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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증: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을 의심하는가
글쓴이 : 써니 날짜 : 2016-12-02 (금) 10:00 조회 : 1962

김충렬 박사의 ‘편집증’ [1] 편집증이란 무엇인가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1장 편집증이란 무엇인가

최근 우리 사회는 특이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의심병’에 걸린 듯한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에게는 아무리 신뢰할 만한 근거를 들이대도 믿어주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곤란을 당하게 된다. 이런 현상에는 사회적 영향도 없지 않을 것이다. 갈수록 신뢰의 측면이 약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속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사회 모든 면에서 각종 신뢰성이 무너져, 사람들이 지쳐있는 현상이 폭넓게 확산되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막연한 불안을 가지면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만 같다. 편집증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특이한 성격이 모두 편집증은 아니지만, 유난히 성격이 특이하게 까다로운 사람들 중에는 편집증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1. 편집증의 이해

편집증이란 사람과 환경에 대해 불신하고 의심하며 살아가는 정신 현상이다. 타인들이 자신을 박해하거나 악의를 가지고 있다고 음모를 꾸민다는 비현실적 생각에 시달린다. 의심적 생각은 스스로를 두려움과 불안에 떨게 만든다. 이는 오늘날 정상인부터 정신병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정신 과정이다. 의심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행동에 책임지지 않고, 타인이나 외부 요인에 책임을 전가하고 비난한다. 이처럼 편향된 자기식의 고집에 집착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피해망상, 불안, 공포, 분노, 불행 등으로 채우며 살아간다.

1) 편집증의 어원적 정의

‘편집증’이란 타인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많아지는 정신의학적 증상이다. 영어로는 파라노이아(paranoia)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어 para(beside)와 nous(mind)에 뿌리를 둔 것으로, 마음을 벗어난 상태, 마음의 결함이나 이상을 의미한다. 이 증상은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하는 정신장애로, 야심이나 의혹이 논리적 형태로 형성된,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으로 발전해 가는 특징을 갖는다. 이로 인해 타인의 동기를 악의적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특성은 성인 초기에 시작되고, 여러 상황에 걸쳐 폭넓게 나타난다.

이들은 의심이 많고 남을 경계하고 적대적이며,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자신을 속이거나 배반하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화를 잘 낸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속임수나 나쁜 동기를 숨겨놓고 있으리라고 확신하고 늘 그것을 찾아내는데 몰두해서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할 뿐 아니라,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곤 한다. 그래서 이들은 상대방이 화를 내면, 자신의 예상이 적중했다는 생각에 의심과 경계를 더욱 강화하게 된다.

2) 편집증의 외적인 특징

편집증은 일종의 의심하는 증상이다. 의심이 정신에서 압도적으로 작용될 때, 자신이 통제하기 어려운 증상을 유발한다. 이런 편집증은 의심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의심되는 경우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의심하는 경향으로, 무의식적인 심리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는 경향이 의식적 통제 아래 이뤄지기보다는 자신도 분명히 모른 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의심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심의 경향이 증상으로 굳어지면서 의식에서 일어나는 흐름에 훼방을 놓고, 바라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심리적 에너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편집증은 만성으로 서서히 진행하는 정신장애의 일종으로, 체계적 망상이 특징이다. 이 편집증(paranoia)은 고대 그리스부터 사용하던 용어이며, 현재 많이 사용하는 정신이상과 유사한 뜻으로 알려졌다. 이 용어는 19세기 말 망상이 서서히 진행돼 복잡하고 논리적이며 체계적이지만 환각이나 인격의 황폐는 일어나지 않는 ‘망상 정신병’을 의미하게 됐다.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만성적으로 고정된 고도의 체계적 망상이 특징인 상태를 일컫게 됐다. 유사한 증상들을 ‘편집장애’라 부르기도 하지만, 일부 정신의학자들은 과거 편집증으로 분류했던 증상들이 사실상 정신분열증의 한 종류라 주장하기도 한다.

