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광장
 
OPEN FORUM

 

총 게시물 3,265건, 최근 0 건
   
미국의 두 기둥
글쓴이 : wind 날짜 : 2017-09-17 (일) 12:05 조회 : 461
오래전에 썻던 칼럼입니다. 
다시 꺼내어 읽어 봅니다. 

제목 : 미국의 두 기둥
한국일보 김정수 칼럼

마전 나는 참으로 부끄러운 실수를 했다

내가 사는 은퇴자 타운인 Rossmoor 에 육통권(六通拳)이라는 체조 프로그램이 있어서 우린 매일 아침에 모여 한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그날도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급하게 가고 있었는데 모이는 장소에 거의 다 가서 골프 카트가 하나가 길 가운데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이른 아침이다게다가 좁은 길이니 아내는 “조심조심”하고 운전을 하는 나에게 주의를 주었고,  나는 나대로 혹시 마주 오는 차가 있는지  주의하면서 골프 카트를 비켜 지나갔다그러면서도  “혹시 저 차가 고장이 나서 저렇게 서있나? 싶었지만 솔직히 그건 잠시 스쳐가는 생각이였고 나는 내 갈 길이 바빠서 그냥 무심코 지나간 것이었다.

그런데 나중 알고보니 그 골프 카트의 주인공은 매일 아침 체조를 같이하는 김 교수였고그 날은 승용차가 고장이 나서 골프 카트를 타고 가는데 그것도 가는 도중  시동이 꺼져서 당황해 하고 있었던 것이였다사모님께서는  내 차가 오는 것을 알아 보고 순간 안심을 했었다는데 나는 자기들을 못보고 그냥 지나더란다나중에 그 얘기를 듣고 내가 얼마나 부끄럽고 미안했는지…

40 여년 전그런니까 내가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였다스테이션 웨건에 이런 저런 잡화를 싣고 벼룩시장을 찾아 다니며 파는 친구가 있었는데 나는 ‘미국 구경’도 할 겸 그 친구를 며칠 따라 다닌 적이 있었다그런데 한번은 어디서 장사를 잘하고 다음 장소로 가는데 지름길로 간다는 것이 그만 방향을 잘 못들어서 산중에 길을 잃었다.  

캄캄한 밤중에  한참을 헤메고 보니 배고픈 것은 둘째 치고라도 자동차 개스가  달랑 달랑 했다“이거 큰일 났다” 싶었는데 저만치 무슨 집 같은 것이 보여 가서 보니 집은 집인데 전등불도 다 꺼져있어서 빈집인가 싶었지만 우선 문부터 두들겼다.

그 때가 밤 12시 쯤 되었나그러자 집안에 불이 켜지더니 한 영감님이 문을 비스듬이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자다 일어 났는지 속옷 차림이였다길을 잃었다고 사정 얘기를 하고여기서 가까운 Gas Station 이나 Freeway 가는 길만 좀 알려 달라고 했더니그 영감님이 대답도 안하고 문을 닫고 들어갔다우리는 실망을 하면서 돌아서려는 순간 뒷 뜰에서 자동차 시동 거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후 그 영감님이 반트럭을 타고 나타났다.  말로 가르쳐 주어도 모를 것이니 자기를 따라 오라는 것이다그 영감님을 따라 산길을 한 이삼십 분을 족히 달리니까  Gas Station 이 있었고 그 옆에Freeway 입구가 나타났다생전 보도 듣도 못하던 동양 사람들이 나타나서 길을 물었는데 영감님은 자다가 일어나서 몇 십분을 운전해서 방향을 가르쳐 준 것이다.

몇 년 전이다한번은 205 Freeway 내리막 길에서 내가 깜박 졸아서 앞차를 드려 박았다받힌 차는 큰 Container트럭이였는데 그 차는 자기가 받혔는지도 모르고  그냥 가 버렸고나는 차 앞부분이 대파된 상태에서 정신이 절반 쯤 나가있었는데 마침  뒤에서 오던 차에서 누가 내려서 내가 다쳤는지 살피고 내 차를 밀어서 옆으로 대는 것을 도와 주고, 911으로 전화를 해서 경찰을 부르고, AAA 에 연락해서 토잉 서비스를 돕는등그 밤중에 한동안 나를 도와주고는 떠났다너무 고마워서 전화 번호를 물었는데 그 사람은 손사레를 치면서 그냥 떠났다.

미국에 살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밤길 빗길에 차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난감한 상황에서 어떤 모르는 사람이 도와주었다 거나 복잡한 도시에서 첨 만난 사람에게 길을 물었는데 그 사람이 너무나 친절하게 가르켜 주어서 오히려 당황스러웠던 경험들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미국 사람들의 몸에 배어있는 작은 친절이다내가 내 자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은 미국에서 몇 십년을 살았어도 이런 친절을 베푸는데 매우 서툴다는 것이다그날 아침에도 길에 서있는 골프 카트를 보았으면 당연히 가던 길을 멈추고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어야 했다작은 친절을 베푸는 그런 문화적인 기초가 내 의식구조에 없으니까 고장난 차가 보여도 무심하게 지나친 것이다.

