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리와 바지에 구멍난 옷을 입은 역전의 용사가 저자거리에 나와 전도자로서 방패와 창을 팔려고 크게 외치고 있다.
"이 방패 사시요, 사시요! 이 방패로 말하면 어느 창도 뜷 수 없는 장점이 있읍니다. 그러므로 이 방패를 사지 않으면 이 험난한 세상에서 생명을 부지할 수 없읍니다!"
그러자 몇 사람이 우르르 몰려가 사는데, 이 방패는 이미 30억개가 팔린 그 엄청난 영업실적이 있음. 그 방패선전책자는 1조억권이 소진되었고 이 방패장사꾼은 그저 미미한 존재에 불과함.
조금 있더니 창을 꺼내어 높이 쳐 올리면서 "이 창을 사시요! 이 창 사시요! 이 창으로 말하면 어떤 풍파도 헤쳐나갈 수 있고 그 어떤 잡념스런 마귀 병마를 물리칠 수 있읍니다. 창 사시요! 보시요!~"
그러자 한 도인(道人) DKP가 나타나 그에게 "로마병정의 창에 그 방패가 뚫려 예수님의 허리에서 피가 흘렀오. 믿으라면 됬지 창과 방패는 헛 것.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니요. 장사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만약에 다른 사람이 당신의 창으로 당신의 방패를 뚫는다면 어떻게 하겠오? 보이지 않는 실상(實象)을 보이는 물상(物像)으로 가르치려 마시요.
당신은 그 것에 의지하는 마음으로 딴 세상에 사는 줄 아는데, 그 방패와 창을 초연하는 맨사둥이에서 믿음이 시작될 겁니다.
우리의 꿈과 열정이 손에 잡히지 않듯, 영혼을 뿌리채 흔드는 믿음의 씨앗은 형체가 없겠고, 사랑은 아무 길(道)에서나 찾을 수 있기에 사랑으로 진리의 종착역을 찾을 수만은 없겠오다.
그 방패와 창이 진리의 빛으로 우리의 길(道)을 비추지 않아도 어두운 밤에 갈 길을 나선다면 내가 길을 찾는 확신은 없지만 내 발걸음을 인도해주리라는 전능자가 있다고 믿고 이 분에게 져주는 데서 진리가 나타나고, 그 의지하는 만큼 지혜로워져 어둠의 길을 갈 수 있을 겁니다."
※ 한비자(韓非子) 상사단락(相似段落) 자상모순률(自相矛盾律): 같은 생각, 물건(사물)을 인정하면서 또는 부정하면서, 동시에 부정하거나 긍정할 수 없다는 논리학적 모순원리, 모순대당(矛盾對當. contradictory opposition).ㅡ
-近藤洋逸, 好幷英司 論理學槪論 第 9刷 p.15, 80-83, 87, 131, 142 岩波書店 1971 ^-^D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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