편집증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피해망상이 두드러지고, 지나치게 심한 자기지시적 경향이다. 이를테면 타인의 행동이나 말, 몸짓과 손짓 등을 자기에 대한 고의적인 무시, 비웃음, 경멸 등으로 오해한다. 이것이 심해지면 사실 그렇지 않은데도 자신이 공격 또는 비웃음의 대상이며, 어떤 무리들이 자신을 공격하려 한다고 지속적으로 믿는다. 더욱이 이들의 죄책망상은 죄책감을 입증하기가 매우 불충분함에도 쉽게 죄를 인정하면서 정당한 반대증거를 주장하지 못한다. 이밖에 편집반응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자신을 ‘최상의 존재’라고 믿는 과대망상도 있다.

편집증은 융통성이 없고, 인간관계에서 대처 기술이 부족하다. 경계선적 장애는 일관성이 없고 매우 불안정하지만, 편집성은 아주 완고하고 유연성이 결여돼 있다. 또 전혀 무의미하고 관련 없는 사건들인데도 자신과 관련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으며, 외부 현실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순전히 주관적으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이 상태는 특이하게 인격이나 사고 이외의 다른 부분에 장애는 없다.

편집증은 ‘상대방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핵심 증상이며,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카메론(N. Cameron)이 말한 대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의 조직체인 ‘가상공동체(pseudo-community)’를 가정한다. 다른 말로, 자신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사람들이 조직한 거대한 단체가 있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들은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부딪혔을 때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자신의 예상과 감정에 따라 그것을 해석한다. 다른 사람들을 믿고 따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면서 자신이 힘을 행사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편집증은 자신의 명령에 맞도록 현실을 재구성한다. 자신이 사건을 결정하고 원하는 대로 힘을 행사할 세계를 만들어냄을 의미한다. 그런 이유로 편집증은 치료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치료자가 진실한 말로 설명해도 그 뒤에 뭔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논리나 이성적인 방법으로 고치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3) 편집증의 발생학적 특징

편집증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의심하는 증상이라 했다. 이를 생각하면, 사람은 마음대로 쉽게 통제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진 존재다. 자신의 마음 하나를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 없는 존재라면, 통제가 어렵다는 차원을 넘어 비극적 특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특성이 더 심각한 증상을 만들고, 자신도 모르게 삶을 저당을 잡히는 현상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것도 알고 보면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이 일치되지 않은 채 다른 차원의 불균형을 초래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 점에서 편집증을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없는 원리에 따라 유발되는 의심병, 그러니까 원하지 않는 의심 증상이 바로 편집증상(paranoid symptom)이다. 이런 편집증은 성인 모든 연령층에서 볼 수 있다. 이 증상은 남녀 모두에서 볼 수 있고, 또 여러가지 사회, 문화적 상황, 즉 정치인, 청소년 폭력배, 국수주의자 집단, 사이비 종교집단 및 폭력혁명주의자(terrorists)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편집증은 일시적일 수도, 간헐적일 수도 있으며,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 또 임상질환에 있어서도 기질성 정신장애, 우울증, 인격장애 및 정신분열증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더욱이 이 증상 진단범주에 포함된 질병도 여러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즉 대체로 경미한 증상이라 할 수 있는 편집장애(便執障碍, paranoid disorder), 질병으로 상당히 자리잡은 편집증(便執症, paranoia), 의심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 때문에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의심 증상을 가진 공유성 편집장애(共有性便執障碍, shared paranoid disorder), 의심 증상이 있어 편집증으로 보아야 하는 데도 어떤 유형이라 구분하기 어려운 비정형성 편집장애(非定型性便執障碍, atypical paranoid disorder), 그런 질병을 가진 인격체가 되어버린 편집성 인격(偏執性人格, paranoid personality), 게다가 심한 분열증상을 동반하는 편집형 정신분열증(便執型精神分裂症) 등이 존재, 구분이 명확치 않을 때도 있다.

2. 편집증의 특성 이해

편집증만이 갖는 특성을 위주로 이해해 보자. 여기에는 편집증이 임상적으로 다른 정신장애에서 설명할 수 없는 지속적 피해망상 또는 질투망상(delusions of jealousy)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중요해진다. 순수한 편집장애의 경우 망상은 정신분열증에서 볼 수 있는 괴이하거나 산만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잘 짜여있고 체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망상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정서 반응은 망상과 조화를 이루고, 기타 인격기능도 건전하며 아무리 오래 가도 인격의 황폐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편집증은 질서있고 명료한 사고를 하면서도 확고부동한 망상이 계속되는 것이 본질적이다. 다음 특성을 고려하면 이해가 더 쉬워질 것이다.

