가 재판소판사 한다고 얘기를 ...
그 날 주위에 물어보고 알고보니 대법원 판사..인가? 헌법재판관인가 하는 사람.
권력있고 대단한 인물인데 이 누추한 대우빌딩 지하수영장을 다니나 하는 생각?
남들 보라고? 스텔스웰스?
부자가 밑창 떨어진 신발을 일부러 신고 다니는 것처럼?
하여튼 그러다 힐튼호텔 수영장 사우나 레노베이션공사가 끝나서
더는 대우수영장을 안가서 ...
이젠 안 온다고 인사를 하니...
내게 레노베이션 끝난 좋은 호텔수영장 다니게 되서 좋겠다고 하는 인사....
(잠깐, 그런데... 힐튼호텔하고 대우빌딩이 모두 김우중회장 거라고....
그래서 대우빌딩 수영장을 갈 수 있게 된 거라고... 나중에 알게 됬고...)
그리고 진짜로 오랜세월 뒤에... 아주 모든 것을 기억도 못할 만큼 의 세월후에
한 이십여년 쯤 후인가....
김용준판사가, 대법원판사였던가... 한국뉴스를 보니
박근혜정부의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을 받았나? 나섰던가?
하여간 그의 사생활이 언론에 낱낱이 까발기던데...
그 시절 거지같은 대우 지하수영장에 다니며 소박 청빈하고 힘들고
돈은 못버는 대법원판사질을 애국적으로 하던 것 처럼 보였던 김판사....
청문회에 서기도 전에... 각종 이권개입, 부정한 부동산증식으로...
그래서 결국은 타의에 의해 총리후보 사퇴를 하던...
입지전적인 소아마비의 대법원판사출신의 총리후보...
몰락... 거인의 몰락... 소인같은 거인...의 몰락...
총리후보로 지명을 안 받았으면 그나마 지킬수 있었던 명예...
지금은 죽었나? 살았나?
소식하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