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가 지속되면서 100세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장수(長壽)형 연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장수형 연금은 종신형 연금보험(나이에 상관없이 평생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의 일종인데, 보험을 계약한 사람이 100세가 될 때까지 반드시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계약자가 중도에 사망하더라도 고인(故人)이 100세가 되는 해까지는 유가족에게 돈이 지급된다는 얘기다. 작년까지만 해도 종신형 연금보험은 10년이나 20년 등 일정 기간만 연금 지급을 보증해 주는 형태가 많았는데, 올 들어 100세 보증형 상품이 새로 등장하면서 소비자 선택폭이 확대되고 있다.
◆100세까지 연금… 오래 사세요
올 들어 보험사들이 선보이는 신상품의 키워드는 '100세'다. 대한생명이 지난 23일 내놓은 '리치플러스연금보험'은 연금 지급기간으로 '100세형'을 고를 수 있다. 만약 65세부터 연금을 타기 시작한 계약자가 90세에 사망하더라도 100세까지는 연금이 나와 유가족들이 활용할 수 있다. 물론 계약자가 100세가 넘어 더 오래 살아도 연금은 계속해서 탈 수 있다. 장수할수록 이득인 셈이다. 중증 치매나 장애 등 장기 간병을 필요로 하는 상태가 되면 연금액을 두 배로 늘려서 지급하는 것이 특징. 시중금리에 연동하는 공시이율(8월 연 4.8% 기준)을 적용하며 최저 연 2.5%(10년 초과 시 연 2%)의 금리를 보장한다.
앞서 지난 17일 동양생명도 100세 보험인 '수호천사 골든라이프 연금보험III'을 출시했다. 연금을 받다가 심하게 다쳐 중증장애 상태가 되면 10년 동안 매달 연금 외에 50만~100만원을 추가로 준다.
100세 보험의 경우 연금을 받기 시작한 후 생존 기간이 길다는 점에 착안해 교보생명은 지난 6월 '100세시대 변액연금보험'을 내놓았다. 통상 변액연금은 연금 지급 개시 전까지만 주식 투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높인다. 하지만 이 상품은 연금을 주기 시작한 후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그 수익을 연금액에 더해 준다.
녹십자생명은 다음 달 1일 100세 보험인 '평생그린연금보험'을 출시한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연금을 더 많이 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초기에 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조기고액형' 기능과 매년 연금을 자유롭게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유연금형' 기능도 갖췄다.
◆기존 가입자, 갈아타기 땐 득실 따져야
100세 보험은 연금지급 보증 기간이 100세로 길기 때문에 다른 보증형(10년 혹은 20년) 상품에 비해 매달 수령하는 금액은 많지 않다. 가령 1억원을 연금에 쌓아둔 60세 남성의 경우 15년 보증형을 선택한다면 1년에 621만원(연 5% 기준)을 받을 수 있지만, 100세 보증형을 고르면 1년치 연금이 547만원으로 줄어든다(동양생명 상품 기준).
오래전에 종신형 연금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100세까지 보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최신 상품으로 갈아타기를 고려할 수 있지만 오히려 손해인 경우가 많으니 유의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새로 나온 100세 보험은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사회 현상이 반영돼 똑같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예전 상품보다 연금액이 작을 수 있다"며 "노후 대비가 부족하다면 기존 연금보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추가로 신상품에 가입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연금지급 보증 기간은 처음 가입할 때 정해야 하지만, 연금을 받기 전이라면 가입기간 중엔 언제든 다시 바꿀 수 있다(회사별로 다를 수있음).
[표] 올해 새로 출시된 100세 보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