1) 부정적인 자존감

부정적인 자존감은 편집증의 일차적 양상이다. 부정적인 자존감이야 다른 정신장애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지만, 편집증에서는 특히 두드러진다. 편집증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이다. 실제로 이들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해, 타인까지 부정적으로 보게 만든다. 타인에 대한 지나친 부정성이 의심을 유발하게 만든다. 부정성이 증가되면 타인에 대한 신뢰도 심각하게 결여되기 때문이다.

타인을 의심하는 경향은 곧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데 기반을 둔다. 자기 자신을 긍정적이지 못하는 관점은 열등감 내지 무가치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긍정적 정신 에너지가 심각하게 결여된 상태에서 비롯된다. 이런 이유로 설리반(H.S. Sullivan)은 편집증을 부적절감과 열등감에 대한 보상 관점에서 이해했다. 그는 편집적 생각은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극심한 열등감과, 자기 자신에 대해 가치있게 생각하지 못하는 무가치감이 기반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편집증은 이같은 부정적 자존감이 타인에게 긍정적 태도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무능력을 극복하거나 없애기 위해 의도된 복합적인 과정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설리반은 그런 부정적인 자존감을 아동의 초기경험에서 설명한다. 인정받지 받지 못한 아동의 초기 경험에서 부정적인 자존감이 우세하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개인적 열등감, 무가치감, 외로움 등의 부정적 태도가 형성돼 자신은 온전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부정적 태도는 적응적 노력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불안을 만들어낸다. 이 불안으로 개인의 삶에서 부정적 관점이 발달하고, 사회생활에서도 부적응적인 대인관계를 맺는 결과가 초래된다. 부정적인 자존감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또다른 방어기제가 작동된다. 이런 경우 그들의 방어기제는 자신의 부정성과 불안함을 보호하기 위한 자동 보호수단의 하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편집적 투사이다. 이 투사 안에서 열등감은 박해받는 피해자로 변신하고, 자신에 대한 가치감은 편집적으로 타인을 비난함으로써 보호된다.

편집증 환자의 심리적 안전은 그가 박해받는 존재라는 인식에 의해 위협받지만, 타인에 대한 비난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자신이 유약하다’는 열등감을 덮어 준다. 이런 이유로 편집증 환자는 자신을 타인에 대한 비난이라는 자신의 방어체계 안으로 끊임없이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안전과 위험이라는 개념이 대립적으로 작용한다. 불안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하여 안전을 요구하고, 불만족스런 현실에 대해 만족을 추구하므로 심리적 위험을 해소하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존재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안전과 만족은 편집적 투사에 획득된다. 그 결과는 물론 박해받은 피해자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편집증 환자는 자신 안에 내재한 위험을 자극하지 않는 사람과만 관계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열등감으로 인한 불안이나 만족에 대한 안전을 진정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열등감에 대한 자각은 치명적 자기 체계의 결핍을 나타내는 심각한 불안을 산출하며, 이 결핍은 근저에 있는 열등감과 그에 따른 거부감과 불안을 위장하거나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피해망상

편집증의 양상에서 우리는 피해망상을 이차적으로 꼽아야 한다. 편집증은 일종의 피해망상을 어렵지 않게 유발하기 때문이다. 피해망상(delusion of persecution)은 실제와는 다르게 피해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편집증 환자는 숨어 있는 적(敵)에 의하여 학대나 모략중상, 그리고 피해를 받고 있다고 병적으로 확신한다. 전술한 대로 편집증 환자는 자신을 박해받는 피해자로 확신하면서 타인에 대하여 자신을 보호하려는 수단으로 적대감을 갖는다. 이런 박해자의 모습은 가학성이나 피학성이라는 개념이 모두 관련되어 있다. 이와 같은 피해망상에는 일정한 심리적 과정이 과도하게 진행된 결과일 것이다. 이는 예전의 사랑 대상에 대한 적대감과 가학적 환상의 증가와 함께 정신적 에너지의 철수가 수반되는 퇴행이 관련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적대감을 통제하는 것에 실패할 때, 가학성은 투사되어 박해와 모략중상을 받는 망상으로 재구성되는 원리이다. 이들에게는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므로 쾌감을 느끼는 가학성이나 학대를 받음으로 느끼는 쾌감이라는 피학성이 모두 망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는 편집증과 피해망상이 그렇게도 연결되어 있는 이유다.