우리 한국 사람은 참으로 정이 많고  이웃에 도움을 주는 것에도 전혀 인색하지 않다그러나 한국 문화는 아는 사람나와 연관된 사람에게는 ‘과도할 만큼’ 친절하지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렇듯 무관심하다그보다 모르는 사람을 돕는 그런 훈련이 안되어 있는 것이다.

언론으로 비추어지는 요즘의 미국 사회는 얼핏 보기에 비관적인 모습 뿐이다크고 작은 범죄마약총기 사고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국 사회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는벨라(Robert Bellah) 교수와 견해를 같이한다. UC Berkeley 에서 종교 사회학을 강의 하시던 벨라교수는 그의 저서 Habits of the Heart 에서 미국의 두 기둥 “앵글로 색슨의 청교도 정신과 개인주의”가 미국을 떠 받히고 있다고 했다여기서 청교도 정신이란 근면 검소 친절의 생활 방식이며개인주의란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정신을 말한다이러한 정신 문화가  일반 시민들의 생활속에 ‘작은 친절작은 선행’ 이라는 습관을 심어주고 이러한 작은 것들이 모아져서 위대한 미국강력한 미국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크고 작은 자선활동을 하는 바쁜 손길들을 많이 본다미국은 아직 건전하고 건재하다.

 



써니 2017-09-17 (일) 17:35


예,

착하고

의롭게 살아야겠습니다.


아마 청교도 정신이

미국이 일류국가가 될 수 있었던 핵심비결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예전보다는 점점 못해 간다는 생각입니다.

전에는 더 친절하고 교양있게 지낸 것 같은데.....


하기는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해지고 메마른 것처럼 변해가는 것은

미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 이겠지요.

옛날이 그립다 하면 

늙어서 그렇다 하겠구요.





댓글주소
써니 2017-09-17 (일) 18:07

가정교육이 중요하기도 하구요.

