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강추위가 시작되면서 골밀도가 약한 60대 이상 고령자들의 경우 빙판길 낙상 및 각종 실내사고로 인한 고관절 부상이 우려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 사이에 있는 관절로 흔히 엉덩관절이라고도 불리며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통 외상으로 인해 손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근육량이 많은 젊은 층에 반해 노인층은 겨울철 근육이 경직돼 있고 골밀도도 낮기 때문에 낙상으로 인한 작은 충격으로도 고관절 손상을 입기 쉽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우선 극심한 통증과 함께 좌식생활은 물론 보행에도 장애가 생긴다.
따라서 와병생활을 해야 하고 장기화될 경우 욕창, 혈전증, 심장기능 저하 등이 생기기 쉽다. 또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는 폐에 가래가 차면서 폐렴 같은 각종 합병증에 노출될 수 도 있다.
하지만 겨울철에 무조건 외출을 자제하는 것도 고관절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운동량의 부족으로 인해 관절유연성과 하체근육은 더욱 감소하고, 이로 인해 실내에서 넘어져 생활형 고관절 부상을 입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평소 칼슘제제나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식습관을 갖도록 하고, 운동은 실내에서 골 생성을 유도하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가볍게 걷기' 등이 바람직하다.
김영호 하이병원 원장은 "하지근력이 약하고 반사신경이 떨어지는 노인들의 경우 화장실을 가거나 이불을 밟았다가 미끄러져 고관절을 다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물기가 많은 화장실 바닥에는 패드를 미리 깔아두고 집안에서도 노인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몸을 의탁할 손잡이를 붙이거나 주변에서 사람이 보조해 주면 좋다"고 말했다.
만약 낙상 후 조금이라도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방치기간이 길수록 회복시간도 지연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고관절 손상은 엑스레이검사만으로도 이상을 확인할 수 있지만, 고관절 변형이 적은 불완전 골절의 경우에는 CT나 MRI 검사를 해야 정밀한 감별이 가능하다.
골절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금속물을 이용해 뼈를 고정시킨 후 안정을 취하면 된다. 하지만 골절의 상태가 심할 때는 손상된 대퇴골두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 후에는 염증발생에 주의하고 재활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김 원장은 "고관절 수술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염증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이 기간 동안 염증을 유발하는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은 되도록 피하고 1년에 1~2회 정도 정기검진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