편집증과 관련된 피학적 특성은 나이즈(J. Nydes)에 의하면 편집증에서 일정한 도식을 산출하게 된다. 피학적 특성은 ‘사랑’을 위해 ‘권력’을 포기하는 것이라면, 편집적 특성은 ‘권력’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점에서다. 이런 피해망상은 결국 망상적 편집증에서는 과대망상적인 단계에로 발전하게 되기에 또다른 변신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사랑을 포기하고 신(神)이라는 강력한 인물 혹은 신과 동등한 인물의 지위를 선택하는 현상이 가능해진다. 이로써 피해망상은 힘에 대한 자신의 소원을 타인에게 투사하며, 힘있는 인물에 대한 사랑을 위해 자신의 힘을 포기한다. 이런 점에서 편집증 환자는 가학성보다 피학성을 본질적 양상으로 취하게 된다. 편집성 성향은 가학적 성향과 구분되어야 한다. 편집적 성향은 내면의 죄책감에 대해 본질적으로 방어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학적 성향에서의 공격자와 동일시보다는 피해자, 즉 박해받는 자와의 동일시되는 이유이다.

피해망상은 강력한 힘을 추구하게 만든다. 이런 힘의 추구는 공격성을 유발하는 동인이다. 편집증의 강력한 힘에 대한 가상적인 비난자에 대한 일종의 역공격이다. 이때 역공격성은 편집증으로 하여금 가상적인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징벌하려는 심리를 유발시킨다. 방어적 역공격에 따른 심리 현상은 자신이 박해당하고 있다는 확신에 의한 것이다. 이런 박해적인 현상은 상처받지 않음과 동일시하려는 투사이기도 하다. 방어적 역공격은 자신의 보호적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힘의 추구이고, 힘의 추구는 자신이 박해받고 있는데 따른 방어의 결과인 것이다. 실로 그들은 실제와 다르게 박해나 피해를 받고 있다는 느낌에 지배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이런 피해망상은 어떤 형태에서든 약함을 경멸하고 몹시 괴로운 고통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견디게 만드는 마력을 갖는지 모른다. 그 결과로 피해망상은 사회적 반응에 대하여 부정적이다.

더 엄격하게 말하면 이들의 사회에 대한 부정성은 피해망상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들에게 사회에 대한 부정성이 높아지면, 자신도 모르게 피해망상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현상은 사회에 대한 부정성은 물론 피해망상의 징벌적 측면에서 비롯된다는 측면에서 이해된다. 그들의 내면에 깔린 심리 내적 갈등을 해결하려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은 긍정성을 원하고 있지만 부정성에 더 익숙해 있다. 그래서 그들은 긍정성을 선택하고 싶으나 그렇게 하면 또다른 불안을 가져올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 불안은 그들로 하여금 사회에 대해 적응적 측면을 가질 수 있으나 성공에 대한 보상보다는 징벌받는 것을 선택하게 만든다. 때로 피해망상은 자기주장이나 실제 성공까지도 전능한 권위적 인물에 대한 무의식적인 도전이나 위반하는 것으로 간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로 인해 그들은 피해망상이 동성의 부모와 건강한 동일시를 이루지 못하거나 그 동성 부모가 무의식적으로 전능한 존재로 간주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3) 적대감정