점점 이혼가정이나 편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가 늘어나니

예절과 교양이 아랫 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댓글주소
html
   

총 게시물 3,265건, 최근 0 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165  피해야 할 ..... 군상. +18 써니 04-10 1072
3164  이명박 전대통령의 페이스북 글 4월 9일자 2018년 +1 써니 04-10 877
3163  낚시를 더 안 다니는 이유 +1 써니 04-09 741
3162  Taiwan blue magpie +1 써니 04-05 779
3161  이사 하는 것을 도와 주다. +1 써니 04-03 856
3160  (부고) 유관순 - The New York Times +1 써니 03-30 740
3159  글로벌 권력 순위 1위 ~ 500위 +2 써니 03-29 805
3158  부엉바위에서 뛰어 내릴 만한 심정........ +2 써니 03-23 770
3157  나라도 다신 안 나서겠다. +1 써니 03-21 764
3156  "'펜스룰' 은 답이 아니다 " 가 아니다. +4 써니 03-20 874
3155  한국과 온 세계의 희망 시진핑 써니 03-12 663
3154  한국여행 안전기간 써니 03-09 592
3153  고독. 질병. 빈곤 +1 써니 03-08 528
3152  밀회의 현장 +1 써니 03-08 596
3151  이명박의 전쟁 +1 써니 03-08 574
3150  현직 비서 "안희정에게 강간 당했다." 주장 +9 써니 03-06 642
3149  오래 해 먹어야 뭐라도 되는 것 같은데..... +1 써니 03-05 524
3148  시진핑의 장기집권 계획 지지 +1 써니 02-28 397
3147  위험한 아이들 +1 써니 02-15 433
3146  사진만 보면 뭐 썸씽이 있는 것 같이 보이는데 +2 써니 02-13 476
3145  내 오년을 돌려 다오..... 써니 02-13 451
3144  머슴이 뭘 알어? +1 써니 02-11 444
3143  독재 국가란 것을 아직도 모르는가? 써니 02-10 418
3142  가요무대의 두 가지 즐거움 +1 써니 02-09 397
3141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집행유예 선고 +1 써니 02-06 426
3140  평창유감 +3 써니 02-01 438
3139  Olympic Dreams of a United Korea? Many in South Say, ‘No, Thanks’ +1 써니 01-30 414
3138  The Jordan Peterson Moment +25 써니 01-29 785
3137  연봉 5억 버는 남자를 원하는 여자에게, 연봉 5억남의 답변 +1 써니 01-27 442
3136  도리를 아는 도적 써니 01-24 396
3135  뉴욕 타임스퀘어에 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 등장이라니? 써니 01-24 378
3134  그런데 이런식으로 윈터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1 써니 01-21 439
3133  "늙는 모습 천차만별이니 잘 늙는 데 투자하라" +1 써니 01-20 453
3132  평챙 윈터 올림픽 +1 써니 01-18 410
3131  U.K. Appoints a Minister for Loneliness +1 써니 01-18 414
3130  The End of Alzheimer's: 심포지움 pdf 써니 01-18 381
3129  알츠하이마를 극복하는 노력방법 써니 01-17 433
3128  알츠하이머 주의 식품 써니 01-16 403
3127  The End of Alzheimer's +4 써니 01-16 463
3126  알츠하이머의 종말 써니 01-16 387
3125  [백영옥의 말과 글] Jettison 써니 01-14 443
3124  한 40년 됬나? +1 써니 01-12 471
3123  뭘 믿겠는가? +1 써니 01-09 412
3122  신년 악몽 +2 써니 01-07 470
3121  2018 년 결심 +1 써니 01-01 433
3120  떠나라. 훌훌 털고 떠나라. 써니 12-28 409
3119  英 CEBR "2032년, 한국 세계 8위 경제대국…中은 美 제치고 1위” +1 써니 12-27 421
3118  싼 여자 +1 써니 12-27 464
3117  김완선 이젠 잊기로해요 +1 써니 12-23 467
3116  나훈아 콘서트 써니 12-14 503
3115  전 세계 땅값 순위 top 10 써니 12-12 511
3114  트럼프가 미끼를 물어선 안 된다. 써니 12-11 443
3113  없다.... 써니 12-11 371
3112  말 실수를 조심해야 한다. 써니 12-11 395
3111  능력이 있으면 쿨해질 수 있다. +2 써니 12-10 424
3110  힘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2 써니 12-10 405
3109  SAT 만점 美 하버드대 유학생, 한국 돌아와 해병대 입대 +1 써니 12-03 441
3108  비트코인의 불록체인 (A web-based demonstration of blockchain concepts) +2 써니 12-02 478
3107  청와대가 밝힌 7대 비리 관련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기준 +2 써니 11-24 465
3106  폭정론 연구본 (4) - # 1 써니 11-23 418
3105  폭정론 연구본 (3) 써니 11-23 413
3104  폭정론 연구본 (2) +1 써니 11-23 423
3103  최근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폭정론 연구본 (1) 써니 11-23 448
3102  (환영) 美 무역위 "삼성·LG, 세탁기 120만대 초과물량에 50% 관세 부과" 권고 +1 써니 11-22 419
3101  ‘주인 기다리다 늙은 자동차’ 주차한 곳 못 찾아 20년 만에… +2 써니 11-19 439
3100  [동아광장/안세영]中國夢의 3가지 오류 +1 써니 11-19 419
3099  나는 내가 살았던 시절이 좋았다. 써니 11-17 413
3098  아티스트 조영남 +1 써니 11-15 576
3097  적폐청산? 정치보복일뿐..... +4 써니 11-15 532
3096  두 유명인을 옆에서 잠깐 스쳐 본 기억 +1 써니 11-10 511
3095  B급 문화를 사랑하면서 써니 11-10 581
3094  미국이 실패하는 것들 +3 써니 11-06 441
3093  졸혼 (卒婚) 이 답이다. 아니다. +1 써니 11-05 433
3092  공자의 논어 제 1편 학이편 첫번째 내용 써니 10-29 514
3091  추억을 먹고사나? 과거에 묻혀 사나? +1 써니 10-26 431
3090  아인슈타인의 행복이론 : Tip 써니 10-24 560
3089  가을 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1 써니 10-24 453
3088  현대판 팔불출 +1 써니 10-24 424
3087  인공지능의 발달과 전개 +1 써니 10-19 433
3086  가을에 생각한다 +1 wind 10-18 420
3085  "묘 쓰려면 마을발전기금 내라" +1 써니 10-17 395
3084  가장 철학적인 지구 사진 +2 써니 10-11 476
3083  중국이 이렇게 되야 하는데.... +1 써니 10-11 652
3082  빨갱이의 나라 써니 10-10 512
3081  묵시적 청탁 +1 써니 10-10 430
3080  생각의 차이 +1 써니 10-09 559
3079  구슬이 서말이라도.... Just Do It! 써니 10-07 456
3078  인생포기자 그리고 대량살상 +4 써니 10-04 512
3077  가을 소나타 +1 wind 10-03 437
3076  잭 웰치 +1 wind 10-02 423
3075  못 버리는 성격 +1 써니 10-02 512
3074  술을 끊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 +3 써니 09-27 599
3073  제재 : Sanctions +2 써니 09-23 430
3072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 +2 써니 09-22 489
3071  Totally Destroy North Korea +1 써니 09-20 409
3070  미국의 두 기둥 +2 wind 09-17 462
3069  이 번 생은 처음이라 써니 09-15 518
3068  선물 : Gift Package +2 써니 09-15 437
3067  (글쓰는 방법) '적·의·것'만 빼도 좋은 문장된다 써니 09-10 394
3066  난득호도(難得糊塗) 써니 09-09 479
처음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