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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최고령 방송통신대 입학 - "정보 넘쳐나는 세상인데 안 배우면 뒤처지잖아"
글쓴이 : qkxj 날짜 : 2012-04-30 (월) 14:19 조회 : 1536

90세 최고령 방송통신대 입학 정한택 옹
세 번째 대학 입학… 12학번 영문과 새내기 
서울대 교수로 정년퇴직 30년간 매일 1시간 운동 하루 5~6시간 영어 공부…
쉼 없는 노력이 젊음 비결

 올해 방송통신대 최고령 입학생 정한택 옹이 지난 25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자신의 집에서 영어사전을 뒤져 단어를 찾고 있다. /최영호 객원기자 yhpress@chosun.com

"매일 영자신문을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요. 그때마다 영어사전을 뒤져보면서 '아! 이런 뜻이구나' 하죠".

지난 25일 오후 3시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자택에서 만난 정한택(90) 옹은 아흔을 넘긴 나이가 무색할 만큼 힘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영어공부법을 소개했다. 단정하게 정리된 거실 탁자 위에는 정씨의 손때가 묻은 두 권의 영어사전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사전 곳곳에는 그가 모르는 단어를 찾을 때마다 표시해 둔 빨간줄이 가득했다. 1922년생인 그는 올해 한국방송통신대 영어영문학과를 최고령으로 입학한 12학번 새내기다. 1940년대 경성사범대학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그의 세 번째 대학 입학이다. 이로 인해 그는 지난 21일 '2012 경기도 최고 도민' 11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그의 하루는 새벽 3시에 시작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2시간 동안 영자신문을 포함한 4개 신문을 정독하고, 새벽 5시부터 30분간 TV뉴스를 본다. 새벽 5시 30분이면 집 앞 헬스클럽에 가서 1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러닝머신 위에서 20분을 걷고, 20여 개 운동기구를 이용해 40분간 근력운동도 한다. 10년 전부터 시작한 아침 운동은 하루도 거르는 법이 없다.

그는 "원래는 20년간 아침마다 수영을 했는데 나이가 여든을 넘으니 피부에 기름기가 없어졌다"며 "이 때문에 수영을 하고 나면 피부에 상처가 나 할 수 없이 헬스클럽을 다니게 됐다"고 말했다.

9년 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혼자 살고 있지만, 가정부를 고용해 매일 야채와 잡곡 위주의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저녁에는 팥이나 콩·녹두로 만든 죽을 번갈아 챙겨 먹고, 밤 9시 30분이면 잠자리에 든다. 매주 월요일 오전에는 딸과 함께 인근 백화점에서 영시(英詩) 교양강좌를 듣고, 오후에는 전문 영어강사를 집으로 불러 2시간씩 영어회화 수업을 받는다.

일주일에 1~2번은 친척이나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분당 집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 거리인 서울 광화문을 오간다. 이 밖에 나머지 시간에는 하루 5~6시간씩 영자신문을 보거나 영시를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 이런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올바른 식습관 덕분에 그는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10년째 혼자 살고 있지만 늘 아침마다 운동하고, 공부하느라 심심할 겨를이 없다"며 "주말에는 자식들이 놀러와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했다. 1년 정도 영어회화를 배운 그는 이제 영어로 일상 대화가 가능해 앞으로는 독해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그는 1940년대초 경성사범대를 졸업한 엘리트다. 교사가 될 수 있었지만, 대학 강단에 서고 싶었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서울대 심리학과에 다시 입학했고, 1949년 두 번째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상급학교에 진학해 새로운 것을 더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너무 커 사범대 졸업 후에 다시 대학을 진학하게 됐다"며 "사범대에서 교양과목으로 배웠던 심리학에 매료돼 아예 전공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강단에 설 꿈에 부풀어 있던 그에게 시련이 닥쳐왔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서울은 전쟁터로 변했고, 그가 보물처럼 여기던 1000여권의 책은 모두 불타버렸다. 전쟁통에 인민군 의용대로 끌려간 그는 낙동강 전선에 투입됐지만, 의과대를 졸업했다고 인민군을 속여 전장에 나가는 것만은 피할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충남 논산의 강경상고를 시작으로 대전고를 거쳐 충남대와 공주사대 교수를 지냈다. 그리고 1966년부터 모교인 서울대에서 22년간 심리학 강의를 맡았다.

그는 "서울대에서 강의를 하는데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은 거야. 그래서 원서로 된 심리학 전공서적을 해질 때까지 읽고 또 읽었지"라며 "그때부터 영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가 영문과를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1970년대 초 서강대의 초청을 받아 심리학 강의를 했던 그는 당시 자신의 수업을 들었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수업 때마다 혼자 맨 앞자리에 앉아서 내 강의에 집중하는 참한 여학생을 보고 '며느리 삼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며 "그 여학생이 박 위원장이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지만 참 열심히 공부하는 바른 학생으로 기억된다"고 했다.

그는 1988년 서울대를 정년퇴직한 뒤에도 충남 아산에 있는 호서대에서 88세까지 22년을 더 강단에 섰다. 일흔이 되던 해 여름에는 필리핀으로 영어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인터넷에는 새로운 정보가 넘쳐나는데 뒤처지지 않으려면 죽을 때까지 공부 할 수밖에 없다"며 "배운다는 것은 항상 젊은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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