적대감정은 편집증에서 중요한 양상 중 하나다. 편집적 정신분열증의 불안 근원에 대한 논의에서 써얼즈(H. F. Searles)는 편집증 환자가 자신의 세계를 악의적인 의미와 자신을 향한 악한 의도로 가득하게 차 있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한다. 이런 시각에서 그는 편집증 환자에게서 등장하는 박해하는 인물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보았는데, 무의식적 감정 및 태도의 투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만약 환자가 박해자들에 대한 관심을 포기한다면, 자신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는 자신이 박해하는 인물들에게 투사한 아주 싫은 특성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그것들과 화해할 수도 없다. 이에 따른 결과는 그들에게 정체성 상실과 자기의 해체이므로, 또 하나의 선택이 절박하게 요청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생각하면, 편집증 뿐만 아니라 정신병 환자들은 자신의 자기(Self)를 모든 경험과 활동 밖에 둠으로써 안전과 보호를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그것은 끊임없이 바깥의 악한 현실에 압도되고 위협당하는 진공상태가 된다. 그러나 그는 두려움과 나란히 현실 세계에 참여하고 싶은 강한 동경을 경험한다. 이런 점에서 가장 깊은 자기의 동경은 몹시 약한 자기 체계와 그것이 지닌 깊은 두려움의 원천이 되는데, 그 이유는 그에게 있어서 현실에 참여하는 것은 말살, 즉 렝(R. D. Laing)이 ‘삼킴’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편집증에서 적대감정은 비쵸스키(G. Bychowski)에 의하면 원초적 대상에의 표상을 형성한다. 편집증에서 대상 표상은 원시적이고 파괴적인 적대감정의 중요한 저장소이다. 원래의 사랑-증오 대상에 대한 왜곡된 표상은 이미 외상에 노출된 정신조직 안에서 분열되어 자아의 나머지로부터 분리된 채 남아 있기에 언젠가 미래의 심각한 정신 병리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원초적 대상 표상의 형성에서 적대감정은 원래의 사랑-증오 대상이나 파생물은 대원수나 박해자가 된다. 이런 적대감정은 원초적 대상과 자기 이미지의 상호 침투라는 측면의 갈등이다. 즉 궁극적으로 취약하고 무력하게 피해자로 된 자기와 강력하고 무자비하게 압도적인 현실과의 상화관계라는 측면에서의 갈등인 것이다. 그러므로 편집증 환자는 이런 적대감정에 지배되는 한 자신의 모습을 올바로 인식하기 어렵다.

이런 방식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비정상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자기됨의 현실감은 타자에게 달려 있기에 그는 존재론적으로 타인에게 의존되어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실로 그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의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몹시 위협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타인이 적대감정을 표현하거나 거절하는 것을 자기의 존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여기에 또 하나의 대응방법이 생겨나는데, 그것은 자신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전적으로 분리하는 것이고 소외시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그에게는 자신의 생명이 달려 동안에 싸워나가야 하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다.

3. 다른 증상들과의 비교

편집증은 다른 정신장애 증상과 비교하면 이해가 더 쉬워진다. 편집증의 특성이 다른 증상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동일한 특성이 정신장애 질병에서 나타난다면 더 정확한 구분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이런 증상적 비교는 물론 임상진단에서 주된 증상인가 부차 증상인가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건이 된다. 여기서는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는 두 개의 증상을 비교함으로 이해를 시도해 보겠다.

1) 강박증상과의 비교

편집증은 강박증상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편이다. 편집증이 강박증상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박증(obsessive disorder)은 집요한 생각에 지배되는 현상이다. 이 지배적 현상은 정신에서 병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강박증에서 강압적으로 밀려드는 고집이 센 관념은 개인의 이성(理性)이나 의지(意志)에도 불구하고 부적합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강박증은 정신을 지배하는 관념에 선점(先占)된 것으로 항상 불합리한 행동을 암시한다. 강박적 행동에는 반드시 저항하기 곤란한 충동이 작용하는데, 이 충동은 자기의 보다 좋은 판단이나 의지에 대립되는 것으로서 어떤 행위를 행하고자 한다. 이런 강박적 충동에 사로잡히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어떤 생각이 떠올라 불안하게 되고,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이나 생각을 되풀이한다. 이런 강박증의 다음 특성은 편집증과 매우 유사하다.

첫째, 사고의 집착성이 강하다. 강박증은 집착이 특징이다. 이런 집착이 신경증적으로 되면 환자의 행동을 지배하는 강박관념을 특징으로 하게 된다. 이는 어리석은 행위나 의례적 행동을 환자 자신에게 강요하며, 원하지 않는데 반복되는 생각 또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강박적 충동을 특징으로 한다. 강박증을 인격장애적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 관점의 강박증은 올바른 질서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엄격한 고집을 특징으로 한다. 과도한 억제, 지나친 양심적 강박, 과도한 성실성, 결단 주저, 완벽성을 나타내게 돼 긴장을 풀지 못하는 현상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편집증도 강박증과 동일한 특성을 갖고 있다. 편집증 역시 주관성을 기초로 하여 사고의 집착성이 매우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만 편집증은 강박증과 달리 사고의 집착성이 더 강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를 뿐이다.

둘째, 투사기제가 작용한다. 투사기제가 작용된다는 점은 편집증과 강박증의 유사한 측면이다. 이들은 모두 타인에 대한 투사를 기제를 작용하여 매우 집요하다든가 지적인 정신병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프로이트는 강박증을 편집적 사고와 같은 유형으로 분류한다. 특히 투사는 자신의 나쁜 면과 악한 면을 외부로 투사함으로써 자기 스스로를 나쁜 증상으로 보는 데서 벗어나는 측면이 강하다. 이런 투사에 강박증 환자와 편집증 환자는 자신의 지적 열등감을 투사하는 편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내부로부터 오는 판단을 외부로 투사하여, 즉 외부로 향하게 함으로써 내부로부터 오는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할 수 있다. 이는 강박증이나 편집증이 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특징이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자신이 견딜 수 없는 것에 대하여 강박적 및 편집적으로 된다”고 말했다. 강박적이고 편집적인 것이란 대개 억압된 고통스러운 생각들이므로, 그 고통스러운 생각은 자기 비난의 한 형태로 간주된다. 여기에 프로이트는 투사기제가 보통 정상적인 삶에서 경험되며, 내적 변화가 외적 원인에 의한 것이라 추정하는 일반적인 것으로 느꼈다. 투사 과정은 특성상 내적 변화를 인식하는 한 비교적 정상적이지만,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는 비정상적이 된다. 이런 점에서 프로이트는 강박증을 편집증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정상적인 정서 상태라 할 수 있는 굴욕감이 병리적으로 빗나간 형태로 봤다. 강박증의 주된 징후는 타인에 대한 불신 또는 과도한 민감성이므로, 투사기제는 자기 비난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거부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어의 부분적 실패, 그에 따른 억압된 생각이 왜곡된 형태로 되돌아오는 것은 자아의 2차 변화를 가져온다. 이는 우울의 형태, 즉 왜소함이나 무가치한 느낌의 형태를 띠거나 아니면 과대망상증, 즉 자아가 스스로를 거대한 것으로 느끼어 유식함을 자처하는 현학성 등의 더욱 심각한 투사적 망상을 사용해서 방어기제를 다시 만들어내는 형태를 띨 수 있다는 점에서다.

셋째, 자기애적 충동과 자기 비난의 작용이다. 자기애적인 충동과 자기 비난의 작용은 강박증과 편집증의 공통점이다. 이 둘은 오로지 자신을 중심으로 하기에 자기애적 충동이 작용되면서도 때로는 자기 비난을 작용시킨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하여 프로이트는 ‘방어의 신경 정신병에 대한 보충 설명’이라는 논문에서, 출산 후 편집적 징후를 보이는 젊은 어머니의 사례를 논의한다. 그는 그 징후의 방어적 측면을 더욱 강조하면서 그것을 우울한 기억에 대한 억압과 관련시킨다. 여기에서는 다시 견딜 수 없는 생각의 부담은 투사기제를 통하여 완화된다는 점이 중요시되기는 한다. 이는 유아적인 성적 경험에서 파생된 죄책감은 환각적인 비난의 목소리 형태로 다시 나타나며, 이것은 환자가 자기 비난에 대하여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프로이트는 강박적 상태에서 최초의 자기 비난은 억압되고 자기 불신으로 대치된다는 사실에 주목하지만, 편집증에서 자기 비난은 억압되고 타인에 대한 불신으로 투사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둘에서 망상적 생각의 형태로 되돌아오는 억압물은 자아에 의해 수용되어질 것을 요구하며, 자아는 방어의 보존을 위하여 이러한 생각에 적응하도록 강요받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망상적 생각은 이차적인 방어의 사용을 거쳐서 자아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강박증도 편집증처럼 애정 어린 충동이 적대적 충동으로 변하고, 사랑이 증오로 변한다는 사실과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이는 강박증이나 편집증이 유난히 자기애적인 충동과 죄책감을 통한 자기 비난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2) 우울증상과의 비교

편집증은 우울증상과도 밀접하게 관련되는 편이다. 편집증은 우울증상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상은 편집증 환자에게 일차적인 증상이므로 편집증과 우울증 사이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는 다음의 몇 가지 점에서 그 관련성을 볼 수 있다.

첫째, 자살관념의 작용이다. 자살관념은 우울증과 편집증의 공통적 특성이다. 편집증도 우울증처럼 자살 충동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다르게 편집증 환자는 자살 충동에 극도로 민감하며, 투사를 통해서만 그 충동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위니캇(D. W. Winnicott)은 거짓 자기와 관련시켜 자살의 행동화(suicidal acting out)를 설명한다. 개인의 삶이 완전히 파괴된 상태에서는 창조적이고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자살이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거짓 자기(Self)의 상태에 있는 사람은 일종의 분열적 인격의 상태이므로 분열적 자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분열적 자살은 자기 파괴적 충동이 분노나 적대감의 형태로 표현되는 우울증 자살과는 다소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는 한다. 분열성 자살은 오히려 삶의 현실을 더 이상 견디어 내지 못하고 무감각해지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다. 거기에는 삶의 무대를 떠나 투쟁을 포기하려는 조용하고도 완강한 결심이 있다. 거짓 자기의 죽음은 주체 자신의 존재가 더욱 진정하고 창조적인 존재로 다시 탄생하기를 바라는 희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편집증에서도 자살 충동이 너무 강해져서 부정과 투사의 기제로 다룰 수 없을 때, 심각한 자살시도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능해진다.

둘째, 낮은 자존감의 작용이다. 편집증에서 우울증상은 자기 존재에 대한 낮은 가치감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다. 이는 자기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인식함으로써 맥이 빠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편집증의 우울증상은 자기 존중감의 상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우울증상은 때로 방어적 수단의 하나로 조증적인 현상을 수반하기도 한다. 이때 조증은 우울증으로 낮아진 자존감의 고통을 줄이고, 피하기 위한 방어적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편집증과 조증 환자의 본질적 양상은 동일하지 않다. 편집증 환자는 부정과 투사 기제에 의존하는 반면, 조증 환자는 부정과 활동으로의 도피라는 기제에 의존한다. 그럼에도 이들 증상이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 구별이 간단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모들린(H. C. Modlin)은 여성의 편집적 상태의 연구에서 우울증을 발견한다. 편집증을 가진 여성의 경우 삶에 잘 적응하며 만족한 결혼 생활을 하다가 특정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기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이런 우울증상은 결국 부부관계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오고 성관계 횟수의 감소는 물론 때로는 완전히 중단되는 요인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은 더 근본적으로는 자존감 상실이다. 자존감 상실에 이어 퇴행과 투사적 망상기제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때 여성의 편집증상에서 보이는 우울증상의 치료는 인위적인 시각적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확인, 그녀의 상실된 자존감의 회복, 그리고 결혼 관계의 재확립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성공적이 된다는 점에서다.

셋째, 강한 책임감의 문제이다. 편집증의 우울증상은 책임과 대상의 관점에서 구분된다. 우울적 측면은 책임의 관점에서 자기와 관련시키지만, 편집적 측면은 대상의 관점에서 자기와 관련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슈바르츠(D. A. Schwartz)의 견해에 의하면 비난이나 책임감의 내사는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의 내사를 수반한다. 이로써 편집증에서 박탈감은 일종의 책임감과 연계되어 있다. 박탈에 대한 책임감이 우울적인 지향의 기초를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이때 박탈에 대한 책임감이 진정한 자기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편집증 성향을 더욱 발전시키게 된다. 다시 말해 박탈 원인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없으며 자신이 통제할 수도 없는 외부의 것으로 인식된다면, 그는 편집적 지향의 기초를 자연스럽게 발달시키고 만다. 그럼에도 편집증에서는 자기에 대한 문제의 인식이 여전히 어렵다. 편집증의 상황에서는 이부의 대상에 대해서 감정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감이나 죄책감은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편집증 환자는 책임감이나 죄책감 대신 자신의 결핍, 자신이 중요하지 않음, 자신의 의미 없음과 직면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편집증의 망상은 견딜 수 없는 생각에 대한 거부이며, 그것을 보상하려는 시도이다. 이런 결과는 물론 편집증 환자가 자신의 태도를 합리화시키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그들은 타인에 대한 박탈감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편집증에서는 문제의 원인이 우울증과는 달리 모두 타인에게 있다. 그들이 자신을 대수롭지 않은 존재라 생각하는 것은 그가 행한 어떤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자신이 타인에게 가치 없는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넷째, 심리적 상처와 열등감의 특성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열등감은 가치 없는 존재라는 느낌으로서 성장기에 경험한 자기애적인 상처로 인한 자기애적인 고착에 기반이 되어 있다. 자기애적 상처는 편집증 환자로 하여금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갖게 되며, 타인의 반응에 대해 과도하게 민감하고 매우 쉽게 상처를 받는다. 그러면 이들에게 심리적 상처는 어쩌면 심리적 결핍으로 인해 더 많이 인정을 받으려는 요구가 거절된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는 현실 사회에서 타인과 관계 맺는 능력의 손상으로 나타난다. 더욱이 그들은 생존의 한 방편으로 ‘편집적 의사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 편집적 의사 공동체는 타인에게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과 타인과 관계 맺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특수한 기능이다. 타인에게 의미있는 존재임을 부정하는 자폐적 정신분열증과는 달리, 편집증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심리적 맥락에서 타인들의 심상을 만들어낸다. 그러기에 편집적 망상 체계가 적절하게 기능하는 한 환자는 심한 손상 없이 타인들과의 관계를 계속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망상 체계를 위협할 정도로 자기의 취약성이 증가될수록 타인을 더욱 불신하게 되고, 의심하며, 방어하고 심지어는 그에게 화를 낼 것이다.

4. 결론: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편집증

지금까지 우리는 편집증의 이해에 대하여 기술했다. 최근에 사회적 또는 개인적으로 증가되는 편집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하여 초점을 두어 기술한 것이다. 의심증으로 알려진 편집증은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사람을 특히 괴롭게 만든다는 점에서 더 알아야만 했다. 이를 크게 3가지 부분으로 구분하여 그 이해를 시도했다.

아래 댓글로 계속.....


써니 2016-12-02 (금) 10:04

위 본글에서 계속 연결.....

먼저 편집증의 이해에서는 편집증이란 사람들과 환경에 대하여 불신하고 의심하며 살아가는 정신 현상이라 정의내렸다. 이로 인해 그들은 타인들이 자신을 박해하거나 악의를 가지고 있다고 음모를 꾸민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에 시달린다고 했다. 이런 자기식의 의심적인 생각은 스스로를 두려움과 불안에 떨게 만들기에 오늘날 정상인으로부터 정신병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정신과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고 타인들이나 외부 요인에 그 책임을 전가하고 비난하고, 편향된 자기식의 고집에 집착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피해망상, 불안, 공포, 분노, 불행 등으로 가득 채우며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편집증의 어원적 정의, 편집증의 외적인 특징, 그리고 편집증의 발생학적 특징 등이 부차적으로 다루어졌다.

두 번째, 편집증의 특성적 이해에서는 편집증만이 갖는 특성을 위주로 이해하려고 시도했다. 여기는 편집증이 임상적으로 다른 정신장애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지속적인 피해망상 또는 질투망상(delusions of jealousy)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순수한 편집장애의 경우에 망상은 정신분열증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괴이하거나 산만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잘 짜여 있고 또 체계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망상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정서반응은 그 망상과 조화를 이루고 있고, 기타 인격기능도 건전하며 또한 아무리 오래가도 인격의 황폐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편집증은 질서 있고 명료한 사고를 하면서도 확고부동한 망상이 계속되는 것이 본질적인 양상이라는 측면에서였다. 이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자존감, 피해망상, 그리고 적대감정 등이 함께 다루어졌다.

세 번째, 다른 증상과의 비교에서는 편집증을 다른 정신장애의 증상과 비교하여 그 이해를 시도했다. 편집증의 특성이 다른 증상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동일한 특성이 정신장애의 질병에서 나타난다면 더 정확한 구분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이런 증상적인 비교는 물론 임상의 진단에서 주된 증상인가 아니면 부차적인 증상인가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건이었다. 여기서는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는 두 개의 증상, 강박증과의 비교와 우울증상과의 비교함으로 그 이해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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